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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뒤주 1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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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HI Sep 04. 2024

무의식과 생존

뒤주

5일 차, 도로시의 몸은 더 이상 그녀가 통제할 수 없는 상태로 빠져들고 있었다. 탈수는 이제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피부는 마치 사막처럼 건조해졌고, 작은 움직임에도 쩍쩍 갈라지는 듯한 고통이 느껴졌다. 입안은 완전히 말라붙어, 혀가 입천장에 들러붙는 기분이 들었다. 그녀는 침을 삼키려 했지만, 그마저도 불가능했다. 마치 그녀의 몸에서 모든 수분이 빠져나가 버린 것처럼 느껴졌다.


신체 기능은 급격히 저하되고 있었다. 이제는 팔을 움직이는 것조차 힘들었고, 다리 역시 감각이 사라진 듯 무겁게 내려앉아 있었다. 심장은 느리게, 그러나 고통스럽게 뛰고 있었다. 도로시는 자신이 더 이상 이 상태를 견딜 수 없다는 것을 느꼈다. “이제 정말 끝인가…” 그녀는 속으로 중얼거리며,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정신 상태도 크게 악화되었다. 무기력감은 도로시의 모든 생각을 지배했다. 현실과 환상의 경계가 모호해졌고, 시간의 흐름조차 느낄 수 없었다. 트렁크 속의 어둠은 끝이 없고, 이곳에 갇혀 있는 동안의 기억도, 그 전에 있었던 일들도 모두 뒤섞여 버렸다.


도로시는 과거의 기억과 지금의 현실이 뒤섞이는 것을 느꼈다. 그녀는 아틀리에에서 일하던 장면이 떠오르면서도, 그것이 실제로 있었던 일인지, 아니면 단지 상상 속의 일인지 분간할 수 없었다. “내가… 여기서 뭘 하고 있었지? 왜 여기에 갇힌 거지?” 그녀는 스스로에게 묻지만, 명확한 대답을 찾을 수 없었다. 기억들은 마치 흐릿한 안개 속에 가려져 버린 듯했다.


도로시는 자신이 이제 더 이상 과거의 자신이 아님을 깨달았다. 그녀의 정신은 이미 현실에서 멀어져 가고 있었다. 그녀는 자신이 아틀리에에서 일하며 가졌던 꿈들, 그리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이곳에 온 이유를 생각하려 했지만, 그것마저도 흐려지고 있었다. “내가… 누구였지? 왜 이렇게 되었지?” 그녀는 혼란스러운 마음으로 과거의 자신을 찾으려 했지만, 그 과정에서 더욱 깊은 절망에 빠져들 뿐이었다.


트렁크 속에서 도로시는 점점 더 깊은 혼돈에 빠져들었다. “이게… 꿈인가? 아니면… 현실인가?” 그녀는 점점 더 정신이 흐려지며, 이 모든 것이 하나의 악몽처럼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 악몽에서 깨어날 수 없다는 사실이 그녀를 더욱 공포에 몰아넣었다. 


이제 도로시는 과거와 현재, 기억과 환상이 모두 뒤섞인 상태로, 현실을 제대로 인식할 수 없었다. 트렁크 속의 어둠은 끝이 없는 터널처럼 느껴졌고, 그 속에서 그녀는 자신의 존재가 서서히 사라져 가는 것을 느꼈다. “나는… 어디에 있는 거지?” 그녀는 마지막으로 스스로에게 질문했지만, 그 대답은 이제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았다.


도로시는 완전히 혼돈에 빠져 있었다. 그녀의 몸과 정신은 이제 한계에 다다랐고, 현실과 기억의 경계는 무너져 내렸다. 모든 것이 어둠 속에서 하나로 뒤섞이며, 그녀는 점점 더 깊은 심연 속으로 가라앉고 있었다.


도로시는 혼돈 속에서 점점 더 깊이 빠져들었다. 탈수와 굶주림이 극심해지면서, 배고픔과 목마름이 그녀의 모든 감각을 지배하기 시작했다. 머릿속은 텅 빈 것처럼 느껴졌지만, 한 가지 생각만이 점점 더 강렬하게 다가왔다. "음식… 물… 무언가 먹어야 해…" 그녀의 몸과 마음은 필사적으로 무언가를 갈망했다.


그 순간, 도로시는 갑자기 자신이 입고 있던 옷을 떠올렸다. "내가… 무슨 옷을 입고 들어왔더라…" 그녀는 흐릿한 기억 속에서 그 옷을 끄집어내려 애썼다. "빨간색에… 검은 자수가 박혀있는 옷이었지. 마치 딸기처럼…"



작가의 말


도로시는 자신이 누구였는지조차 잊어버릴 정도로 혼돈 속에 빠져들며, 끝없는 어둠 속에서 자신의 존재가 희미해져 가는 것을 느낍니다.


극한의 고통 속에서 인간은 어디까지 버틸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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