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나이가 가을입니다

by 차주도

제 나이가 가을입니다


계절 季節이 바뀌는 서울 거리는
여인네 옷차림에서 시작됩니다.
유행 流行과 멀리 떨어진 옷들을
장롱 欌籠 속에 끄집어내
잘 다듬어진 몸매를 과시하며
일터로 나가는 모습에서
깊어가는 가을을 느낍니다.

언제 이 더위가 가실까 하는 염려 念慮가
찰나 刹那인 것을 알면서도
마냥 그 속에 안주 安住하고 시간을 붙잡아
지나온 세월을 보상받듯 행복을 지키다 보니
푸르른 잎새가 적당히 퇴색 退色되어
또 다른 사람에게 안부를 묻고 싶은
오늘 하루.

제 나이가 가을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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