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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파스를 녹여 사랑하는 마음으로

크레파스 예술가 -파시호시 시스터-


“Interview Question”


1. 크레파스 예술가 <파시호시> 시스터는 어떤 일을 하고 계시는지 간단하게 소개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크레파스를 녹여 그림을 그리는 파시호시입니다. 주로 개인적인 작품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그린 그림들이 저희 집이 아닌 다른 공간에 전시되는 순간 보람됨을 느껴요. 더 넓은 곳에 가서 사랑받는 그림을 보면 마음이 붕 뜨는 기분입니다. 그리고 SNS를 통해서 그림으로 인해 많은 위로를 받았다는 댓글이나 메시지를 받으며 소통할 때, 제가 그린 그림이 누군가에게 저와 같은 마음으로 전달되었다는 사실이 신기합니다. 그림을 그릴 때 담았던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생각하면 그림을 그리는 순간 자체가 저에게는 굉장히 매력적인 순간입니다.



2. 파시호시 시스터의 SNS를 보면 많은 분들이 사랑과 위로를 받아 가는 것이 느껴져요. 파시호시의 팬분 중 특별히 생각나는 분이 있을까요?

전시를 하면 그림을 보러 와주신 분들과 짧게나마 대화를 합니다. 종종 대화가 재밌거나 이야기가 길어지면 50분가량 그림 앞에 서서 이야기하기도 해요. 한 번은 그림을 봐 주신 분이 작품 설명을 듣고 눈물을 흘리셨는데 눈을 마주치자마자 같이 눈물을 흘리며 부둥켜안았어요. 저는 그 순간을 절대 잊지 못해요. 자세한 이야기 없이 눈을 마주친 순간 위로받는 기분이었습니다. 내가 느낀 이 감정을 또 다른 내가 공감해 주고 있는 느낌을 받았어요. 몇 년이 흐른 뒤인 지금이지만 이 질문을 받자마자 그때의 순간이 바로 생각나네요. 전시 앞에서 대화를 나누면 낯선 타인의 이야기 속에 또 다른 저의 면을 발견하고 놀라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림에 공감해 주시는 분들 또한 저와 같은 감정을 느꼈다고 생각하면 느낌이 이상할 때가 있어요.



3. 파시호시 시스터는 어떤 향기와 함께 작품 활동을 하고 계세요?

집에 방 하나를 작업실로 만들어서 그곳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어요. 꽃집에서 나는 식물 냄새를 정말 좋아하는데 ‘그린에어리’라고 꽃집 향이 그대로 나는 디퓨저를 작업실에 두고 있어요. 이 디퓨저 향이 퍼지면 자연 속에서 그림을 그리는 느낌이라 창문을 열고 바라본 풍경과 작업실의 향을 맡으면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그리고 스트레스 받을 때는 특별히 포레스트 레인이라는 향의 인센스 스틱을 피웁니다. 비 온 뒤 숲속의 향기라고 하는데 절에 가면 나는 그 향인 것 같아서 절에 갔을 때와 같이 기분이 나아져요. 저는 마음이 복잡하고 생각이 많을 때는 주로 절에 가곤 했거든요. 절 특유의 숲에 감싸 안기는 듯한 분위기와 목탁소리, 그리고 절에서 나는 향이 마음을 편안하게 해줘요. 스트레스에 취약해서 조금만 정신이 흐트러지면 불안해서 가슴이 뛰곤 하는데 그때마다 인센스 스틱의 향을 맡으면, 불안했던 마음이 조금이나마 진정이 되더라고요.나중에는 어떤 감정이고 어떠한 기억이든 이 공간에서 느껴지는 향기 모두 추억이 되어 나빴던 기억마저 좋았던 순간들로 기억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고통스러운 순간마저 시간이 지나면 그저 지나왔던 추억이 되니까 그리울 것 같아요. 



4. 크레파스로 사랑을 전하는 파시호시의 행복의 방향성은 어디를 향하고 있을까요?

제 그림의 원동력은 사랑이라는 감정입니다. 그래서 주변의 소소한 일상 속 작은 대화에도 사랑을 느끼지만, 더 다양하고 많은 이야기를 듣고 싶어서 시사다큐를 많이 보고 있어요. 그중 최근에는 궁금한 이야기 Y에 빠져 있어요. 사람을 보고 욕을 하며 적대감을 드러내면서도 사람이 그리워 마음을 여는 모습을 보면 많은 것을 깨닫게 됩니다. 저는 제 주변의 사랑하는 것들이 평생 함께 할 줄 알았어요. 아침에 눈을 뜨면 보이는 사랑하는 강아지와 고양이들이 계속 곁에 있을 것이라는 착각 속에 살았어요.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흐른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외면하고 싶었나 봅니다. 언제인지 모르게 변해버린 강아지를 보고, 제 곁에 소중한 이들이 존재하는 시간이 사랑스럽게 느껴졌습니다. 아침이 오면 밤이 오고 또 내일이 오는 당연하다 여겨왔던 하루를 당연한 것이 아닌 감사한 하루라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끝이 있다는 걸 깨닫지 못했을 때 의미 없이 흘려보낸 시간은 다시 잡을 수 없지만, 깨달은 시점부터는 잊지 않고 평범한 하루에 감사한 마음으로 사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행복은 하루 안에 존재하는 소중한 일상의 일부분을 깨닫는 것부터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파시호시 시스터처럼 말하지 않아도 누군가와 감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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