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제 宿題를 풀고 나니
갈까 말까
갈까 말까
수없이 망설인 하루의 틈새에서
응어리진 가슴보다
종심 從心의 마음으로
못내 풀지 못한 갈등 葛藤
잘 자란 조카들의 어른으로
멋진 삶들을 격려 激勵하기 위해
장례식장으로 향했다.
품위 品位 지키는 철학박사답게
미소 微笑 짓는 영정사진을 보니
와락 폭포수 같은 눈물이 쏟아지더라
핏줄의 흔적 痕跡을 닦는 순간,
“착한 삼촌
잘못한 형님을 용서 容恕하라며”
가슴에 안기는 큰형수님의 진심 眞心에
‘부고 訃告’ 시 詩 한 편 지어
친척들에게 알린 것으로
어릴 적 모습만 기억한다며
잊자고 했다.
죽음 앞에 숙인 마음
다 털고 나니
그렇게 막혔던 도로가 뻥 뚫려 편안히 집에 올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