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 이과장, 하이 이사장! (3)

12년간 일했던 공기업 과장 탈출, 이사장의 사업 일기...ing

by 봉봉

3. 기회는 포기 직전에 조용히 다가온다.


아이의 코피를 어떻게든 나아지게 하고 싶은 마음으로 시작하게 된 첫 번째 사업.

‘건강기능식품 사업’

직접 만드냐고?

아니다.

나처럼 아이디어가 있는 사람들이 건강기능식품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아이에게 코피에 좋은 음식들을 이것저것 다 먹여보다가 다른 음식들보다 더 효과가 좋다고 느끼는 음식이 있었다. 사람들마다 케이스가 다르겠지만,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얼마나 알아보고 공부했는지 모른다. 그런데 모든 음식에 그 재료를 넣을 수 없는 노릇. 외식이라도 하려하면, 들고 다니며 먹일 수도 없고, 무엇보다 독박육아에 워킹맘까지 다 하는 나로서는 매일 요리할 시간이 주어지지 않았다.(남편이 몹시 바빴다.)


그래서, 사고를 치고 만다.


내가 영양제를 만들자.

내 아이가 먹을 영양제가 마땅치 않다고? 그럼 만들어 먹이자.

매일 안 빼먹고, 꾸준히 먹을 수 있는 그런 영양제를 만들어 먹이는 거야.

일단 살고 보자고!

이 마음으로 시작했다.

지금 생각하면, 난 무슨 생각으로 일을 저질렀을까 싶지만, 그 땐 그랬다. 내 아이의 코피도, 나의 몸과 마음도 치유가 필요했다. 무엇이든 해야만 했다.




이렇게 시작한 나의 첫 사업.


분명 우리처럼 힘든 사람들이 있을 거야. 우리가 무엇이든 방법이 있기를 간절히 바라는 것처럼 우리와 같은 마음인 사람들이 많지는 않지만, 있을 거라 생각했다.

만들어 판매도 판매지만, 내 아이가 먹고 건강하게, 누.워.서. 잘 수만 있으면 좋겠다고 기도하고 또 기도했다.


역시나.

너무 쉽게 봤다.

세상에.

내 아이디어를 제품으로 만들어 줄 수 있는 업체는 존재하지 않았다.

아니 이렇게 업체 찾는 것부터가 좌절이라고?

건강기능식품(이하 건기식) 제조 업체들을 엑셀파일에 정리하는 것부터 시작이다.

지금이야 AI가 보기 좋게 정리해주는 엄청난 세상이지만, 그 때만해도 일일이 다 찾아 엑셀에 리스트를 작성했다.

업체이름, 연락처, 대표 제품들을 쭉 정리하고 보니 정말 많은 크고 작은 업체들이 존재했다.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업체도 있었고, 업체 이름은 모르지만, 영양제 이름은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다 알만한 그런 업체도 있었다.

한 곳씩 차근차근 전화를 하고, 나와 맞지 않는 건 지워나가기 시작했다.

우선, 나는 너무나 미개한 존재였다. 100개 남짓한 업체에 전화를 하며 나같은 개인이 의뢰를 해도, 내가 원하는 제형으로 제조가 가능할지를 먼저 물었다. 그리고 돌아오는 답이 ‘YES’라면, 업체가 부르는 MOQ를 내가 감당가능할 것인지를 듣고 업체를 하나 둘 더 줄여나갔다.


이렇게 몇 달을 업체에 전화를 하고, 상담하고, 들떴다가, 실망했다가, 슬펐다가 냉탕과 온탕을 오가며 뜨뜨미지근한 마음으로 점점 이성을 찾고 있었다. ‘그래.. 내가 이걸 어떻게 해...’ 하는 생각이 점점 더 커지고 있었다. 그러던 차, 적당한 크기의 중견기업과 대화가 계속 오가게 되었다.

기업과 개인의 업무였지만, 결국은 사람과 사람이 업무를 처리하는 것이었기에 대화가 잘 통하는 사람과 연락을 주고 받는 것도 절대 무시할 수 없는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 기업의 직원분은 아주 호의적으로 내가 제안한 재료를 포함한 건기식을 검토해주었다.


개인이 의뢰를 해서 맡긴다는 건, 할 수야 있지만, 업체에도 큰 이윤이 없는 일이었을 것이다. MOQ(Minimum Order Quantity, 최소주문수량)도 내 아이만 먹일 정도의 양이 아니라 고민이 되기도 했다. MOQ는 3000박스. 과연 감당할 수 있을 것인가.


하지만, 실행으로 옮기지 않으면 후회할 것 같았다. 아이가 계속 코피로 괴로워하면 그 때 뭐라도 해볼걸하며 분명 자책할 것 같았다. 간절하면 실천한다고 했다.

내가 뭐라고.. 그저 코피가 많이 나는 아이를 둔 엄마일 뿐인데..

내가 시중에 판매되는 그런 건기식을 만들어보겠다고? 그렇게 반년을 전화를 돌리고, 거절 당하고, 너무 비싸 좌절하는 나날을 보내다보니 ‘뭐라도 하자!’에서 ‘내가 이런 걸 할 수 있다고?’로 약디 약은 내 마음은 돌아서고 있었다. 그런 내 마음을 위로라도 해주듯 한줄기 빛이 나타났다. 이 분야에 대해 하나도 모르고 시작했지만, 아이를 위한 영양제를 만들기 위해 공부하고 또 공부했다. 그리고 귀인이 내 앞에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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