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측은지심
by
차주도
Jan 3. 2025
측은지심惻隱之心
車柱道
첫눈이 이렇게 임팩트를 준 적이
내 생애 生涯 있었던가
나무들이 첫눈의 인사에
일제히 두 손을 공손히 모아 합장 合掌 을 하자
이파리들은 덩달아 고개를 숙인다
거리에 흩날리던 낙엽이 눈 속에 묻혔거나
눈 위에 밟혀 뽀드득 소리로
겨울을 알리고
나뭇가지 눈꽃에 덮여 잠시 가을의 허전함을 달랜다
하굣길 학생들은 푹 숙인 이파리에 핀 눈꽃을 연신 털면서
저마다 마음의 짐을 깔깔, 낄낄 거리며
몇 번이나 치유 治癒 한다
차에 쌓인 눈을 치우다가 사진을 찍는 사람
걷다가 돌아서며 자연을 담는 사람들
다 다시 볼 수 없는 내 생애生涯 선물에 연민憐憫이 더해져
자꾸만 자꾸만 뒤돌아 보는 것이다.
keyword
첫눈
생애
21
댓글
댓글
0
작성된 댓글이 없습니다.
작가에게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브런치에 로그인하고 댓글을 입력해보세요!
멤버쉽
차주도
소속
광진문인협회
<많이 놀다 보니 나이테가 보이더라> 출간작가
그 사람의 눈빛을 보다가 그 사람의 눈물을 잡고 싶어 하루를 지새우는 탁구강사입니다
구독자
369
구독
월간 멤버십 가입
월간 멤버십 가입
작가의 이전글
2025년 을사년 아침에
첫눈
작가의 다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