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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뒤주 1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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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HI Sep 04. 2024

저체온과 고체온

뒤주

4일 차, 도로시의 몸은 더 이상 자신이 기억하던 것과는 다른 존재가 되어버린 것 같았다. 근육이 경직되어 움직이는 것이 거의 불가능해졌고, 그녀는 그 자리에서 꼼짝할 수 없었다. 팔과 다리는 마치 무거운 돌덩이처럼 느껴졌고, 조금이라도 움직이려 하면 극심한 통증이 몸을 찌르는 듯했다. 체온은 점점 이상해졌다. 한순간엔 몸이 얼어붙을 것처럼 차갑다가, 또 다른 순간엔 온몸이 불덩이처럼 뜨겁게 느껴졌다.


시간 감각도 완전히 상실되었다. 하루가 지나가는 것을 느낄 수 없었고, 이곳에 갇힌 지 얼마나 되었는지도 이제는 분간할 수 없었다. 어둠 속에서 끊임없이 이어지는 고통과 절망감이 그녀의 정신을 완전히 지배하고 있었다. 모든 것이 혼란스러웠고, 감각은 점점 둔해져갔다. 목이 마르고, 배가 고픈 것조차 이제는 더 이상 강렬한 고통으로 다가오지 않았다. 그저 모든 것이 희미해져 가는 것만 같았다.


도로시는 눈을 감고 있었지만, 그것조차 무의미하게 느껴졌다. "이게 현실인가… 꿈인가…" 그녀는 스스로에게 묻지만, 그 질문조차 공허하게 느껴졌다. 모든 것이 뒤섞여 있었고, 그녀는 더 이상 현실과 환상을 구별할 수 없었다.


주위는 여전히 캄캄했다. 장과 헌트의 존재감도 이제는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그들도 도로시와 마찬가지로 희망을 잃어가고 있었을 것이다. 도로시는 그들이 여전히 이곳에 함께 있다는 사실을 깨닫기 위해, 귀를 기울여보려 했지만, 그마저도 힘겨웠다. "우리는 모두… 끝나가는 걸까?" 그녀는 속으로 절망적인 생각을 되풀이하며, 자신에게 묻고 또 물었다.


희망은 거의 사라져 있었다. 처음엔 이 상황에서 벗어날 방법을 찾으려 애썼지만, 이제는 그런 생각조차 의미 없게 느껴졌다. 도로시는 이제 이 어둠 속에서 자신이 점점 더 멀어져 가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그냥… 이렇게 끝나는 걸까?" 그녀는 속으로 중얼거리며, 마지막 남은 의지를 짜내려 했지만, 그것조차 어려웠다.


체온이 다시 급격히 변하면서, 도로시는 떨림을 느꼈다. 추위와 더위가 번갈아가며 몸을 괴롭혔다. 그녀는 이 끝없는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었지만, 그럴 방법이 없다는 사실이 더 큰 절망감을 안겨주었다. "이제… 더는 못 버티겠어…" 그녀는 속으로 무력하게 중얼거리며, 자신이 점점 더 어두운 심연으로 빠져드는 것을 느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로시는 완전히 희망을 놓지는 않았다. 마음속 깊은 곳에서 아주 작은 목소리가 계속해서 속삭였다. "포기하지 마… 아직 끝난 게 아니야…" 그러나 그 목소리마저 점점 더 희미해져 갔다. 그녀는 더 이상 그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힘조차 없었다.


4일 차가 지나가면서, 도로시는 거의 모든 감각을 잃어갔다. 혼란스러움과 무기력함이 그녀를 완전히 지배했고, 이제는 그저 이 끝없는 어둠 속에서 자신을 놓아버리고 싶다는 생각만이 남았다. "이게 마지막일까…?" 그녀는 스스로에게 물으며, 점점 더 깊은 절망 속으로 가라앉았다.


그렇게 4일 차는 지나갔다. 도로시는 마지막 남은 의지의 끈을 간신히 붙잡고 있었지만, 이제 그것조차 무너질 위기에 처해 있었다. 모든 것이 끝나가는 것처럼 느껴졌고, 그녀는 이 어둠 속에서 조용히 사라져가는 자신의 존재를 느꼈다.



작가의 말


도로시의 정신과 신체는 극한 상황에서 무너져, 목마름과 허기조차 더 이상 감각되지 않을 만큼 모든 것이 희미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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