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는 어떤 마음으로 끝이 보이지 않는 바다를 헤엄치고 있을까
바다가 너무 막막하게 느껴지진 않을까
혹시 헤엄치고 싶지 않을 때는 없을까
그러면 그 크고 넓은 바다에서 어찌해야 하나
떠날 수도 머물 수도 없는 그곳에서 제 몸만큼 커다란 슬픔을 지고 있는 건 아닐까
그러다 문득 당신이 떠올랐어요
당신도 살다가 무서운 순간이 있겠구나
도망치고 멈추고 그만두고 싶은 순간도 있겠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늘 그래왔듯이 겁 많은 나를 안심시키며 웃고 있을 수도 있겠구나
몸집만큼 무거운 슬픔을 등에 지고 오늘도 내게 왔겠구나
나는 아무 말없이 당신 손을 꼬옥 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