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연한 희생

백색공주

by MIHI

사냥꾼은 백색공주가 겁을 먹을 것을 예상했다.

그러나 백색공주는 침착하면서 조금은 서글픈 얼굴을 하더니 말을 시작한다.


"나는 이 상황을 충분히 이해해요,"


그녀가 조용히 입을 떼었다.


"내 외모로 인해 백성들의 불안이 커지고, 아버지의 통치에 어려움을 주고 있다는 걸 알고 있어요."


그녀의 목소리는 차분했지만, 그 안에는 깊은 슬픔과 체념이 서려 있었다.


"나도 왕국을 위해 희생할 준비가 되어 있어요.

나의 존재가 이 땅에 해를 끼친다면, 기꺼이 목숨을 바칠게요."


백색공주는 사냥꾼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동자에는 두려움이 아닌 단호한 결의가 비치고 있었다.


"태어날 때부터 이렇게 태어난 내가 이 운명을 거부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에요.

내가 죽어야 한다면, 그것이 이 나라를 위해서라면 나는 기꺼이 받아들이겠어요."


그녀는 숨을 깊이 들이쉬었다.


"내 운명임을 수긍하고, 초연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니까요."


사냥꾼은 잠시 그녀의 말을 곱씹었다.

그도 그녀가 이렇게 말할 줄은 몰랐다.

그녀의 용기와 결단력은 예상치 못한 것이었다.

그는 손에 쥔 칼을 다시 보았다.

그의 마음은 더욱 혼란스러워졌다.


백색공주는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


"사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이런 날이 올 거라는 것을 알았는지도 몰라요.

내 하얀 피부와 붉은 눈동자가 사람들에게 두려움을 주고, 왕국에 불안을 가져다 줄 거라는 것을.

그래서 항상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어요.

언제든지 나를 희생해야 할 순간이 올 거라고."


그녀의 목소리는 떨리지 않았고, 오히려 더욱 단단해졌다.


"이제 그 순간이 온 것 같아요.

사냥꾼님, 당신이 나를 죽이는 것이 왕국에 도움이 된다면, 주저하지 마세요.

나는 이해할 수 있어요.

당신의 손에 죽는 것이 내 운명이라면, 그것을 받아들이겠어요."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나의 죽음이 왕국에 평화를 가져올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나는 만족할 수 있어요."


사냥꾼은 그녀의 말을 들으며 점점 더 혼란스러워졌다.

그녀의 초연한 태도와 강한 의지는 그를 더욱 망설이게 만들었다.

그는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러더니 갑자기 백색공주의 표정이 밝아진다.



작가의 말


백색공주는 무엇을 보고 표정이 밝아졌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