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정자는 따로 있다? 마음에 꽂히는 실전면접 편 (1)
‘안녕하십니까. 지원자 000 인사드립니다.’
얼마나 내공이 쌓이면, 익숙해질 수 있을까? 야근 중에도 틈틈이 시간을 내어 연습하였지만, 자기소개부터 준비한 대로 나오지 않았다. 신입사원 때만큼 경직된 분위기는 아니지만, 날카로운 질문에 식은땀이 나는 것까진 막을 길이 없다. 모처럼 잡은 기회인데, 아쉬움이 밀려오는 것은 어쩔 수 없다.
1. 첫인상은 당신의 생각보다 중요하다.
대학교에서 첫 오리엔테이션을 할 때, 마음에 드는 소개팅에서, 첫인상이 결정되는 시간은 얼마나 될까?
책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통상 5초라 한다. 그럴만한 것이 사람에게 전해지는 정보의 87%는 눈을 통해서 전해진다 한다. <질문이 답이다>의 저자 앨런 피츠에 따르면, 귀를 통한 것은 9%, 다른 기관은 4%만을 담당할 뿐이다. 시각을 통해 우리는 걸음걸이를 보고, 표정을 보고, 복식을 관찰한다. 말도 나누기 전에 90%에 가까운 정보를 얻고, 5초의 시간에 결정을 내리는 것이다. 이를 우리는 선입견이라 한다. 이를 통해 과연 면접 대상자가 자신감이 있는지, 긍정적인 성향인지, 조직문화에 맞는지 짐작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혹자는 과도한 선입견이라 여길지 모른다. (구글의 前인사담당 수석 부사장이자 Humo의 CEO인 라즐로 복(Laszlo Bock) 역시 인재 채용에서 이러한 확증편향을 경계하였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면접관은 본인이 판단한 선입견으로 후보자를 판단하고 질문할 것이다. 면접관을 바꿀 수 없다면, 내가 변하고, 내가 대비하는 수밖에 없다. 면접 전 되도록 밝고 긍정적인 인상, 바른 자세를 유지하라. 이를 위해 면접 전에는 의도적으로 기분 좋은 상상, 자신감을 불어넣는 말을 되네여라. 이 주문이 당신의 걸음걸이로, 자세로, 표정으로 드러날 것이다. 무엇보다 스스로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어주는 것은 해당 포지션에 대한 확신과 면밀한 준비일 것이다.
면접 복장은 별도로 명기되어 있지 않는 한, 입사하고자 하는 회사보다 보수적인 복식을 취하는 것이 안전하다. 금융사, 경영컨설팅 업계라면 슈트를, IT나 패션 등 자율성과 개성을 존중하는 업계라도 비즈니스 캐주얼을 넘지 않는 것이 좋다. 대부분의 스타트업, IT업계의 경우 복장 제한이 없는 경우가 다수이다. 트렌디한 청바지와 패션감각이 플러스가 될 수도 있지만, 보수적인 성향의 사람에게는 마이너스가 될 수 있음을 기억하자. 실제 필자는 스타트업 인사담당자에게 과도하게 트렌디한 복장이 이력서의 다른 의문점들과 합쳐져서, 과도하게 개방적인 부정적 인상을 주었다는 피드백을 받기도 하였다. 물론 혹자는 이러한 성향의 인재를 반길 수도 있고, 면접 복장이 탈락 여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생각하기엔 억지일 수 있다. 다만 앞서 말한 것과 같이, 이는 증폭제의 역할, 선입견의 프레임을 씌운다. 과도함 보다는 보수적일 것을 제안하는 이유이다.
2. 면접은 이미 시작되었다.
면접의 시작은 언제일까? 면접장으로 들어서면서부터? 면접을 시작할 때? 좀 더 엄밀히 말하면, 채용사에 들어선 순간부터라 생각한다. 모대기업 인사담당자와의 면담 시 들려준 이야기는 위의 주장을 뒷받침한다.
“3차 회장님(최종면접) 면접 인터뷰 시 후보자가 대기장에서 너무 안하무인 하고, 무례한 태도를 보였어요. 회장님께 보고된 인력을 실무자들이 거른 다는 것에 상당히 리스크가 있었지만, 임원진께 보고해야겠다고 마음먹었죠. 근데 역시나 회장님 면접에서 떨어지더라고요.”
대부분 기업이 3차 면접까지 진행할 경우엔 1~2 배수인 점을 고려할 때, 파격적이지 않을 수 없다. 기억하자. 회사를 들어선 순간, 회사의 수많은 시선들은 당신을 평가한다. 아울러 어느 회사의 프로세스도 형식적으로, 그냥 보는 면접은 없다.
3. 면접 시 챙겨야 할 3가지_자신감, 겸손함, 진솔함.
필자는 고객사에 추천 전 후보자들을 만나보고 사전 인터뷰를 진행한다. 긴박한 일정, 지방근무 등으로 부득이하게 상황이 안될 때에는, 면접 전에라도 꼭 만나서, 인터뷰를 진행한다. 경력 및 자격사항이야 어느 정도 검증이 된 후보자들이고, 현업에 대해서는 필자가 첨언할 것이 많이 없다. 해당 회사의 비전과 성향, 업계 트렌드, 면접을 위한 스킬을 제공하는 것으로 인터뷰는 대략 마무리된다. 이때 후보자에게 필자가 꼭 마지막으로 당부하는 3가지가 있다.
‘자신감, 겸손함, 진솔함’
앞서 채용의 본질이 같이 일할 사람을 뽑는 것임을 언급하였다. 이는 많은 의미를 포함한다. 프로이기 때문에 Professional 해야 함은 당연한 것이다. 일을 위임하고 맡기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Professional이 내재된 업무에 대한 자신감이다. 하지만 업무 성과만을 달성한다고 다 되는 것일까? 조직에 융화되지 못하는 인재는 암과 같다. 많은 기업들이 시행착오 끝에 블라인드 채용 등을 확대하는 이유 중 하나이다. 아울러 진솔함이다. 본인의 성과가 아닌 일도 본인이 했다고 포장하는 경우가 있다. 임기응변으로 기회는 잡을지 몰라도, 본인에게도 회사에게도 비극이요, 위기가 될 확률이 높다.
꾸미지 말자. 모르는 것은 문제가 될 수도 감점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그러나 아는 척해서 생기는 문제에 비하면 가벼운 수준이다.
채용과정에서 후보자를 검토할 때 서류 검토와 면접을 진행한다. 대학생 및 일부 전문가들은 사람을 단지 서류와 한 두 번의 면접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하지만, 필자의 생각은 조금은 다르다. 이력서 작성, 면접 시 요구되는 역량들은 단지 면접 만이 아닌 직장생활에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역량이기 때문이다. 직장생활에서 직군에 따라 차등은 있겠지만, 요구되는 핵심 역량은 바로 보고이다. 한 예로, 필자는 신입사원 시절 회사의 주재원 출신 선배와 술자리를 하며, 뛰어난 외국어 구사 능력을 갖춘 것을 부러워한 적이 있다. 그러자 선배는 정색을 하며, 영어보다, 한글을 잘하는 것이 훨씬 어렵고, 중요하다는 말을 하였다. 필자도, 그 선배도 같은 해외 영업 직군으로써, 선뜻 그 말을 이해하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업력이 쌓이면서 선배가 말한 한글을 잘한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파악할 수 있었다. 즉 서면, 대면 보고이자, 리포팅 능력이다. 회사 업무는 주간, 월간, 분기별 현황 및 프로젝트 경과 및 현안 보고, MBO 및 KPI Status 보고자료 및 세미나, 프로세스에 따른 대내외적 회의는 물론이요. 이에 따른 수많은 프레젠테이션 및 상급자 대면보고, 부서 내 세미나 등 수많은 Paper Work와 미팅, 프레젠테이션으로 이루어져 있다. 쉽게 긴장하기 쉬운 면접의 특성을 고려하더라도 본인의 성과도 정리 못하는 회계 직군을, 본인 실적도 발표 못하는 영업 인력을 반길 회사는 많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