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자 공예 작가 -채민우 시스터-
“Interview Question”
1. 도자 공예 작가로 활동하고 계신데요. 하고 계신 일에 대해서 소개해 주시겠어요?
안녕하세요 세라믹 모듈 작업을 하고 있는 도자공예 작가 채민우입니다. 도자기 오브제와 테이블웨어 작업을 병행하며 작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제가 운영 중인 세라믹 브랜드 ‘chaeramic’의 이름은 저의 성씨인 ‘채’와 도자기의 ‘ceramic’을 합쳐 만든 이름이에요. 도자 작업은 흙이라는 원초적인 재료를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저의 손을 거쳐 여러 공정을 통해 만들어지는데 아무래도 공정이 많다 보니 갈라지거나 가마에서 유약이 끓는 등 예상치 못한 일들이 많이 생겨서 마음이 상처받는 일이 많아요. 일의 과정이 인내와 끈기가 필요한 수행의 과정이라서 마지막에 작품을 잘 완성했을 때 희열을 느끼죠. 처음에는 많이 힘들었는데 이제는 즐기는 것 같기도?... 합니다. 아직 부족하지만 차근차근 제 작업과 브랜드를 열심히 키우고 있어요!
2. 세상에 워낙 뛰어난 분들이 많아서 예술가로써 브랜딩을 한다는 것이 쉽지 않을 것 같아요. ‘chaeramic’을 브랜딩하는 과정 중 기억나는 순간이 있을까요?
2021년 저의 시그니처라고 할 수 있는 ‘mobius’시리즈 작업이 ‘렉서스 크리에이티브 마스터즈 어워드’에 선정되었는데, 이 일이 제게 가장 인상적인 순간이었어요. 학부 졸업을 앞두고 진로 문제로 매우 혼란스러운 시기였는데, 이 일로 지금의 작업실을 얻게 되었고, 많은 분들께 제 작업이 소개되고 멘토링을 통해 성장하면서 본격적으로 작가로서 활동할 수 있는 큰 계기가 되었어요. 그간 열심히 해왔던 작업들이 인정받은 것 같아 기뻤고 한편으로는 더 열심히 하고 싶은 일을 하도록 채찍질하는 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만드는 공예가로서의 자부심을 갖게 했고요. 지금의 저를 있게 한 터닝포인트가 아닌가 싶습니다.
3. 앞으로의 chaeramic 그리고 채민우 시스터가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이 궁금해요.
최근 새로운 작업들을 많이 구상 중이에요. 그중에서도 컵이나 접시 같은 테이블웨어 작업들을 준비하고 있어요. 기존의 오브제 작업들이 가진 조형요소로 만들어진 좀 더 실용적인 작업물들을 많은 분들이 사용하면서 느껴보기를 바라며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작업과 함께 사진 촬영에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어요. 최근 작업을 하면서 만드는 것뿐만 아니라 어디에 어떻게 찍혀야 예쁜지에 대한 중요성을 깨닫고 있어요. 그래서 촬영법이나 촬영에 필요한 꽃, 오브제 같은 소품에도 많이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제게 행복은 목표가 아닌 과정의 일부로 생각해요. 그리고 저처럼 무언가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창작자에게 행복은 ‘작업하는 나’가 계속 유지되는 것이에요. 그러기 위해선 작업할 수 있는 공간, 작업을 좋아해 주는 사람들과의 소통이 필수라고 생각해요. 그래야 행복의 방향을 잃지 않고 나아갈 수 있는 것 같아요. 저 또한 그 과정을 걷고 있고, 최근에 준비 중인 테이블웨어 작업이 무사히 잘되기를 바라요.
4. 채민우 시스터를 향기로 표현한다면 어떤 향기로 표현할 수 있을까요?
석고 작업, 성형 작업, 가마 소성 등 도자 작업과 함께 디자인, 작품 촬영과 같은 전반적인 작업들을 모두 제 작업실에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작업을 주로 하는 공간이다 보니 흙냄새가 많이 나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흙 먼지의 쾌쾌한 냄새를 싫어하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그 흙의 칙칙하지만 차분한 회색 냄새를 좋아해요. 오랫동안 흙이 있는 공간에서 살다시피 하다 보니 익숙한 것도 있고 무엇보다 그 공간에 있으면, 무언가 새로운 것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겨요. 현재 이 공간이 저의 첫 작업실이다 보니 단어로 압축하자면, ‘시작’, ‘초심’, ‘출발’이라는 의미가 있어요. 누군가에게 새로운 출발과 시작의 감정은 앞으로 나아가는데 큰 원동력이 되잖아요. 지금 그리고 10년 뒤에도 제 작업 공간의 흙냄새는 새로운 출발을 위한 ‘기대’, ‘열정’, ‘신선함’과 같은 감정이 떠오를 것 같네요. 제 바람이지만, 아마 10년이 지나면 지금보다 더 성장하고 성숙해져 있을 것 같아요.
5. 흙냄새가 향기로운 작가 채민우 시스터의 자주 사용하는 향기 제품도 궁금하네요.
직업 특성상 손에 흙과 물을 많이 만지다 보니 쉽게 살이 트고 건조해져요. 그래서 핸드크림을 꼭 챙기고 다니는데, 저는 평소에 논픽션 브랜드의 ‘santal cream’ 핸드크림을 자주 사용해요. 우연히 선물로 받아서 사용했는데 향이 제 스타일이라 계속 쓰고 있어요. 논픽션 브랜드의 ‘santal cream’ 핸드크림은 산뜻한 무화과 향과 부드러운 우드향이 나는데, 무화과의 달콤하고 산뜻한 향과 은은하게 남는 우드향이 내추럴 하면서 세련된 분위기를 만들어줘요. 개인적으로 강한 향보다는 은은한 향을 더 좋아하는데 이것도 만족하면서 달콤한 향도 같이 있어서 자주 사용하는 것 같아요. 무엇보다 제 작업이 세련된 느낌이지만 재료는 자연에서 온 흙이라는 점에서 이 제품의 향과 매우 비슷한 것 같아서 더 끌리는 것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