(2024년 9월 28일)
런던 도착 후 4일 차다.
오늘은 1096년 설립되어 거의 천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세계 최고 명문대학 중 하나인 옥스퍼드 대학교를 방문하기로 했다.
우리는 2시간 정도 소요되는 시간을 감안하고, 출. 퇴근 러시 아워도 피하기 위해 아침 일찍 6시에 출발하기로 했다.
병목현상이 빈번한 곳을 어느 정도 벗어난, 고속도로 휴게소 내 McDonald에서 아침을 간단히 해결한다.
옥스퍼드 대학교는 옥스퍼드 시에 포진한 산하 39개의 대학 (Constituent College)과 6개의 프라이빗 퍼머넌트 홀 (Private Permanent Hall)의 연합을 통칭하는 공립대학이다. 6개의 프라이빗 퍼머넌트 홀은 서로 다른 기독교 교파에 의해 운영되는데, 칼리지의 교육기관, 생활사교 공동체 기능에 더해 종교기관으로의 성격이 추가로 가미된 칼리지라고 할 수 있다.
학교 캠퍼스를 좀 둘러보는데, 졸업 시즌인지 사각모에 졸업 가운을 입은 학생들과 대기줄에 늘어선 학부모들이 보인다.
대학교 입구 쪽에 있는 건물, 기숙사, 도서관들을 한번 둘러보고, 가장 오래된 대학 중 하나로 개방이 허용된 Balliol College의 캠퍼스도 둘러보았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1,000년의 역사를 지닌 세계적 명문 대학교의 품격이 느껴졌다.
우리에게 친구가 꼭 보여 주고 싶다는 리즈 캐슬 (Leeds Castle)로 발길을 돌린다.
런던 중심부를 기준으로 서북 방향의 옥스퍼드 대학교와 정반대의 동남 방향으로 1시간 반 가량 달려야 하는 위치에 있는 이곳은, 애매한 위치 때문에 단체 관광객들은 방문하기 힘든 곳이라고 한다. 프랑스와 가까운 도브 해협이 인근에 있다.
놀랍게도 당일 입장료와 연간 입장료가 동일하다고 한다. 1년 동안 재사용이 가능한 명함 모양의 입장권을 쳐다보며, 이것 때문에 런던에 다시 와야 되나라고 하며 한바탕 웃는다.
1119년에 최초로 건설된 왕가의 성으로, 처음에는 요새로 지어졌지만, 엘리자베스 1세 여왕의 아버지인 튜터 왕조의 헨리 8세가 첫 아내 캐서린을 맞아 신혼집으로 사용하면서 궁전으로 바뀌었고, 그 후 수백 년간 주인들이 바뀌었는데, 광활한 공원과 큰 호수, 작은 강으로 둘러싸여 있다.
넓은 잔디 공원 호숫가에 백조와 청동 오리가 한가롭게 노닐고, 바로 옆 9홀 골프장에서는 골퍼들이 플레이를 즐기고 있다. 도심의 바쁜 일상과 정 반대의 평화롭고 느긋한 모습들이다.
영화나 동화책 속에서나 볼 수 있는 사랑스러운 성이란 느낌이 들었다.
이 성은 여러 차례의 개. 증축을 거친 1920년의 모습이 그대로 잘 보존되어 있었는데, 특히 거실, 서재, 다이닝 룸, 침실, 욕실, 게임방 등 중세시대 왕족과 귀족들의 삶을 간접적으로 엿볼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
옛 성이 잘 보존되어 오늘날 지역의 역사적 명소이자 지역민들의 휴식처로 잘 활용되고 있는 것이 참 인상적이었다.
장거리 운전도 마다하지 않은 친구 덕분에, 오늘도 세계적인 명문대학교도 둘러보고, 친구가 아끼는 아름다운 리즈 캐슬도 둘러보는 의미 있는 하루였다.
두 번째 만난, 친구의 지인들과 함께 여유로운 환담 속 술잔을 기울이며 또 하루를 마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