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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풍경달다 Sep 03. 2024

이 여름을 그리워할 날이 올 것이다

한여름 박물관 벤치에 앉아있다가 흔들!

후덥지근한, 숨이 턱턱 막힐 것 같은, 잠 못 이루는, 지긋지긋한

이 여름을 그리워할 날이 올 것이다

끝날 것 같지 않던 계절을 함께 보낸 눈부신 초록초록과 웃음과 쨍쨍한 구름과 불면과 꽃무늬 양산과 아무 생각 없이 흥얼거리던 노래와 열일한 선풍기와 적당한 친절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짧은 응원과 그보다 더 짧은 분노와 낯선 풍경과 변함없는 눈빛과 오늘들이 인사도 없이 얕고 게으른 나를 지나쳐 저만치 가버렸다


아침저녁 바람이 달라졌다

이미 당신도 알겠지만 머지않아 우리는 이 여름과 여름을 살아낸 우리를 그리워할 것이다

설령 그립지 않다 해도 여름은 하나도 서운하지 않겠지만 나는 조금 서운할 것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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