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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없는 나의 방을 노래하는

싱어송라이터 -강지원 시스터-


“Interview Question”


1. 싱어송라이터 강지원 시스터는 음악 활동의 어떤 점이 가장 매력적인가요? 

안녕하세요, 프로듀서 및 싱어송라이터로 활동하고 있는 강지원입니다. 지금은 대중가요 편곡, 피아노 세션을 겸하며 앨범 준비를 하고 있어요. ‘Need To Pray’라는 가스펠팀에서 건반 연주자로도 활동하고 있고, 유튜브에 가끔 커버 영상도 올리면서 즐겁게 음악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음악활동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협업할 때 가장 매력을 느껴요. 틀만 있는 곡에는 개인만이 줄 수 있는 색채가 다르다 보니 의견을 수렴하며 최선의 사운드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너무 매력적이거든요. 특히 같은 아이디어가 떠올랐을 때 마음이 통하는 기분은 정말 저를 기분 좋게 만듭니다. 음악은 사람의 감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다 보니 음악 활동을 하면서 인상적이었던 순간이 정말 많아요. 그중 하나를 꼽자면 Need To Pray 밴드 음원을 준비할 때가 생각나네요. 가스펠 장르 특성상 콰이어(합창)가 필요한데, 같이 화음을 맞추다가 스튜디오에서 한마음으로 노래를 녹음할 때 쾌감이 엄청났습니다. 그 후로도 밴드 작업 중 각자의 역량으로 소리가 좋아지는 과정에서 큰 보람을 느끼고 있어요. 그리고 앨범을 내고 제 지인들만 들을 줄만 알았는데 팬이 생기고, 주기적으로 스트리밍을 해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다음 앨범을 준비하는 데 큰 힘이 되어요!



2. 지원 시스터의 곡 <Have You Ever>의 가사 속 질문에는 사연이 있을 것만 같은 감동이 있어요. 이 곡은 어떻게 쓰인 곡인지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작년 초에 키우던 강아지가 무지개다리를 건넜어요. 처음 키웠던 강아지여서 이래저래 못 해준 점이 많아 미안함이 많이 남더라고요. 산책도 많이 못 시켜주고 하루 종일 밖에 있다가 들어오는 날이 많아서 홀로 집에 남아 있는 시간이 정말 많은 아이였어요. 집에 들어가면 항상 꼬리를 흔들며 반겨주던 아이였는데, 제가 없는 동안 텅 빈 방에서 홀로 남겨졌던 강아지는 어떤 기분이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Have You Ever>는 화자가 강아지가 되어 저에게 정말 소중했다고 말해주는 노래예요. 저에게는 강아지이지만 노래를 듣는 누군가에게는 화자가 가족, 사랑하는 이가 될 수 있겠네요.



3. 향기는 감정을 더 잘 기억하게 해준다고 해요. <Have You Ever>는 어떤 향기를 머금은 곡인가요?

 곡의 첫 가사는 ‘Have You Ever Seen Your Room Without You?’예요. 해석하자면 ‘네가 없는 너의 방을 본 적 있니?’라는 뜻이죠. ‘내가 없는 나의 방’에 관한 노래입니다. 보통 저는 오전에 나가 밤늦게 집에 들어와요. 다른 가족들도 그렇고요. 그렇다 보니 저녁이 되어 노을이 점점 어두워질 땐 거의 집이 비어 있어요. 방이 점점 어두워질 때, 느껴지는 외로움을 너무 잘 아는데 혼자 남겨져 있을 강아지는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많이 생각했던 것 같아요. 다른 방향으로 곡을 해석한다면 ‘누군가 자주 있는 공간’에 관련된 노래예요. 예를 들어 저는 거의 하루 종일 작업실에서 시간을 보내는데 분명 제가 없어도 저의 흔적을 강하게 느낄 수 있을 거예요. 그런 나만의 공간 자체에서 느껴지는 애틋함과 소중함을 담아보고 싶었어요. 제가 생각하는 이 곡의 공간은 집이다 보니 아무래도 옷 냄새가 제일 먼저 떠올라요. 섬유 유연제 향기, 혹은 옷을 잘못 말렸을 때 나는 특유의 꿉꿉한 냄새. 그리고 옷에 베어버린 강아지 꼬신내, 인센스 스틱 냄새. 그런 냄새들이 합쳐져서 너무나 익숙해진 향이에요. ‘집 냄새’ 라고들 하죠. 10년 뒤 이 집 냄새를 다시 맡는다면 포근한 노스텔지아로 기억될 것 같아요. 이 집은 제가 20년 넘게 오랫동안 살고 있는 집이에요. 그만큼 제 인생을 담고 있는 공간이기 때문에 익숙함과 편안함이 떠오르겠죠.



4. 지원 시스터의 노스텔지아, 집에서 자주 사용하는 향기 제품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저는 대체적으로 우디한 향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그러다보니 우디한 룸 스프레이, 또는 스머지 스틱, 인센스 스틱을 자주 이용해요. 룸 스프레이, 디퓨저는 Rest In Nature의 Florist , 디퓨저는 Natural Wood 향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Tambourins 000 룸스프레이 제품도 종종 사용해요. 인센스 스틱은 HEM사의 White Musk, Nag Champa 향을 좋아해요. 온도의 팔로산토 스머지 스틱도 애용하고 있죠. 이 향들의 공통점이 있다면 그 공간의 느낌을 코지하게 만들어준다는 것이에요! 우디한 향은 제게 중성적이라고 느껴져요. 너무 여성적이거나 남성적인 향들은 과하다고 느껴져 거부감이 들 때가 종종 있는데, 제가 쓰는 제품들은 대체적으로 담백하고 차분한 향이죠. 따뜻한 무드를 좋아하는 편이라 우디한 향에 더 환장하는 것 같네요. 



5. 지원 시스터의 음악이 시작되는 작업실은 시스터에게 어떤 공간인가요?

최근에 개인 작업실을 만들었어요. 좁은 벌집형 작업실을 쓰다 처음으로 써보는 개인 작업실이라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좋아하는 것들로만 채우고 싶어서 악기들도 업그레이드하고, 테이블도 직접 제작하고, 러그와 소파, 온갖 가구들을 하나하나 직접 골라 작업실을 꾸몄어요. 본인만의 공간을 꾸민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인 것 같아요. 저도 모르게 온 신경이 그곳에 집중되어 있더라고요. 원래 피아노를 메인 악기로 활동하는데 이 작업실에서 치는 기타 연주에 매료됐어요. 기타만의 러프한 질감이 너무 매력적이어서 틈날 때마다 열심히 치고 있습니다. 새로운 작업실도 생기고, 녹음에 필요한 다양한 장비들을 하나씩 장만하고 있다 보니 작업실을 홈 스튜디오처럼 꾸며 재밌는 작업들을 진행해 볼 예정이에요. 저는 아무 생각도 안 하고 음악에 몰입할 수 있을 때 제일 행복해요. 그러기 위해 새로운 영감들을 찾으러 다닐 거예요. 어떤 경험이든 좋은 음악으로 배출된다면 보람차다고 생각해요! 




지원 시스터의 방처럼

익숙한 공간에서 떠오르는 누군가가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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