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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3

by 차주도

어머니 3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하지만
한 살 한 살 주름지는 만큼 아름다워집니다.

깊은 주름에
보청기를 끼고도 굳이 들으려 하지 않으시고
일구어 논 자식들을 쳐다보는 침침한 눈빛에서
내려놓음의 편안함을 봅니다.

아버지의 실직과 방황 때
단호하게
서울로 무작정 상경
자존심 다 버리고
신세 지며 지킨 우리

그런 우리도
할아버지, 할머니 되어
어머님 생신에 모이다 보니
세월 앞에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더 감사하고 고마운 시간들을
조용히 알려주신 어머님의 뜻을
이제야 조금 느껴집니다.

콩 하나로 아홉을 쪼개 나눠 먹는다는
삶의 지혜를 배우겠습니다.

어머님 생각하면
바보처럼 눈물만 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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