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올리브유 Apr 22. 2016

엄마, 너무 예뻐

어린이집 하원 길에 딸기를 사줬다.

딸기를 좋아하는 수안이는

딸기를 좋아하는 호비를 껴안고


호비야, 우리 같이 딸기 먹을까?


딸기를 씻어 통에 담아 주자

딸기를 두 어개 먹더니

나를 부른다.


엄마, 우리 같이 딸기 먹을까?

저 조그만 아이의 마음 속에

맛있는 딸기를 먹을 때 나눠먹으려는 마음이

호비를 생각하는 마음이

엄마를 생각하는 마음이 들어있다.

나는 그 마음이 몹시 예쁘다.


딸기를 먹고 침대에 같이 누워 뒹굴거리는데

내 얼굴에 뽀뽀를 하고

손가락을 눈을 찌르고

입을 크게 버려 내 얼굴을 먹을 듯

온 얼굴에 침을 묻힌다.

그러더니 나를 보며 말한다.


엄마, 너무 예뻐.


마루로 나가더니

갑자기 공손해진 눈빛으로

두 손을 모으더니

내 눈을 보며 말한다.


엄마, 말랑말랑 쪼물쪼물 주세요


요즘 플레이도우에 푹 빠진 딸아이는

플레이도우를 두고

말랑말랑 쪼물쪼물이란다.

내가 하는 모든 말, 모든 의성어 의태어 심지어 혼잣말까지도

모조리 기억하고 따라하는 아이 앞에

나는 한 번더 말과 행동을 조심해야겠다, 생각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