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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사람들의 호구 시절이 그립습니다

by 차주도

한때 사람들의 호구 虎口시절이 그립습니다


크리스마스이브 예배당 입구에 줄을 서면
빵을 나눠주는 광경을 보고 용기 내어 줄을 서
내 차례가 왔을 때
“너 조금 전에 받았잖아”
한마디에 상처받고
예배당 문턱을 다시는 쳐다보지 않았던
다섯 살 때의 기억
왜 그때 받지 않았다고 말을 못 했는지
얼굴만 붉어졌는지.

술집에 가면
사람들의 호구 虎口가 되어
술값 잘 내서
이쁜 색시 앉혀도
좋은 척 못한 시절
왜 그때 솔직해지지 못했는지.


시작노트

있는 그대로
보이면 되는데
그대로 보여도
바로 보지 못하는 세상
그때부터 가슴은 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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