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 習慣의 기억
술을 마실 땐 모른다
깨고 나서야
객기 客氣 부린 사실을 안다.
항상 운동신경이 좋다는 자만 自慢이
깜박이는 푸른 신호등을 보고
주저 없이 뛴다.
발이 꼬인 사실을 잊은 채
꽈당
하늘에 별이 몇 개인지
안경테 날아가고
주을 겨를 없이 번쩍거리는 불빛들에
살아야겠다는 본능에
간신히 횡단보도를 빠져나온 순간
달빛 가린 밤이어서 다행이다
취해도 창피함을 아는지
먼지 털털 털고 아무렇지도 않게
아파트로 향하지만
뭔가 아프다는 취기의 느낌이
8개월이 지난 지금도 광대뼈를 가끔 만지작거리는 습관이 배였다
아스팔트에 만세 부르며
배구공을 블로킹하듯
얼굴을 지켰다는 사실만으로도
품위 유지한 그날의 기억 때문에
맨 정신으로도 절대 뛰지 않는
잰걸음으로 하루하루를 보낸다.
습관 習慣은 당해 봐야 고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