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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코스모스

'포스'가 함께하는 코스모스 16

15# 은하 대백과 사전

by 비루투스

* 무거운 별일수록 자신의 핵에너지를 과도하게 낭비하기 때문에 질량이 가벼운 별들에 비하여 수명이 매우 짧다. -599p


"자연의 법칙은 우주 어디를 가든 동일하다."


우리가 과학이라고 부를 수 있는 지식이 생긴 지는 고작 2세기 정도밖에 안 되었다. 많은 사람들은 과학이 학문에서 별개의 위치를 가지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과학 또한 고대로부터 이어진 관찰과 사유에 많은 빚을 지고 있다. 고대인들은 자연을 대상으로 관찰하고 사유한 것을 토대로, 보편 가능한 법칙들을 추론해 왔다. 우리가 단순히 예스럽다고 생각하는 것들도 현시대를 관통하는 보편타당한 성격을 가진 것이 많다. 그것들은 주로 고도의 상징성을 띄고 있으며, 이집트의 상형문자와, 라틴어 등이며, 가까운 예로 사군자를 들 수 있을 것이다.

매화는 이른 봄에 추위를 이겨내며 제일 먼저 꽃을 피우는 나무로 굽히지 않음을 상징하며, 난초는 보이지 않는 향으로 자신을 알리는 것으로 선비의 높은 덕을, 그리고 국화는 늦은 가을에 추위와 서리를 무릅쓰며 꽃 피우는 것으로 지조와 절개를, 마지막으로 대나무는 겨울을 대표하며 항상 변함없이 곧고 푸른 선비정신을 상징한다. 이것들은 4계절의 순환 속에서 각 자연물의 특징을 통해 인간이 지향해야 할 가치들을 추상화한 것이다.

시대가 지나도 노인의 지혜는 무시할 수 없다. 그것은 삶의 경험과 지식이 농축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한 추상 속에 광대한 우주의 원리가 내포되어 있다. 앞으로 우리가 할 일은 그 추상 속에서 구상을 찾아 떠나 경험하고, 그것을 추상으로서 다시 수렴하는 것이다.


"그런데 과연 우주에 이야기할 상대가 있을까?"


고대인들은 하늘의 별과 자연 속에서 신을 의식하였고, 항상 영들과 대화를 하고 있었다. 대화의 방법은 기도와 명상일 수도 있고, 학문이기도 하였다. 근대화된 학교에서 연구하는 것만이 학문이 아니다. 본래의 목적은 영적 세계와의 소통을 위한 것에서 시작된 것이었고, 산업발전과 근대화와 맞물리면서 학교라는 시설에서 전문화되기 시작한 것이었다. 따라서 가톨릭에서 근대학문이 시작되었다는 것은 당연한 순서이다.

학문의 특징은 스스로 질문하는 것이다. 그것이 결여된 것은 학문이라 볼 수 없다. 따라서 스스로 질문하고 탐구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를 수 있는 인문학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교양 수준에 그치고 있으며, 권위자의 지도를 받는 것 외, 스스로 생각하고, 질문하는 것은 권위에 도전하는 것으로 죄악에 속한다. 사실, 그 안에 인문학의 근본정신이 들어있는데도 말이다. 그리고 선진국의 교육은 고대로부터 이어진 것들을 경시하지 않으며, 라틴어는 여전히 권위를 가진다. 왜냐하면 서양 언어는 라틴어에서 파생된 것으로, 라틴어는 추상성과 수렴성을 가지므로 정보를 압축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비슷한 예로 우리는 한자를 들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라틴어 몇 단어로 엄청난 양의 정보를 표현할 수 있으며, 이것은 사자성어에서도 가능하다.

철학과 역사, 문학도 마찬가지이며, 그리스 철학과 그리스도 신학 또한 세계를 농축할 수 있다. 그밖에 고전과 예술도 그러하다. 그리고 이러한 원리는 인공지능의 퍼셉트론 이론에 그대로 적용된다. 이러한 것들을 한국의 교육과 비교해 보라!

엘리트 위주의 교육, 획일화된 교육, 암기 위주의 주입식 교육, 이데올로기 편향의 교육, 고대와 현대와의 단절......

그렇다고 해서 단점만 나열한 것이 아니다. 압축 성장하기 위해서는 이런 조치가 분명히 필요했다. 그러나 선진국의 대열에 선 시점에서, 이러한 교육으로만 미래의 성장동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우리는 우리의 아이들과 청년들을 지켜야 한다. 어른으로서 그들이 스스로 방향성을 잡을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우리는 더 이상 우리의 소중한 보물들을 잃을 수 없다. 그러기 위해서는 소수의 계층만 특혜를 받는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 국가가 이를 감당할 수 없다면, 시민들이 힘을 합쳐서 미래를 만들어나가야 한다. 그 방법은 폭넓은 독서와 사유 그리고 수렴하는 능력이다. 그것은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리고 돈이 들지 않는다.


"프랑스 대혁명 전 프랑스의 루이 16세는 태평양 원정대를 파견했다. 과학적, 지질학적, 경제학적 그리고 지질학적, 경제학적 그리고 국가주의적 목적을 가진 이 탐험에서 우호적인 만남이 이루어졌던 것이다. 원정대 대장인 장 프랑수아 드 갈로 라 페루스 백작은 유명한 탐험가로서 미국 독립 전쟁 때에는 미국을 위해 싸웠다."


칼 세이건은 이러한 논리를 우주에 대해서도 그대로 적용한다. 아마도 지구가 다른 행성보다 우위에 있다는 관점에서 말하고 있는 것 같다. 그 반대의 입장이라면 어떠할까? 지금까지 소위 문명국가들은 항상 타문화 국가를 야만적으로 생각하고 교화의 대상으로 삼아왔다. 그들은 처음에는 대화를 하거나 환심을 사려할 것이고, 종교와 문화를 통해 교화시키려 할 것이다. 그 후에 타 국가를 자원 확보지나 시장 개척지로 삼고 경제적으로 예속하려 할 것이다. 그래도 효과가 없다면 빌미를 제공하여 명분이 생기면 군사적 힘을 과시하려 할 것이다. 자유민주주의 국가라도 해도 일본이 했던 방식과 다를 바가 없다. 차이점이 있다면 그들은 승리했고, 일본은 패망했다는 정도이다.

칼 세이건의 선한 의도는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러나 그의 관점은 지극히 미국적이다. 그가 간과하고 있는 점은 처음에는 선한 목적에서 시작된 일이라도 여러 가지 문제가 복합하게 얽히면 그러한 의도에서 점점 멀어진다는 것이다. 집단의 세가 커질수록 욕심의 파이도 커지기 때문이다.

그저, 나는 '있는 그대로'의 우주를 바라보고 싶다.


"대부분의 가벼운 별들은 수명이 수십억 년에 이르며 오랜 세월에 걸쳐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면서 적정한 양의 에너지를 지속적으로 내놓을 수 있다."


전 지구적인 욕망들은 자연뿐만 아니라 인간들의 생존까지도 위협하고 있다. 더 나아가 우리 사회는 갈수록 복잡해지고 무거워지면서. 지구의 모든 구성원들의 에너지는 과도하게 소진되고 있다.

좀 더 단순하게, 좀 더 가볍게 세상을 살아갈 수는 없는 것일까?

사라져 가는 별들은 그 사라짐으로 우리에게 그들의 메시지를 계속적으로 보내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그것을 보고도 눈을 감고, 귀를 막으면서 못 본 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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