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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이징포스 Mar 02. 2023

인간, 우주 그리고 코스모스 1

  #코스모스, #칼세이건, #양자역학. #시간

* 생명의 본질은 우리를 만들고 있는 원자들이나 단순한 분자들에 있는 게 아니라 이물질들이 결합하는 방식에 있다.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란 책은 과학의 대중화에 크게 기여한 책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압도적인 두께 때문에 사람들이 읽고 싶어 하지만, 한편으로는 부담을 안기는 책이기도 하다.  지은이는 이 책을 통해 빛의 성질과 별의 생성, 그리고 인간에 대한 이해에 관한 내용을 다양한 관점에서 조명하고자 한다.

 저자는 대학에서 인문학을 전공하였고, 천문학으로 석사학위를, 그리고 물리학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한 것으로 알려진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코스모스는 하나의 현상에 대해 다각적으로 접근하고자 하는 시도가 부각되는 책이다. 하지만 난해한 분야와 논리에 일관성이 없는 부분들이 있어 다른 책을 참고할 수밖에 없었고, 시간의 흐름과 물질이 구성되는 원리를 조화시키기 위하여 나름의 노력을 기울이도록 만든 책이기도 하다.

 예전부터 인간은 밤하늘의 별을 보면서 우주의 원리를 이해하고 그것과 연관하여 자신들의 역사를 이루어왔다. 고대에는 별의 움직임이 인간의 명운을 결정했지만, 현대에 이르러서는 인간이 우주의 기원을 밝혀내고 있고, 그로 인해 우주의 본질은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했다.     


별의 생성원리와 소멸     


 우주의 무수한 가스와 먼지가 모인 덩어리를 ‘성운’이라고 한다. 성운의 주성분은 수소이며, 열이 가해지면서 수소가 헬륨으로 변하게 되어 핵융합을 하게 된다. 이러한 과정에서 핵의 질량 일부는 에너지로 변환된다. 수소 핵 네 개가 헬륨 핵 하나와 융합될 때의 원자량의 차이가 빛으로 전환되며, 드디어 별이 태어나게 된다.

 어린 별은 안과 밖에서 작용하는 가스압력 때문에 폭발할 수 있지만, 중력은 별을 팽창시키려는 복사압만큼 정확하게 압박하여 별을 안정시킨다. 그러나 별의 중심 부분에 있는 수소가 헬륨으로 바뀌어가면서 별은 서서히 죽어가는 '적색거성’이 된다.  시간이 지나면서 적색거성의 바깥 기체층이 우주공간으로 방출되어 ‘행성상 성운’을 형성하고, 가스가 빠져나간 별은 중심핵만 남아 점점 수축된 후 ‘백색왜성’이 되어 스스로를 태우고 소멸한다.

 태양보다 질량이 6배 정도 큰 별의 경우, 헬륨의 핵이 단계적으로 첨가되면서 질소, 산소, 네온, 마그네슘, 철보다 무거운 은·금·납·우라늄과 같은 원소들이 생긴다. 적색거성의 중심부에는 철 원자핵이 생기지만, 이러한 별에는 유기체를 구성하는 모든 화학원소들이 갖춰진다. 원자들은 빛이 발생되도록 만드는 데, 빛을 낸다는 것은 에너지를 받았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원자의 구성과 빛의 원리     


 ‘쿼크’들은 물질의 기본적인 구성으로 ‘글르온’이라는 입자들에 의해서 결합되어, 양전하를 띤 ‘양성자’와 전기적으로 중성이나 양성자 사이에서 접착제 역할을 하는 ‘중성자’가 ‘원자핵’을 이룬다. 또 다른 소립자들은 음전하를 띤 ‘전자’와 질량이 거의 없는 ‘중성미자’가 있다. 모든 소립자들은 빅뱅 직후에 ‘무’에서 생겨났다.

 반물질은 각각의 반입자들, 즉 반쿼크, 양전자, 반중성미자로 구성되어 있다. 반물질 소립자들은 서로 동일한 성질을 지니나 서로 대립되는 특징이 있다. 물질이 반물질과 충돌하는 경우 서로 빛을 내며 소멸한다.

 원자에는 양전하를 띤 핵을 전자가 일정한 궤도를 따라 회전하는데, 즉 양성자는 반대 성질의 전자를 끌어당긴다. 이러한 작용이 발생하는 힘의 영역은 ‘전자기장’이라 부르며, 원자는 전자 하나가 에너지를 받았을 때 빛을 낸다. 따라서 빛 또한 물질이기 때문에 질량을 가지며, 에너지는 질량*빛의 속도로 측정이 가능하다. 여기에서 빛의 이동속도는 에너지의 크기와 상관없이 항상 같은 ‘우주상수’이다. 반면에 빛은 에너지가 클수록 파동의 폭은 연이어지는데 파장이 짧은 빛의 에너지가 더 크고 파장이 긴 빛의 에너지가 더 작다.

 태양보다 10배 이상이 넘는 질량의 별은 ‘중성자별’이라 하며, 이 별의 전자들은 원자핵 속으로 응축된 후 양성자와 융합되어 중성자 덩어리로만 구성된다. 그리고 태양보다 30배 이상의 질량의 별은 초신성 폭발 후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된다.     


시공간과 중력의 관계     


 태양같이 스스로 빛을 내는 별을 ‘항성’이라 하고 항성 주위를 공전하는 천체를 ‘행성’이라 한다. 어떤 행성이 태양의 주위를 회전한다는 사실은 태양 주위의 시공간이 휘어져 있기 때문이며, 케플러는 완전성을 가진 구체라 믿어졌던 지구가 사실 태양 주변을 타원 모양의 궤도로 돌고 있는 것에 불과하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뉴턴은 지구가 사과를 잡아당기는 힘이, 달이 원 궤도를 따라 운동하도록 지구가 달을 잡아당기는 힘이기도 하다는 것을 발견했고, 두 물체 사이가 멀어지면 힘이 약해지며, 가까워지면 힘이 강해지게 된다는 것을 증명했다.

 강한 중력장에서는 직진하는 빛뿐만 아니라 시간까지도 영향받게 된다. 물체의 속도가 광속에 접근할수록 그것의 질량은 증가하고, 질량이 클수록 인력이 강해져, 근처의 시공간을 휘게 만든다. 그리고 좁은 공간은 시간을 빠르게, 넓은 공간은 반대로 시간을 느리게 흐르도록 만든다. 다시 말하면 공간과 시간이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보편적인 물리법칙     


 과학자들은 지구에서 측정 가능 한 물리법칙이 우주에서도 적용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지구의 생명체들은 돌연변이와 자연선택을 통해서 이루어졌다고 주장했다.


 타원형 궤도를 그리며 서로 엇갈리는 궤도를 돌던 행성들은 서로 충돌하여 붕괴할 수밖에 없었다. 반면에 원형궤도를 돌던 원시행성들은 살아남아 점점 크게 자랄 수 있었다.      

 

 빌 브라이슨의 ‘거의 모든 것의 역사’에서는 지구가 빙하기에 있었을 때는 지구도 원형궤도를 돌았다고 한다. 이 이론을 유추해 볼 때, 지구는 서서히 소멸을 향해가고 있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그리고 인간이 자연을 길들이는 것처럼 중력도 그 세기에 따라 별의 특성을 좌우하기도 한다. 또한 이러한 힘은 생명의 태동에도 크게 기여를 했다.     


중력과 빛의 관계     


 물질과 물질이 만나 열을 받게 되면 화학반응이 일어난다. 빛도 질량을 가진 물질이므로 물과 만났을 때 핵융합을 하며 유기체들을 만들어냈고 유기체들 또한 서로 반응하며, 지구에서 생물이 조금씩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들의 기본 질료는 흙이며, 흙 속의 원자들은 각기 융합하여 다른 생명들이 만들어지게 하는데 그것은 질료의 밀도와 작용하는 힘의 세기에 따라 계체 군이 나뉘었을 것이다.

 우주가 ‘무’에서 진화되었는지, 아니면 ‘유’에서 창조되었는지에 관한 논쟁들은 아직까지 해결되지 않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왜냐하면 그 경계가 확실하지 않으며 종교가 주장하는 기원을 설명하기에는 논리적으로 불명확한 점이 있고, 자연과학적 진리는 언젠가는 부분적으로 아니면 전체가 수정될 수 있는 가설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양자역학’에서는 빛의 속성이 질량을 가진 ‘입자’이기도 하지만 질량이 없는 ’ 파동‘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밝혀냄으로써 아인슈타인의 ’ 상대성이론‘의 맹점을 드러나게 만들었다. 왜냐하면 파동은 질량을 가지지 못하지만, 그것을 중계하는 ’ 매질’의 존재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소리가 전해지기 위해서는 ‘공기’라는 매질이 필요하다. 그러나 빛의 경우 그것을 매개하는 것이 무엇인지 아직까지 풀리지 않는 난제로 남아있다.     


빛의 매개체에 대한 논쟁     


 고전 물리학에서는 그것을 ‘에테르’라 명명하고 영적인 것으로 인식했다. 반면에 근대 과학은 세상은 물리법칙에 따라 작용하기 때문에 관측될 수 없는 것이라며 에테르의 존재를 부인한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 것이 증명하기가 어렵지만 관측된 사실보다 더 중요한 경우가 더 많다. 과학은 원자의 요소와 결합방식 그리고 중력의 작용 방법을 발견했다. 그러나 그러한 것들은 경험에 근거한 결과를 통하여 알아낸 것뿐, 경험해보지 못한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답하지 못하고 있다.

 중력의 법칙을 발견한 뉴턴은 아이러니하게도 과학자가 아니라 철학자였다. 왜냐하면 당시에 과학자라는 용어가 없었고, 뉴턴 자신도 스스로를 철학자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철학자라 함은 연역적 법칙에서 세계의 원리를 밝혀내는 자를 말하며, 동시에 경험법칙 속에서도 진리를 도출하는 자이다. 다시 말하면 경계에 매어있지 않는 자를 말한다. 더 나아가 뉴턴은 에테르의 존재를 인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현대 과학은 빛의 속성에 대해 많은 것은 알아내긴 했으나 그것의 특성은 우리의 관점을 넘는 것이며, 또한 고정된 것이라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만물의 생성원리인 코스모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은 공간과 시간이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관찰자와 관찰되는 대상 모두에게 상대적인 것이라 했다. 지구 또한 우주 전체에서 보면 미미한 존재에 지나지 않는다. 그리고 우주에는 곳곳마다 수많은 ‘현재’가 존재한다. 따라서 지구는 상대적이며, 가변적인 대상에 불과하다고 볼 수 있다.

 절대적인 것은 빛의 속도와 중력의 작용이다. 즉 우주에서는 고정되는 실체는 없지만 불변의 원리들과 공존한다고 볼 수 있다. 지구는 우주에서 미미한 푸른 점에 불과하다. 그런데 지구가 푸른빛을 띠는 것은 생명의 근원인 물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화성의 얇은 대기층과 달리 지구는 적절한 중력으로 생명에 필요한 대기를 구성하고 빛을 필요한 만큼 받아들인다.


생명의 본질은 우리를 만들고 있는 원자들이나 단순한 분자들에 있는 게 아니라 이 물질들이 결합하는 방식에 있다.

 

 생물 또는 무생물이건 기본적인 질료들은 동일하다. 그러나 그것은 합성하는 과정에서 서로 조화를 이루거나 충돌하여 차이를 만들고 발전을 거듭해 왔다. 그리고 라이프니츠는 물질인 원자와 같은 기본 요소인 ‘단자’는 에너지로 충만한 정신적 ‘점’으로써 이 점은 물질처럼 길이와 부피와 무게를 가지는 것이 아니라 ‘위치’만 있을 뿐이며, 이러한 무수한 단자들이 어떻게 결합하느냐에 따라서 자연 만물이 형성된다고 말했다.

 모든 사물에게는 인식할 수 없는 이면적인 부분들이 존재한다. 그것은 칸트의 표현에 의하면 ‘예지계’와 ‘현상계’로 구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주역’에서는 정신적인 영역을 ‘양’으로 물질적인 영역을 ‘음’으로 표현한다.‘만물’은 음을 업고 양을 안으며 ‘충기’로 조화를 이룬다. 그것들은 동시적이면서도 비동시적이기도 하며, 고정되는 측면이 있으나 변하기도 한다. 노자는 이러한 과정을 ‘도’라고 명명했고 피타고라스는 ‘코스모스’라고 말했다.     


코스모스에 대한 이해     


 인간은 이러한 우주와 자연의 관계에서 신의 속성을 파악하려 했지만 만물은 절대적이면서도 대상에 따라 변하는 상대적인 측면을 보여주었다. 예를 들어 항성은 행성과의 관계에서는 ‘완전성’을 가지고 있으며 스스로 빛을 생성한다. 반면에 행성은 상대적으로 빛에 비칠 뿐이며 불완전한 타원궤도 속에서 항성을 돌뿐이다. 하지만 행성은 인간에 대해서는 완전성을 가지며, 인간은 제한적인 인식 속에서 사물을 파악할 뿐이다. 그러나 완전성을 가진 것처럼 보이는 항성조차도 신과의 관계에서는 가변성을 가진 것에 불과한 피조물일 뿐이다. 그래서 아리스토텔레스는 신을 ‘부동의 원자’라고 표현했다.

 세상은 단 하나의 세계로만 존재하지 않으며 수많은 계층구조 속에서 각자의 시공간을 가지고 있다. 길가의 코스모스 속에도 ‘코스모스’가 존재한다. 개개의 ‘코스모스’들은 무한한 다양성과 대립성을 한데 어우러지게 하여 더할 나위 없는 거대하고 완벽한 화음을 만들어낸다.

 한 때 우리는 별을 보며 꿈을 가졌다. 그런데 그 꿈들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그리고 나는 살아가면서 어떤 것을 얻고 어떤 것을 잃었는가? 그리고 앞으로의 남은 삶들은 어떤 의미로 다가올 것인가? 평범한 나의 일상이 코스모스 중의 하나라는 사실은 새로운 경이감을 자아내게 만든다.

 별은 탄생하면서 빛을 만들어내지만 죽어가면서 더 밝은 빛을 발하고, 새로운 별을 잉태하기 위하여 자신을 완전히 불태워버린다. 그런데 재가 되어버린 잔해들은 또 다른 별의 생성을 의미하기도 한다.  우주의 역사에 비하면 생은 유한하고 찰나의 순간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짧은 끈들이 그물망처럼 촘촘히 역어지면서 지구라는 행성에 커다란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다.

 지금도 별은 우리의 머리 위로 그 빛을 비춰주고 있다. 이제는 우리가 고개를 들어 별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어야 할 때이다.     



『땅바닥 흙속에 생명이 숨쉬고

  순간의 경험이 의미를 만들고

  평범한 하루가 역사를 새긴다


참고도서

< 코스모스,  칼 세이건, 사이언스북스, 2010.01.20.>

< 사피엔스, 유발 하라리, 김영사, 2023.01.27.>

<  시간의 역사, 스티븐 호킹, 까치, 2021.04.15. >

< 거의 모든 것의 역사. 빌 브라이슨,  까치, 2020.04.10. >

< 이기적 유전자, 리처드  도킨스. 을유문화사, 2823.01.30.>

<   김상욱의 양자 공부, 김상욱, 사이언스북스, 2017.1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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