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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송 Nov 18. 2024

아쉬운 작별

2024년 11월 17일, 청도 오토 캠핑장에서

가는 계절 아쉬워 길을 나섰다

설레는 마음 안고 떠난, 형제들의 가을 나들이

청도로 향하는 꼬불꼬불 산길은 형형색색 수채화

내 마음 덩달아 무지개 되어 하늘을 난다


오토 캠핑장은 늦가을이 아쉬운 사람들로 분주하다

무릎 깊이 개울가 어른들의 어설픈 그물질,

트램펄린 놀이 아이들의 정겨운 목소리,

캠핑장 숯불 열기에 가을이 무르익어간다


앞산 소나무는 한결같은 푸른 기상 뽐내는데

주변의 노랑 빨강 단풍들의 조화가 절정이다

가지에 남은 감들이 마지막 애교를 부리고

농염한 가을이 타 들어가고 있다


불어오는 바람소리에 노랑단풍이 슬피 울고

한줄기 찬바람에 빨간 단풍이 바스러진다

잔물결 이는 계곡에 가을이 스러지고

찬 공기 머금은 구름이 가을을 배웅한다


옆 방 텔레비전 드라마 인간사가 복잡한데

가을이 남겨진 술잔에도 단풍잎이 일렁인다

오가는 술잔 사이로 인생이 익어가고

중늙은이들은 가을과 아쉬운 작별을 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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