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새벽 단상 10화

이치

by 차주도

이치 理致



초보시절 영어를 만났을 때
그 많은 단어들을 어떻게 기억하나 하는 조바심으로
소사전을 찢어가며 상징적인 뜻만을 달달 외우다
늪속에 갇혀버린 세월이나

그것만이 최선 最善이라고
전부라고 믿었던 사람들과의 기억이 미미 微微해지고
폐차된 차가 몇 대인지 더듬거려지는 오늘을 잠시 비우고
가족이 주는 의미가 무언지 확인하여야만 되는
서글픔을 인정하며 떠난 여행.

투명한 바다가
스미는 바람이
한적 閑適한 도시가
너무나 비교되는 낯선 땅이지만
언젠가 한 번쯤 지나쳐버린 그 도로를 회상 回想하며 걷는듯한 착각 錯覺이 자연스러운 나이.

삼만 번의 스윙이 한 번의 동작으로 기억되는 탁구처럼
의식되지 않는 쉬운 영어단어들이
그 의미를 찾아가듯
순리 順理대로 하루를 보내는 오늘이
숨겨놓은 보물 寶物인 것을.


시작 노트

어떤 이는 참 쉽게 살고
어떤 이는 걱정거리를 달고 살고
가만히 그 속에 들어가면
합당 合當한 근거 根據가 분명 있다

즐기듯이 공부하는 학생과
수동적으로 공부하는 학생과의 차이처럼
욕심보다 작은 것에 삶의 의미를 주는 소소한 삶이 행복인 줄 알면서도
현실은 욕망의 저울에 흔들린다

그 흔들림에서 벗어나기 위해
작은아들 내외와 손녀와 함께
무리한 괌여행을 시도했다
꿈속에서 본 듯한 낯선 거리가
낯설지 않고
사람 사는 세상
어디나 같다는 긍정 肯定을 품는 것은
큰아들의 사고사가 치유 治癒되지 않는 상처 傷處이기에
조심조심 한 발 한 발을 떼는 걸음마 아이의 심정으로
발상 發想의 전환 轉換을 꾀했다

이 이후 함께 떠난 다낭, 호이안, 냐짱까지
세 번의 가족여행으로
단단히 익어가는 삶 속에 있다는 반증 反證은
서로의 상처 傷處를 드러내지 않고
각자의 가슴에 품었기에 가능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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