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rgo>
벗을 떠나 보낸
붉은 달빛 눈물겨웁다
발뒤꿈치를 사뿐 들고
지금 걷는 속도보다는 느리게,
Largo
새하얗게 젖어드는 산비알을 따라
내리 쏟아지는 향내음
신비로운 봄의 밤
오월
깊어가는 밤
마음을 열 때마다
가득한 아카시아 향기
***
주) 예년에 비해 계절이 빨라졌음은 이맘때 노래하던 아카시아 꽃이 이미 저물었단 것 봐도 알 수 있다.
밤길을 오다 보니 쥐똥나무 향이 그대로 아카시아 향기다.
이것으로 위안을 삼고 하루를 접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