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4월 29일)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그러기에 우리는 다양한 방식으로 서로 관계를 맺으며 살아간다.
성별, 나이, 직업, 성격에 따라, 인간관계의 형태도 제각기 달라진다.
나이가 들수록, 만나는 사람의 폭과 수는 자연스레 좁아진다.
인간관계 또한 그러하다.
문득 그런 변화를 곱씹어본다.
인간관계는, 너무 가까워도 서로 예의가 없어지고, 피로해지기 쉽다.
반대로, 너무 멀면, 관계 자체가 의미를 잃는다.
바람직한 인간관계는 불가근불가원 (不可近不可遠),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다.
오랜 세월 좋은 관계를 이어온 사람들은, 대부분 그 거리를 지킬 줄 아는 사람들이다.
미워하는 사람은 빨리 잊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다.
존경하는 분은 아껴둘수록 더 깊어진다.
어차피 사람은 홀로 태어나, 홀로 떠나는 존재이니 주위에 많은 사람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바닷가 자갈밭, 파도에 소리 내며 구르는 자갈들의 조화처럼, 우리는 서로 배려하고 인정하며 살아야 한다.
나보다 못한 사람에게는 배려를, 나보다 나은 사람에게는 존중을 하며, 누구에게서든 배울 점을 찾고, 안분지족 (安分知足)하며, 건강한 대화를 나눈다면, 자연스레 바람직한 인간관계가 만들어질 것이다.
친구는 특수한 인간관계이다.
이해타산이 없는 순수한 사이다.
지난 시절뿐만 아니라, 남은 생도 같이 걸어가야 하는 특별한 관계다.
베트남에서 지낸 지 26년.
한국의 친구들을 자주 만날 수 없는 내 마음 한 구석에는 늘 그리움이 남아 있다.
한국에 갈 때면, 그동안 못 본 친구들을 만나는 것이 큰 즐거움 중 하나다.
TV 다큐멘터리 속, 환갑 넘은 초등학교 친구들이 반갑게 만나는 모습을 보면 정말 보기 좋다.
문득 생각한다.
친구란, 자주 만난다고 정이 더 깊어지는 사이도,
오래 소식이 끊겼다고 멀어지는 사이도 아닌 것 같다.
한번 친구가 되고 나면, 언제 만나도 반가운 사이다.
그렇지만, 아무리 친한 친구도, 내 모든 것을 다 이해해 줄 수는 없다.
또한, 가까운 친구 사이에도 기본적인 예의는 지켜야 오래간다.
어디선가 본, 친구에 대한 의미 있는 글귀가 떠오른다.
오랜만에 만나도 어제 만난 듯 느껴지는 친구가 좋은 친구다.
마음속 불편한 속내를 털어내면 마음이 편해지는 진구가 진짜 친구다.
알고 있는 내 약점을 돌아서서 말하지 않는 친구는 진정한 친구다.
친구를 위해 마음 쓰는 친구는 존경할만한 친구다.
친구를 칭찬하는 친구는 그릇이 큰 친구다.
‘자신의 어려움에 뜨거운 눈물 한 방울 흘려줄 수 있는 참다운 친구가 한 명이라도 곁에 있다면 당신의 노년인생은 성공한 셈이다.’ 괴테가 그렇게 말했다.
홍시빛 우정
58 개띠, 불꽃같은 시대를 함께 살아낸 친구들.
학창 시절 아련한 추억
찌그러진 양은 냄비에 우려내고,
젊은 날의 자잘한 무용담 안주삼아
엄지 척, 주거니 받거니
한 잔 술로 나누는 반백 년 우정
분위기에 한 잔,
옛이야기에 한 잔,
술잔에 비친 두 볼은 홍시 되고
알딸딸한 눈동자엔 옛 모습이 아른아른.
오랜만에 느껴보는 뜨거운 가슴,
되찾은 호방한 웃음.
가장 젊은 오늘,
다시 돌아오지 않을 이 순간,
가장 소중한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