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창가에 서서 당신이 하염없이 바라보던 풍경은 어떠했을까
당신의 창가에
나는 수줍은 손톱달을 그렸다가
결 곱게 내리는 빗소리도 그렸다가
쏘옥쏘옥 애기손 같은 새잎도 그렸다가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도 그렸다가
팡팡 터지는 불꽃도 그렸다가
생각만으로도 분홍분홍한 벚꽃도 그렸다가
눈물나게 파아란 하늘도, 바람도, 햇살도 그려 넣었다가
한참을 지우고, 지우고, 지우고
당신 얼굴 하나만 오롯이 남겨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