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하원 길에 딸기를 사줬다.
딸기를 좋아하는 수안이는
딸기를 좋아하는 호비를 껴안고
호비야, 우리 같이 딸기 먹을까?
딸기를 씻어 통에 담아 주자
딸기를 두 어개 먹더니
나를 부른다.
엄마, 우리 같이 딸기 먹을까?
저 조그만 아이의 마음 속에
맛있는 딸기를 먹을 때 나눠먹으려는 마음이
호비를 생각하는 마음이
엄마를 생각하는 마음이 들어있다.
나는 그 마음이 몹시 예쁘다.
딸기를 먹고 침대에 같이 누워 뒹굴거리는데
내 얼굴에 뽀뽀를 하고
손가락을 눈을 찌르고
입을 크게 버려 내 얼굴을 먹을 듯
온 얼굴에 침을 묻힌다.
그러더니 나를 보며 말한다.
엄마, 너무 예뻐.
마루로 나가더니
갑자기 공손해진 눈빛으로
두 손을 모으더니
내 눈을 보며 말한다.
엄마, 말랑말랑 쪼물쪼물 주세요
요즘 플레이도우에 푹 빠진 딸아이는
플레이도우를 두고
말랑말랑 쪼물쪼물이란다.
내가 하는 모든 말, 모든 의성어 의태어 심지어 혼잣말까지도
모조리 기억하고 따라하는 아이 앞에
나는 한 번더 말과 행동을 조심해야겠다,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