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의 명물은 바로......

#아라리오, #타운홀 , #씨킴, #데미언 허스트, #RM

by 비루투스

나는 천안이라는 도시에 대해서 천안삼거리와 호두과자 이외에는 아는 것이 없었고 우정 연수원에 강사 연수받을 일이 있어서 그곳에 갔다 온 것이 전부였다. 그때 버스터미널에서 택시를 타고 목적지까지 가다가 신세계백화점을 지나친 적이 있었는데 다른 직원을 통해 그곳이 데미언 허스트와 키스 해링의 작품이 길가에 널려있는 천안의 핫 플레이스 '아라리오'광장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종합터미널 역에 도착한 후 광장 쪽으로 걸어 올라가니, 신세계백화점 입구 쪽에 `manyfold'라는 작품이 있었다. 단어를 풀이하면 여러 번 접는다는 뜻을 가지고 있는데, 이 작품은 여러 종류의 원자가 분자로 응축되면서 발생하는 에너지의 폭발을 원형돌기를 사용하여 생동감 있게 표현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근처에는 곰인형과 자선함을 들고 있는 데미안 허스트의 ' charity'가 있었고. 그 옆에는 정지된 움직임 속에서 경쾌한 리듬감을 보여주고 있는 키스 헤링의 'Julia'가 보였다.


시가로만 따지면 600억 원이 넘는 작품들이 아무제한도 없이 야외에 설치되어 있었고, 벤치에 앉은 사람들은 술품 근처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이러한 플렉스는 천안 시민들의 평범한 일상이었다.


광장에는 수십억짜리 작품들이 펜스도 없이 놓여있다.

나는 작품 하나하나를 찬찬히 들여다보고. 해설을 꼼꼼하게 읽으면서 부족한 식견을 다 동원하여 주제를 대한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뭐라고 구체적으로 표현할 수는 없었지만 어떤 맥락인지 알 수 있을 것 같기도 했다. 렇게 광장을 몇 바퀴 돈후, 바로 옆에 있는 아라리오 갤러리를 방문하였다,


입구 쪽에는 그 유명한 데미언 허스트의 '찬가'라는 작품이 있었는데, 그것은 인체 해부도를 확대하여 만든 조형물이었다. 이 작품은 BTS의 리더 RM이 인증샷을 올러 화제가 되었는데, 살 때는 26억 원이었지만, 현재 감정가는 80억이 넘으며, 아마도 사후에는 가격이 더 뛸 수도 있다고 한다. 3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는 튀어나오는 눈알을 가진 해골이 하늘을 보고 두 팔을 벌리고 있었다. 이 작품의 이름은 '탭댄스를 추고 있는 예수'라는 작품인데, 십자가에 매달려 하늘을 향해 두 팔 벌리고 있는 예수의 형상을 작가 특유의 유머로 표현하였다. 이 작품은 신성모독으로 비판받기도 했었고. 아이러니하게도 그것의 가치는 더 올라갔다.


현대예술은 내포된 의미를 인식하게 될 때 신선한 감각을 선사한다.

이렇게 장난 같아 보이는 것도 예술일 수가 있는지 반문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허스트는 그러한 키치스러운 표현으로 사람들에게 이면의 것들을 직시하게 만든다. 그러면서도 작가는 것을 곱게 해석하도록 관람객들을 가만히 놔두지 않는다. 그는 한번 더 꼬아서 질문을 던지는데 단서로 던져주는 타이틀의 제목은 뭔가 작품과 괴리감이 있어 보이고, 해석은 그렇게 단순한 과정이 아니다. 'charity'를 예로 들면 표면적으로는 자선행위에 인색한 현대인을 비판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바닥에 떨어진 빠루와 뒷면에 텅 빈 공간은 불쌍한 소녀를 앞세워 돈을 긁어모으고 있는 자선단체들을 풍자하고 있다. 그는 그러한 키치스러운 발상으로 그로테스크함을 부각해 관객에게 불편한 진실을 마주하게 만들어버린다.


갤러리에서는 씨킴이라는 작가의 개인전을 하고 있었고 정보를 검색하여 보니 그는 사업가이자 콜렉터이기도 하며 씨킴이라는 예명으로 화가로써 활동하고 있었데, 그가 바로 아라리오 광장을 조성한 김창일 회장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김창일은 28살에 적자에 허덕이던 버스회사를 물려받아 흑자로 전환했고 그것을 밑천으로 미술품을 수집하여 엄청난 돈을 벌었다고 한다. 그는 자신이 수집한 미술품을 전시를 통해 사회에 환원하고 싶어 했고 아라리오 광장은 그러한 노력의 결과였다. 덕분에 이곳은 미술계에서 주목받는 메카가 되었고. 인근 상권도 살아나는 데도 큰 영향을 주었다고 한다.


씨킴은 전문적인 미술교육을 받은 적이 없지만 미술에 대한 순수한 동경으로 콜렉터를 시작하였고, 미술에 대한 안목을 넓히게 되면서 화가로서 경력을 쌓아나갔다고 한다.


그에게는 미술뿐만 아니라 사업을 포함여 자신과 관련된 모든 행위가 예술이며, 주변에 있는 모든 사물들 또한 예술의 소재이기 때문에 커피를 물감으로 쓰기도 하고. 참기름으로 코팅하기도 한다. 그리고 특기할만한 것은 완성된 그림 사이로 캔버스를 거칠게 찢어내어 공백을 드러내는 작품인데, 작가는 그것이 단편적으로 해석되는 것을 거부하고 드러난 공백을 통해 생각의 여지를 남겨, 관람객들도 작가와 함께 예술에 참여하기를 원한다. 필자의 소견에는 이러한 오브제를 사용한 작품들이 'Overcome Such feeling'이란 전시회의 주제와 가장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커피냄새를 맡으며 공백 속에 사유를 가만히 담아본다.

시간이 남아서 광장에서 한 정거장 떨어진 천안역 근처에 있는 타운홀 커피숍에 갔다. 이곳은 지상으로부터 46층에 위치하고 있다고 한다. 버스정류장으로부터 5분 거리에 있는 힐스테이트 아파트가 보였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꼭대기 층에 당도하니, 많은 사람들이 카페에서 차를 마시며 이야기하고 있었다. 메뉴판을 보니 이곳은 음료만 팔았고 가격은 스벅보다 훨씬 저렴했.


커피숍 천안시를 한눈에 둘러볼 수 있도록 통유리로 만들어졌다. 가게 밖으로 나가면 루프탑같이 생긴 곳이 있는데, 이곳은 천장이 뻥 뚫려 있어 고도에서 부는 바람의 촉감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곳을 짜릿하게 만드는 것은 46층에서 내려다보며 지상 위 걸을 수 있는 '스카이워크'이다. 필자는 바닥이 훤히 보이는 통유리 위를 걸으며 커피를 홀짝홀짝 마셨다.


하늘 위에서 만끽하는 커피 한잔의 여유

집에 갈 시간이 되어 다시 광장으로 돌아갔다. 차 시간이 될 때까지 미술품들을 다시 돌아보던 중, 아라리오 갤러리의 벽이 산화된 철 같은 것으로 뒤덮여 붉은색을 띠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녹이 스며들어 있는 건물 위로는 두 사람이 계단을 통해 하늘로 올라가고 있었다. 그때 오렌지 빛으로 물들어가고 있는 구름이 눈 속에 들어오기 시작했고, 나는 고개를 젖혀 만히 늘을 바라보았다. 계단과 맞닿은 곳에는 펼쳐지지 못하였던 작은 꿈들이 바랜 채로 그곳에 그대로 머물러있었다.


너무 앞만 보고 살 것이 아니라, 가끔씩은 하늘도 보자!

* 사진에 대한 저작권은 아라리오 그룹과 타운홀 커피숍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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