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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뒤주 1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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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HI Sep 04. 2024

현기증과 두통

뒤주

3일 차, 도로시의 몸은 더 이상 버티기 어려울 정도로 약해져 있었다. 탈수와 굶주림은 그녀의 신체를 무자비하게 갉아먹었고, 이제는 현기증과 두통까지 찾아왔다. 머릿속이 마구 흔들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고, 눈을 뜨고 있어도 모든 것이 어지럽게 돌아갔다. 그녀는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 쥐며, 견딜 수 없는 고통에 몸을 웅크렸다.


“도대체 얼마나 더 이 상태를 견딜 수 있을까?” 도로시는 절망적인 생각에 사로잡혔다. 머릿속은 점점 흐릿해졌고, 모든 것이 무의미해 보였다. 심장은 계속해서 약하게 뛰고 있었지만, 이제는 그것마저도 그녀에게 고통스러운 부담으로 느껴졌다. 두통은 마치 망치로 머리를 두드리는 듯한 통증을 주었고, 그녀의 정신은 그 압박감에 서서히 무너지고 있었다.


그녀의 주변에는 장과 헌트가 여전히 있었지만, 그들 역시 기운이 빠져 말을 잃어가고 있었다. 처음엔 서로를 격려하고 힘을 주려 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들의 목소리는 점점 희미해졌다. 이제 그들은 침묵 속에서 각자 자신과의 싸움을 이어가고 있었다.


도로시는 이제 자신이 패닉 상태에 빠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느끼기 시작했다. 숨이 점점 가빠지고, 가슴 속에서는 커다란 공포가 자라났다. 어두운 트렁크 속에서 나갈 수 없다는 생각은 그녀를 절망으로 몰아넣었다. “여기서 죽을지도 몰라…” 이 생각은 마치 독처럼 퍼져 그녀의 정신을 잠식해갔다.


“안 돼… 이대로 무너질 수는 없어,” 도로시는 속으로 스스로를 다독여보려 했지만, 그 말조차 이제는 공허하게 느껴졌다. 몸이 너무 지쳐 있었고, 정신은 이미 한계에 다다른 것 같았다. 그녀는 두 손으로 머리를 부여잡고, 그 자리에서 작게 몸을 떨었다.


“우린 여기서 나갈 수 있을 거야… 누군가가 우리를 찾아줄 거야…” 도로시는 희망을 잃지 않으려 애썼지만, 현실은 너무나 냉혹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그 희망은 더욱 희미해져 갔고, 이제는 거의 사라져버린 것 같았다.


그 순간, 갑자기 헌트의 약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도로시… 장… 우리… 이렇게 끝날 수는 없어…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해…” 그의 목소리는 힘이 없었지만, 여전히 살아남으려는 의지가 담겨 있었다.


도로시는 그 목소리를 들으며, 자신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다. “그래… 우리는 여기서 나가야 해… 어떻게든…” 그녀는 속으로 되뇌며,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으려 했다. 그러나 몸과 마음이 너무나 지쳐 있었고, 그녀는 스스로에게 계속해서 질문을 던졌다. “정말 이겨낼 수 있을까? 정말… 이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시간이 흐를수록 도로시는 점점 더 깊은 절망 속으로 빠져들었다. 정신은 흐릿해지고, 공포는 커져만 갔다. 이 어두운 트렁크 속에서 그녀는 이제 거의 모든 희망을 잃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여전히 작은 목소리가 있었다. “포기하지 마… 아직 끝나지 않았어…”


그렇게 3일 차는 점점 끝나가고 있었다. 도로시는 몸을 웅크린 채, 남아있는 힘으로 그 마지막 희망의 끈을 붙잡으려 애썼다. 하지만 그 희망마저 점점 더 미끄러져 가는 것을 느끼며, 그녀는 어둠 속에서 조용히 눈을 감았다.



작가의 말


도로시가 3일째 트렁크 속에 갇혀 있으면서 신체적, 정신적 한계에 다다르는 모습을 생생하게 묘사합니다. 도로시는 탈수와 굶주림으로 인해 몸이 점점 쇠약해지고, 심한 현기증과 두통에 시달리며 극심한 고통 속에서 서서히 무너져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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