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9월 29일)
런던 일정의 마지막 날 이자, 이번 유럽 여행의 마지막 날이다.
서울행 저녁 비행기이기에 오늘도 친구와 함께 우리 부부는 런던의 마지막 일정을 이어간다.
오늘 아침에는, 아내가 보고 싶어 하는 ‘버킹엄 궁전 (Buckingham Palace)’의 근위병 교대 행사를 관람하기로 했다.
버킹엄 궁전은 엘리자베스 2세가 생전에 상주하던 영국 왕실의 대표적인 궁전이자, 국빈을 맞이하는 공식적인 장소다. 찰스 3세 국왕은 대대적인 리모델링 공사가 완료되는 2027년까지는 왕세자 시절 거주지였던 런던의 클래런스 하우스를 계속 거주지로 사용하고, 버킹엄 궁전은 공식 행사장 및 업무용 건물로만 사용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
근엄하고 화려한 버킹엄 궁 근위병들의 교대식은 명물 중 명물로 아주 유명한 관광 이벤트다.
오늘은 다행히, 격일로 진행하는 근위병 교대 행사가 있는 날이다. 오전 11시에 행사가 진행된다.
버킹엄 궁 인근에 도달하니, 한 곳에서는 행사 관련 예행연습이 한참 진행되고 있었다. 궁전 입구에 가까워질수록 관람객들 숫자가 많아지면서 경찰들이, 근위병들의 이동 동선 확보를 위해 관람객들을 통제를 하기 시작한다. 저 멀리 궁전 앞 쇠창살이 둘러진 궁전 울타리에는 이미 교대식을 지켜보기 위한 인파들로 가득하다.
우리는 근위병들이 이동하는 길목에서 근위병들이 이동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기마 근위병이 앞서고 이어 근위 보병과 군악대가 행진한다.
행진 행렬을 지켜본 뒤, 궁전 앞으로 이동해 보았다.
근위병은 검정에 가까운 짙은 남색 깃을 단 붉은색 상의에, 검은 곰털로 만든 둥근 통모양의 모자를 착용한다. 계급이나 부대는 모자의 왼쪽이나 오른쪽에 꽂는 털색과 상의의 단추 배열 등으로 확인할 수 있다고 한다.
빅토리아 여왕 기념비가 있는 먼발치에서 지켜보니, 궁전 내에서 근위병들이 행진을 하고, 교대식을 진행하고 있다. 분위기만 느껴본다.
행사 관람을 마치고, 군중을 벗어난 레스토랑에서 따뜻한 Peppermint tea, Breakfast tea를 한 잔씩 마신 후, 아내의 런던 내 마지막 방문 희망지로 이동한다.
그곳은, 줄리아 로버츠 (Julia Roberts)와 휴 그랜트 (Hugh Grant)가 주연한 영화 ‘노팅 힐 (Notting Hill)'에 나왔던 여행 전문 서점이다.
블랙 캡을 타고 하이드 파크를 지나, 노팅힐로 이동한다.
조그마한 서점에 도착하니, 이미 서점 안팎에서 많은 사람들이 기념사진을 남기고 있었다. 윌리엄 태커가 살던 파란 대문 집 앞에도 가 보았다. 그곳에는 사람들이 별로 많지 않아, 아내는 밝은 미소와 함께 280이란 숫자가 적힌 파란 대문 앞에서 기념사진을 남긴다. 아내는 이제, '이번 런던 여행에서 가보고 싶은 곳을 100% 다 가보았다'라고 너무도 만족해한다.
마지막으로 친구는, 영국의 타임스퀘어라 불리는 ‘피카딜리 서커스 (Piccadilly Circus)’를 지나 China town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불친절로 기네스 북에 올랐다고 하는 China town 내 중국집으로 들어갔다. 늦은 점심을 먹기 위해서다.
기네스북에 오른 이유 때문에 아이러닉 하게 사람들이 많이 찾는 그 중국집은, 주문한 음식을 던지듯 식탁 위에 놓기도 하고, 퉁명스러운 말투로 응대를 하는 등, 여전히 불친절했으나 가격이 저렴하고 그런대로 맛도 있었다. 그런 사실을 알고 가니 오히려 조금 재미도 있었다.
도착하는 날 공항 pick up부터 떠나는 날 공항 환송까지, 4박 5일 동안 아침부터 저녁까지, 우리 부부를 위해 시간을 내고, 모든 일정을 짜고, 전문가의 맞춤형 가이드를 완벽하게 해 주고, 우리 부부가 비용 부담 한번 못하게끔 하는 등 내 친구는 잊지 못할 감동적인 도움을 주었다.
잊지 못할 각별한 도움을 준 친구에게 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감사하는 마음이 저절로 우러나온다.
이번 여행 중 만난 친구의 지인들도 모두 고마웠던 분들이었다.
며칠 후에 이 친구가 서울과 부산을 방문할 예정이고, 멀지 않은 장래에 베트남 방문 계획도 있으니 우리도 보답할 기회가 있으리라 생각한다. 친구야, 너무 수고 않았고, 고마웠다.
비행기 창 밖에는 친구와의 이별을 아쉬워하는 듯 가을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다.
기내에서 노팅 힐을 다시 한번 감상하면서 길었던 이번 유럽 여행을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