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새벽 단상 08화

적폐 청산 1호, 자신을 일인 시위 합니다

by 차주도

적폐 청산 積弊 淸算 1호, 자신을 일인 시위 합니다



쌓여있는 부패덩어리는
힘 있는 대기업이 아니라
싸울 줄 모르는 비겁 卑怯한 자신입니다

쌓여있는 부패덩어리는
근엄 謹嚴한 판사의 선고문이 진실 眞實일 거라고
믿어왔던 순수 純粹가 무너져도
싸울 줄 모르는 비겁 卑怯한 자신입니다

일인 시위마저도
한 번 진행할 때마다 일백만 원을 내라는 대기업의 소송에
칠십만 원 감하고
그나마 자식 잃은 아비 불쌍하다고
삼십만 원만 선고한 판사의 아량 雅量 앞에서
싸울 줄 모르는 비겁 卑怯한 자신입니다

이 나라가 싫어져서 떠나는 사람들을 보면서
다른 나라가 어떤지 모르기에
적폐 積弊 청산 淸算을 부르짖는 순진 純眞한 정부와
힘 있는 대기업과
근엄 謹嚴한 판사와
싸울 줄 모르는 나약 懦弱한 자신이 어우러져 단 하루만이라도 살았으면 합니다

최선 最善을 다하면 아름다운 미래가 보장된다고
잠시 떨어져 있자고 떠난 이라크에서
죽음마저 왜곡 歪曲된 삶의 기록을 바로 잡지 못하는 아비가 적폐 積弊 청산 淸算의 1호입니다

싸울 줄 모르는 비겁 卑怯한 일인 시위가 아닌
당당한 하루를 맞는 적폐 積弊 청산 淸算이기를
그런 하루가 행복이기를 믿는.


시작 노트

견우와 직녀가 만난 다음 날
이라크에서 교통사고로 큰아들의 사망소식을 듣고
내 삶은 지워졌습니다
살아온 60년의
도덕이나
진실이나
정의가
송두리째 무너진 이 나라가 있다는 사실이 부끄러웠습니다

교과서에서 배운 순수 純粹가 무너져
걷잡을 수 없는 방황 彷徨과 체념 諦念의 기로 岐路에서
5년이란 시간을 대기업과
아들 죽음의 진실을 찾기 위해 싸운 과정에서
겪지 않으면 이해되지 않는 정황 情況 앞에
고뇌 苦惱와 좌절 挫折의 시간 앞에

무릎 꿇지 않았습니다.

정부 위에 군림 君臨하는 대기업도
숱한 계란을 바위에 던지면
역겨운 비린내에 슬쩍(어쩔 수 없이) 피해 가는 척하지만
무서운 집단임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그런 시간들이 흘러 11년 차 기일 忌日인 오늘
큰아들을 보고 오면서
나 자신에게 적폐 積弊 청산 淸算의 배수지진 背水之陣을 치고 싸운 세월이 부끄럽지 않았다고
그나마 마음을 다독일 수 있어서
다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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