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의 크기는 중요하지 않다. 235mm도 270mm도 결국 발끝이 향하는 방향이 중요하다. 나는 줄곧 내가 하는 생각의 방향을 결정하는 것은 크기라고 여겨왔다. 하지만 누구도 처음부터 크기가 클 수는 없다. 이 점을 인정해야 시작이 쉽고, 기대치는 낮아진다.
작은 성공이 모여 큰 성공을 만든다고 하던데 나는 작은 과제를 시도하기는커녕 시작부터 멋지고 잘 갖춘 상태이기를 기대해 왔다. 그러다 보니 시작조차 하지 않고 마음만 급해 늘 불안과 불만 속에 묻혀 버린 나머지 늘 불만족의 연속이었다. 만성적 불만족의 삶이랄까.
최근 시작한 몇 가지의 작은 시도들. 글을 쓰고, 운동을 하고 종이신문을 읽는 것 등은 완벽하진 않지만 꾸역꾸역 이어지고 있고, 하나씩 완료할 때마다 조금씩 나를 기특해하고 있는 중이다. 그러면서도 한편에서는 이렇게 하는 것이 맞나 하는 의구심이 슬슬 고개를 내밀곤 했었다. 어느 날인가 유튜브의 바다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던 중 우연히 이 글의 첫 문단의 첫 문장을 들었다. 맥락도 없이 불쑥 들어와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그 말에 사로잡혀 그 영상을 몇 번이나 다시 봤다.
설령 이 시도들 중 중간에 뭐가 하나 중단된다고 해도 자책하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한다. 나에게는 조금씩 해내어 누적된 성공의 경험이 있으니까. 보이는 것보다 훨씬 가깝게 한 걸음 풍요로운 사람이 되어가고 있는 거겠지? 오늘도 주문처럼 ‘나의 발끝이 향하는 곳’이 결국 내가 원하는 삶일 거라는 불확실한 믿음으로 마친다. 나는 느린 걸음으로 한 방향을 향해 발끝을 옮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