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주
주말이 되면
어떤 모습으로 놀고 있나
궁금해지는 마음에
탁구 회원들과의 담소 談笑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발걸음이 빨라지는데
어김없이 오늘도 함박눈을 뚫고
할머니와 친구처럼 반말하며 놀고 있는 유주가
벨의 비밀번호를 누르는 순간,
모든 동작을 일시 정지한 채
귀를 쫑긋하는 적막 寂寞이
행복의 순간이다
문이 열리면
득달같이 달려와
할아버지!
하며 두 팔을 하늘로 올리면,
안아서 두세 번 천장이 닿을 만큼
기쁨을 표현하는 인사법이
아직까지 나의 특권이다
여섯 끝자락을 달리는 유주는
마음이 여려 눈물샘이 마르지 않는다
이 장점을 활용하여
TV는 어린이 유튜버로,
컴퓨터 소리마저 소음 騷音이라며
안방으로 핸드폰 들고 퇴출 退出 시키는
무한 권력을 휘두르는 독주 獨走는
오미크론 영향으로 이틀이 아닌
사흘이란다.
유주의 눈을 보면
그래도 마냥 행복해진다.
시작 노트
손녀만 보면 흐뭇한 미소 微笑를 짓는 것은
할아버지의 영원한 캐릭터라
설명의 여지 餘地가 없고
혼자일 때 유주는
온통 집안의 사랑을 독차지했지만
남동생이 태어나 조금의 틈이 생기자
그 땜빵이 할머니의 사랑으로 메꾸어진다
이제는 성장해 초딩 3학년임에도 불구하고
떠먹이는 한 숟가락 밥에 응석을 부리면서도
할아버지의 볼을 비비는 천사가 있다는 것만으로
산다는 의미 意味가 충분하다
내 생일 때 선물한 유주의 그림이 사랑스러워 서재 깊숙한 곳에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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