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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연 May 10. 2024

개미지옥

시 poem



불현듯 불안감이 밀려온다


있으면 안 되는 자리에 떠밀려 온 듯하다


우두커니 서있으면 세찬 바람이 분 듯하고

바글거리는 개미들은 그들의 왕을 선봉 하며

우러러 추대한다


왕은 그의 신념과 정치

그리고 그가 사랑하는 여인을 위한

시를 낭송하기 바빴고


굶주린 백성인 나는 가야할 길을 잃었다


내가 있는 이곳은

아름다운 동산이 아닌

말 그대로의 지옥

개미지옥이기 때문이다


나는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처량한 신세


개미의 왕은 서슬이 퍼런 칼날을

무자비하게 휘둘러

그를 찬양하지 않는 소리 없는 자들을

무참히 처단하여 공포를 준다


동시에 너무나도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며

그의 손길이 내뿜는 강력한

페르 향기에 도취된 소리 내는 자들을

유희로 젖게 만든다


겉과 속이 다른 페르소나의 왕

정신이 혼미하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무슨 역할을 위해 여기에 존재하는 가


무언가 나를 옥죄어 오는 듯한 느낌이다


저 멀리 개미의 왕이 지켜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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