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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필

by 차주도

하필

사는 것이 빡빡해서
달려드는 생각들을 지우려고
몸을 학대 虐待하고
털지 못한 잡념 雜念들을 버리려고
어둑어둑한 장지천에
무수히 피어난 꽃이름을 부르며 걸으면서
마음 다잡았다고 호기 豪氣를 부리는데

술 한 잔에 무너진 마음
달빛이 알아채곤
청승 떨지 말라며
그림자 하나 띄운다.


시작노트

탁구레슨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오는 장지천 길은
나를 생각하는 시간이다.
혼자 마음을 여는 어둠이
詩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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