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이 정상적으로 유지되고 운영될 수 있게 하는 4가지 핵심 축은 권한 (Authority)과 책임 (Responsibility), 평가(Evaluation)와 보상 (Reward)이다.
조직구성원 개인은, 조직의 장 또는 단위조직의 장으로부터 위임받은 권한과 책임하에, 사전에 합의된 연간업무계획 대비 달성실적에 따라 평가를 받고 그 결과에 따라 적절한 보상을 받는다.
일반적으로 기업체의 경우, 신입사원에서 대리, 과장, 부장, 상무, 부사장, 사장 등 직책이 상승하면 할수록 권한이 커지고, 이에 따른 책임도 커진다.
권한은 주로 인사권과 예산권으로 행사된다.
신입사원은 권한이 별로 없기에 책임질 일이 거의 없다.
사장은 권한이 최고로 많기에 책임질 일도 그만큼 비례해서 커진다.
따라서, 기업체에서는 누구나 직위와 직책에 따라 주어진 권한을 행사하고 그에 따른 책임을 진다.
직위에 따른 권한의 크기와 범위는 일반적으로 업무전결규정에 따라 정해진다.
필요시 공식적, 또는 비공식적으로 권한이 하급자에게 위양 되기도 한다.
한편, 권한을 합리적으로 행사하고 책임을 다 했다고 해도, 평가를 잘 받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주어진 권한을 최대로 행사하고 책임을 모두 졌다고 해도 평가는 나쁠 수 있다.
반대로, 직위가 있는데도 권한도 행사하지 않고 책임도 지지 않는다면 이 또한 평가가 좋을 수 없다.
평가는, 결과로 나오는 단기적인 실적 관련 정량적인 수치와 정성적인 수치뿐만 아니라, 조직의 리더로서 중. 장기적으로 조직의 안정. 화합. 성장에 얼마나 기여하고 있느냐라고 하는 무형적인 기여도에 의해서도 결과가 다르게 나올 수 있고, 상사와 부하직원의 다면 평가에 의해서도 다양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이러한 평가에 의해 보상이 주어진다.
보상은 크게 승진이나 급여 인상, 특별 상여금, 성과급, 공로 휴가 등의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조직의 리더는 권한과 책임, 평가와 보상 간의 밸런스를 잘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사기업의 권한. 책임. 평가. 보상의 4가지 축은 공기업이나 국가조직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
그러나, 공기업이나 국가조직에서는, 사기업에서 명확하게 적용하고 있는 이러한 4가지 축이 불분명하게 적용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같은 이유로, 최근 우리나라 정치권과 검찰을 포함한 권력기관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와 평가도 이미 바닥권으로 떨어져 있다. 진실만을 추구하면서 감시와 비판의 기능을 맡아야 할 다수의 언론사들도 책임을 방기함으로써 형편없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들 조직에서는, 권한이 심하게 오. 남용되어, 휘하 인력에 대한 인사권이나 예산권은 거침없이 행사하면서도 책임은 전혀 지지 않거나, 업적에 대한 평가는 내세울 것 없는데 반해 승진이나 성과급 등의 보상은 근거가 터무니없이 나누어 먹기도 한다.
업무 지식이 전혀 없는 정치권 인사들이 공기업의 장이나 임원으로 임명되어, 해당 기업에 누가 되거나 국민의 세금을 갉아먹는 경우도 너무나 많다.
반대로, 실질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이 없어진 채 부당한 책임만 지거나, 객관적인 평가가 공정하게 이루어지지 않아 정당한 보상이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있다면 그 또한 정상화되어야 할 것이다.
국민에 대한 영향력과 파급력이 지대한 국가나 공기업의 리더들은 특히, 그 지위에 걸맞은 인물로 채워져야 한다.
그리고, 이들에게 법 적용이 비상식적일 정도로 지나치게 편파적이거나, 법 집행이 공정하지 못하거나, 법치란 미명아래 자유민주주의를 위협할 수준이라면 국민들의 집단지성이 준엄한 회초리를 들어야 된다.
인당 GDP가 9만 불이 넘는 강소국 싱가포르의 공무원은 싱가포르에서 봉급이 가장 높고, 국민들이 최고로 선호하는 직업이다. 장관급이 되면 연봉이 우리나라 원화 기준으로 10억 원이 넘는다.
또한, 싱가포르는 다른 나라에 비해 공무원 사회가 깨끗한데, 그 배경에는 엘리트주의가 있다.
공직에 적합하고 능력도 갖춘 사람을 선발하는데 그치지 않고, 해외유학 등을 통해 전문성을 키워주는 것은 물론, 비리를 저지르지 않고도 충분히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임금 수준도 높게 책정한다
하지만, 성과를 못 내면 해고를 쉽게 할 수 있는 구조인 동시에, 성과 기반 연봉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 나라에서는 비리 공무원 적발을 위해, 조사, 압수수색, 체포권한을 가진 추상같은 부패행위조사국이 끊임없이 공무원 사회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또한, 공무원들의 부정부패 방지를 위해, 채용된 공무원들에 대한 관련교육도 퇴직할 때까지 계속된다고 한다. 따라서, 싱가포르 공무원들이 뇌물과 향응을 받는 일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공인에 대한 높은 공적 신뢰와 이에 걸맞은 권한과 책임이 주어지고, 객관적 평가와 성과에 기반한 보상이 주어지는 좋은 예로 우리나라에서 벤치마킹해야 될 좋은 제도 중 하나로 생각된다.
답답한 마음에, 히딩크에게 한국축구 국가대표팀을 맡겨 성공했듯이, 드골 대통령이나 메르켈 수상 같은 정치인을 수입해서 우리나라를 맡겨볼 수는 없을까 하는 부질없는 생각을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