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극을 줄 수 있다는 것
자극을 받는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유난히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나 성공한 사람들의 영상을 보면서 우리는 자극을 받는다. 그리고 자극받는 것에서 끝날 때도 있고 따라 하고 싶은 마음에 며칠간 열심히 실천해 볼 때도 있다. 자극을 받는 이유는 우리도 충분히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에 자극을 받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저 사람도 나도 같은 사람이라는 동일 선상에 서있다는 안정감과, 노력하면 우리도 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복합적으로 혼합되어 나의 열심히 살고 싶은 세포에 자극을 주는 것이 아닐까. 결론은 우리가 자극을 받는 이상 우리도 자극을 주는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침에 출근하면서 알고리즘에 뜬 황희찬 선수의 일상 영상을 봤다. 전날 숙취 탓을 하며 여러 음식들을 밀어 넣은 탓인지, 자연의 법칙 탓인지 오랜만에 보는 몸무게 숫자에 당황해 버렸다. 그래도 아주 넘어지지 않은 것이 어디냐며 출근하다가 황희찬 선수의 영상을 보게 된 것이다. 나와는 달리 극한으로 자신을 몰아가며 혹독하게 살아갈 것이 분명하니까.
영상에서 황희찬 선수는 알람이 울리면 고민하는 일 없이 바로 일어났다. 자신과의 싸움을 해야 할 상황을 만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알람을 5분 간격으로 30분 간 맞춰놓고 5번의 싸움에서 지고 6번째에 겨우 일어나는 내가 생각이 났다. 나와의 싸움을 해야 할 상황을 만들지 말자는 말이 마음속에서 울렸다. 어찌 보면 공부하기 싫은 마음을 꾹 참고 카페에 나 자신을 밀어 넣어 버리는 것 또한 나와의 싸움을 하지 않는 축에 속한다. 집에서 공부를 하게 되면 끊임없이 고민하다가 결국엔 지고 말 테니까. 아침에 일어나는 것 하나부터 나와의 싸움을 조금씩 줄여가는 것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고민할 시간을 주지 않고 행동으로 밀어붙이는 것이다. 말 그대로 눈 꼭 감고 그냥 하는 것.
황희찬 선수는 아침에 일어나서 사소한 것들을 모두 포함해 정해진 루틴에 따라 움직였다. 침대에서 일어나기, 일어나서 이불 정리하기, 커튼 걷고 창문 열기, 창문 밖 풍경을 보며 명상하기, 잠옷을 갈아입고 몸무게 재기, 그날의 몸무게에 따라 아침 만들어 먹기 등이다. 나의 풍요로운 삶에는 시적 기억과 같은 새로움 들도 분명히 필요하지만, 판에 짜인 듯이 정해진 일상도 필요하다. 나는 나의 일상을 5가지로 정의했었는데, 저녁에 샤워하기, 쾌변 하기, 오늘 이 순간에 존재하는 나를 인지하기(나의 의식 환기), 웃음 지을만한 에피소드 만들기, 해야 할 일을 다 하지 못하더라도 딱 한 가지만은 하기다. 다만 이 일상들은 여행지에서 꺼내 쓸만한 일상들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평범한 보통의 날을 위한 조직된 일상이 추가로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먼저 알람 한 번에 듣고 일어나 보기다. 나와의 싸움에서 승리하는 연습 또는 싸울 상황을 만들지 않는 것에 대한 연습이다. 그리고 그 뒤의 루틴은 동일하게 지켜나갈 것이다. 이부자리를 정리하고 씻고 나온다. 몸무게를 재고 머리와 화장을 한다. 옷을 갈아입고 따듯한 물 한잔을 마신 뒤 출근한다.
회사에 출근할 때 유튜브를 절대 보지 않는 습관을 추가하려 한다. 책을 읽던지 잠을 자는 것이다. 출근을 하고 나서 마실 물을 떠 놓고 오전 업무를 빠르게 하고 나면 나에겐 8시 20분~9시 30분간의 70분의 여유시간이 주어진다. 그 시간 동안은 다른 일이 생기지 않는 이상 동료들과 안부인사를 나누기보다는 브런치스토리에 글을 쓰는 시간으로 정해보려 한다. 글을 쓸지 말지, 글이 써지지 않는다면 어떡할지 고민할 상황 자체를 만들지 않는 것이다. 나는 8시 20분이 되었으므로 글을 쓰기 시작한다.
하루 업무가 끝나고 나서 퇴근을 할 때도 책을 읽거나 잠을 자야겠다. 출퇴근 시간이 총 3시간 정도 돼서 그 시간을 활용하지 못하면 하루가 금방 지나가 버리기 때문이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샤워를 하고 그날의 몸무게에 맞춰 저녁 식사를 해야겠다. 그리고 하루에 한 시간은 강의를 듣는 것에 할애할 것이다. 약속이 없는 평범한 하루는 이렇게 규칙적으로 지내보려 한다. 중간에 일상을 거스르고 싶은 생각이 들 수도 있겠지만 나를 극한으로 몰아넣어보려 한다. 이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일상이 나를 지탱해 주고 앞으로 나갈 수 있게 도와주기 때문이다.
자극을 받아버렸다. 그리고 나는 자극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다. 고로 나는 자극을 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