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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이징포스 Dec 27. 2022

독서론

#독서불패. #김정진, #가치투자, #포트폴리오

* 설령 당신이 가지고 있는 서적의 전부를 읽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어쨌든 손에 들고는 있게나, 설령 책에 무엇이 쓰여 있는지 이해하지 못할망정 적어도 그 책이 어디에 꽂혀 있는지는 알아두도록 하게나, 그 책을 쓰다듬고 들여다보고 그래서 당신의 친구로 삼도록 노력하게나.
                                      

독서 열풍과 그 이유


 요즘 들어 전자책과 보이스 북과 같이 첨단 매체를 통한 새로운 독서법의 유행과 함께, 유튜브나 개인방송 등을 통하여, ‘인플루언서’라 불리는 이들이 나타났고, 4차 혁명이 가시화되면서 독서의 필요성과 가치는 점점 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다. 이러한 현상들이 독서에 대한 접근을 쉽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라고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불편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독서의 가치는 빠르게 읽어 많은 양의 정보를 습득하는 것에 있는 것이 아니라, 한 권의 책이라도 제대로 읽는 것에 있다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첨단기기를 이용한 독서의 장점을 폄훼하려는 것이 아니지만 고전을 읽는 것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고전에 내포된 의미를 깨닫기 위해서는 시간과 노력을 들여 집중해야 할 것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고전의 가치          


 고전은 지난 과거의 것들을 기록한 것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특징을 가지며 그것이 시대적 상황과 반응하게 될 때 새로운 의미와 아이디어가 창출되게 된다.

 고전이 다른 책들과 구별되는 지점은 그 안에 나름의 철학을 내포하고 있으며, 경계가 명확히 구분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러한 특징이 철학에 대한 접근성을 어렵게 만들고 있지만, 반대로 그것을 제대로 소화할 수 있다면 철학은 하나의 사실에 대한 여러 가지 해석 가능성으로서, 근본적인 것에 이르게 되면 결국 같은 지점에 도달하게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즉 철학이란 보편적인 것에서 개별성을, 개별적인 것에서 보편성을 추출해 내는 과정이기도 하다.     

 스티븐 잡스나 빌 게이츠 등과 같은 4차 혁명의 선두주자들은 고전에서 영감을 얻어 사업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수없이 증언하였다. 이들은 해당 산업의 전문가라기보다 자신만의 아이디어를 구체화한 ‘제너럴리스트’에 가까운데, 자신의 성공을 철학적인 사고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했다.  아이디어의 어원이 ‘이데아’에서 나왔다는 사실은  조금만 생각해 보면 너무도 당연하다.


독서와 투자의 관계   

       

 직업에 대한 미래가 불분명해지면서 사람들은 주식과 ‘비트코인’ 같은 자산에 투자하는 것이 일반적인 것으로 인식되었다. 투자에서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종목에 대해 시간과 노력을 들여 충분히 공부한 뒤에 들어가야 한다. 이는 또한 독서에서도 적용할 수 있는 이론이기도 하다.     

 자산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그에 대한 주관 없이 소위 ‘선전지’라 불리는 정보나 귀동냥으로 들은 것으로 투자에 ‘올인’했다가 낭패하게 되는 것처럼 독서도 마찬가지이다. 왜냐하면 검증하는 것 없이 아무 책이나 읽는다고 해서 지식의 근본에 이를 수 없고, 읽는 과정 없이 줄거리와 결말만을 알게 된다고 하여도 마찬가지일 것이기 때문이다.

 고전을 읽는다는 것이 유익하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을 이해할 만큼의 배경지식이 없이 읽기에는 힘든 측면이 분명히 있다. 이러한 특징은 시가총액이 높은 기업의 주식을 보유하는 것에서도 발견된다. 일단 이러한 기업의 주식을 사기에는 일단 단가가 비싸고 회사의 정보에 대한 높은 이해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명한 투자자들은 이러한 기업에 대한 관련 지식을 습득하고 연관된 기대주들을 사서 적기에 팔아 수익을 남긴다. 독서도 마찬가지이다. 고전이 어렵다면 그 책과 연관된 주제로 다른 책을 찾아보거나, 원문을 최대한 반영하여 해석한 책들을 읽으면 이해도가 높아진다.     

 워런 버핏 같은 유명한 투자자들도 하루에 적어도 다섯 시간을 독서에 투자할 수 있었기 때문에 부에 이를 수 있었다고 고백한다. 그들은 투자 이전에 자신의 소비패턴을 분석하고 시장의 상황을 눈여겨본다. 그리고 독서를 통한 지식과 통찰력을 바탕으로 정보를 취합하고 분석한다. 특히 주식은 정보가 중요한데, 요즘처럼 정보의 홍수의 시대에서는 정보를 취합하고 분석하는 능력이 거의 모든 영역에서 요구되고 있다. 이러한 시대에서 독서를 통해 ‘데이터 필터링’ 능력을 기르는 것은 필수적이다.     

 투자와 투기는 입장에 따라 해석이 달라지기도 하는데, 그러한 이유는 그 안에 욕망이 꿈틀대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돈을 벌기 위해 노력하는 것에 비해, 그것에 휘둘려서 돈을 잃게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오직 양서를 통한 독서만이 그러한 감정에서 자유롭게 만들어줄 수 있다. 따라서 쓸데없는 지출을 줄이는 것도 돈을 모으는 방법의 하나일 것이다. 그리고 능동적으로 독서를 하는 사람은 다른 분야에서도 그러한 태도로 일하게 될 것이다.     

 독서에 대해 어려움이나 거부감을 가질 필요도 없고, 그 책을 다 이해해야 할 것이라는 강박관념을 가질 이유도 없다. ‘대장주’를 사고 장기투자를 하여야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것처럼 ‘단타’ 같은 책을 피하고 불멸의 책들을 끝까지 읽는 것이 중요하다. 인상을 주는 구절을 읽고, 틈틈이 적어나가다 보면, 책을 다 읽게 될 즈음 맥락정도는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디테일은 살면서 채워가면 된다.               


독서와 삶        

  

 물론 독서가들도 인생의 순간에서 낭패를 경험하기도 한다. 링컨의 경우 선거의 실패에 연연하지 않고 그럴 때마다 굳건하게 설 수 있었던 까닭은 어려움과 궁핍함을 독서로써 충족시킬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한 과정에서 삶을 풍부하게 채웠던 기억들은 평생 사라지지 않고 그 영혼의 깊은 곳까지 스며들어 삶의 태도와 운명을 결정했다. 결국, 링컨의 삶을 이끈 것은 그의 독서 습관이었다.          

 사람들은 여러 가지 수단을 통해 지식을 습득하려 하지만, 스스로 주제를 선정하고 책을 토대로 지식을 얻는 것보다 나는 더 좋은 방법을 경험해 본 적이 없다. 그리고 그것이 자신의 삶과 연관이 된다면 살아있는 지식이 되는 것이다.

 도서관에 가서 읽을 책을 고를 때, 주식처럼 포트폴리오를 짜 볼 것을 권유하고 싶다. 필자의 경우를 예를 들자면, 주 종목은 철학이며, 역사는 철학의 사례를 찾기 위해, 문학은 철학을 표현하기 위해 읽는다. 그리고 나머지 부분은 경제와 예술인데 이것들 또한 철학의 확장성의 맥락에서 읽는다. 그렇게 읽을 때 입체적인 독서와 폭넓을 사유를 경험할 수 있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독서를 통한 지식의 중요성은 더욱 가치를 얻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첨단기기의 범람 속에서 사람들의 독서 능력은 그에 비례하여 떨어지고 있으며, 꾸준히 책을 읽는 사람은 그가 있는 어느 영역에서건 돋보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나는 비록 돈의 형태가 아닐지라도 그것에 투자한 만큼의 수익률을 얻게 될 때가 올 것이라 믿는다. 그때가 오면, 내가 수확한 것들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아낌없이 나누어주고 싶다.          


돈으로 살 수 없는 것    

                                                                                                                    

 요즘엔 어려서부터 금융교육을 가르쳐야 한다는 말을 듣게 되는데, 그러한 말에는 공감하지만, 그것이 실물자산에만 관한 것이라면 나는 절대로 공감할 수 없다. 그러한 것들은 눈에 보이는 지표에 불과할 뿐이며 정작 중요한 것은 보이지 않는 것에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 논란이 된 몇몇 인사에 대한 뉴스에서 알 수 있듯이, 순간의 어이없는 실수로 인해 공든 탑이 일시에 무너져버리는 경우를 보게 되기도 한다.     

 인격과 품성 그리고 삶에 대한 태도는 돈으로 만들거나 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오직 독서를 통해 지식을 획득하고 공감하며, 삶의 지침으로 삼을 때 얻을 수 있는 것이며, 앞으로도 부단하게 공부하고 노력할 것을 요구한다. 그러한 호사를 누릴 수 있는 것은 내게 가장 큰 기쁨이며, 그저 작은 욕심이 있다면,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조용한 장소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참고도서

< 독서불패, 김정진, 자유로, 2005.02.15. >


별을 바라보고 가도, 별이 있는 것에는 가지지 않는다고 해서 별은 거짓이란 말은 되지 않는다. 가도 가도 잡히지 않기 때문에 참이요, 지도 목표가 될 수 있다.

<뜻으로 보는 한국 역사, 함석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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