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아들 7주기에 보내는 편지

by 차주도

큰아들 7주기에 보내는 편지


큰아들 잘 있니?
너의 주검 앞에
눈으로 확인하는 검시 檢屍와
의학 드라마에서 본 듯한 부검 剖檢의 의미도 모른 채
죽음의 실체를 밝히기 위해
이라크에서 한국으로
너를 싣고 국립과학수사연구소로 부검 剖檢하기까지
이십 여 일의 행적 行跡은 엄청난 고민과 관습에 싸웠다.
어떤 일이 닥쳐도 후회하지 않기 위해
최선의 결정은
인내하며 냉정하게 행동하는 것으로
다짐하며
겪지 못한 삶의 행위를
철저한 고독과 너를 사랑한 아비의 책임만으로
뚜벅뚜벅 걸어온 시간이
7주기가 되었다.
견우와 직녀가 오작교에 만나 애틋한 사랑을 확인하는 칠석 다음날
백중기도를 드리는 불자들 앞에서
네 제사를 지내고
오후에는 시안으로 성환, 승민, 유주와 함께 다녀왔다.
"아들이 없으면 며느리도 없다"는
만고의 진리 앞에서도
혹시나 마음이 돌아왔을까 싶어
다녀간 흔적을 확인하지만
부질없는 짓이라 판단하고
네가 사랑한 가족이기에
너의 능력만큼 살아갈 수 있도록
시부모의 역할을 다하였기에
서운한 마음을 접기로 했다.
하지만 너를 생각하면 출렁거리는 심연의 바다에서
허우적거리는 아비임을 기억하라.
사후세계가 없다는 믿음을 갖고 있지만
혹, 만나진다면 불효자의 행위에 대한 엄벌 嚴罰을 각오해라.
먼지로라도 서로를 알아보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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