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규칙 >
작은 테이블 사이에 큰 테이블이 하나 있다. 의자를 더 놓으면 8명까지는 넉넉하게 앉을 수 있으나 여러 가지 이유로 ‘6인 이상의 단체는 받지 않는다.‘ 고 문 앞에 써 붙여 안내하고 그렇게 가게를 유지하고 있다.
게으름이 거의 마지노선에 다다른 요즘은 12시 조금 넘어야 겨우 문을 연다. 서둘러 오픈하고 나면 마음의 준비 없이 손님을 맞게 되는 경우가 점점 빈번해져 스스로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는 요즘이다. 오늘따라 잠자리의 꿈도 참 사나웠다. 점심시간이 조금 지나면 손님들이 들기 시작하는데 오늘도 작은 테이블 하나와 창가 자리, 6인용 큰 테이블만 남아 있는 상태에 갑자기 여러 명의 사람들이 한꺼번에 들어오길래 몇 분이냐 물었더니 처음 들어온 남자 손님은 ‘몇 명이지...’로 얼버무리고 6인 석 큰 테이블로 자리를 잡았다. 뒤에 따라 들어온 여자 손님이 ‘6명이요’ 하고서는 같이 앉는 듯했다. 그 뒤로 계속 들어오는 손님들의 무리가 구분이 안가 한참을 지켜보다 먼저 주문하는 분들의 주문을 받고 큰 테이블에 앉은 일행 중 한 명이 주문을 하려 길래 받고 있는데 음료가 6개가 넘어간다. 뒤에 들어온 다른 테이블에 앉은 사람들도 일행이었던 것이다. ‘6명이요’라고 말했던 여자 손님은 간혹 가다 홀 케이크를 주문하던 사람으로 근처 회사의 근무하는 사람이라 안면이 있었고 6인 이상 단체를 받지 않는다는 것을 모르지 않는 손님이었다. 다 들어와 앉아 있는 판국에 나가라 할 수도 없어 주문을 하시는 손님께 따로 앉으셔도 6인 이상의 단체는 받지 않으니 앞으로는 참고 부탁한다고 싫은 소리를 해야 했다. 그들이라고 모르지 않았을 테다. 그냥 이렇게 한번 눈속임하면 그냥 넘어가겠지 했을 텐데. 사실 그냥 넘어가게 된 게 나는 화가 나는 거였다. ‘다 알고 있는 사람들이어서’ 더욱 말이다. 연이어 들어오는 손님들에게 주문이 밀려 기다려야 한다 안내하고 돌려보내며 큰 테이블에 앉은 그들이 이 상황에 대해 인지하기를 바랐다. 돌려보내는 손님이 생기는 것이 아까운 것은 아니다. 그들 때문에 돌아 나가야 하는 사람이 생겼다는 것을 알아주길 바라는 것이다.
6인 단체 팀 손님 받고 2인, 3인 각각 받으나 8인, 10인 단체를 받으나 같은 것이 아니냐 하겠지만 그것과 그것은 다르다. 그 지난한 이유를 일일이 소개할 일이 있으려나 모르겠지만 혼자서 오랜 기간 동안 일하면서 세운 가게의 규칙이다. 그런 규칙들로 불편함 없이 손님들도, 나도 쾌적하게 이 공간을 누리기를 바랄 뿐이다. 번번이 그런 규칙들을 무시당하며 상처 받고 있지만. 이런 일들이 잦아지다 보니 처음 가게를 시작할 때의 의도와 다르게 이 작은 공간은 지켜야 할 게 점점 많아지고 그로 인해 손님들에게도, 나에게도 안락한 공간이 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편안한 공간이 되고 싶어 발버둥 치듯 만드는 그런 것들이 자꾸 규칙이라는 이름으로 안내되어지고 있는 게 정말 너무 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