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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태준 Jun 21. 2020

작은 기록이 '나답게 사는 삶'의 토대를 만든다

이승희 작가의 <기록의 쓸모> 를 읽고

"내가 보고, 듣고, 느낀 기록들이 누군가에게 영감이 되면 좋겠다."

'일을 잘하고 싶어서' 기록하기 시작했다는 이승희 작가. 책을 쓴 이유에 "제 경험의 기록이, 누군가에게 기록의 시작이 되면 좋겠습니다"라고 답한다. 그는 일에서 시작한 기록이 '나만의 이야기'가 돼 삶으로 연결되었다고 말한다. 이 책은 그래서 마케터로서 그리고 기록하는 인간으로서 무엇보다 이승희라는 사람으로서 솔직하다. 작가의 말대로 '나답게 사는 삶'의 토대를 만들어주는 것이야말로 기록의 힘이라 믿는다. 나 역시 보여주기 식 좋은 것뿐만 아니라 진솔한 모습과 미래 선언을 기록하며 발전 계기로 삼으려 한다.


1. 기록

기록하는 시간은 자신을 객관화해주고, 시간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해 주며, 무엇보다 기록을 남기는 삶은 생각하는 삶이 된다. 기록을 통해 내 경험을 다시 들여다볼 수도 있다. 그 과정에서 나의 쓸모도 찾을 수 있고. 모든 기록에 나름의 쓸모가 있듯 우리에게도 각자의 쓸모가 있다. 기륵이 습관이 되려면 첫째 왜 쓰고 싶었는지를 기억하자. 둘째 어디에 어떤 도구로 써야 할지 '쓸 맛' 나는 도구가 무엇인지 찾아야 한다. 내가 흥미를 느끼고 좋아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실행력은 작은 시도로부터 시작된다. 내 글을 보고 누군가가 힘을 얻었으면, 위로받았으면, 행복했으면 좋겠다. 아니면 내 글 덕분에 어떤 상품이 잘 팔려도 좋겠다. 내가 존재하지 않는 내 글은 한 편도 없었다. 지금 이 글도 나를 만들어가는 과정일 테고


2. 마케팅

"마케팅은 사실 어떤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이거든. 우리의 서비스나 상품, 브랜드가 그 사람들과 어떤 부분에서 합이 맞는지를 맞춰주는 채널링 역할을 하는 게 마케터야". 마케터의 기본 자질은 무엇보다 세상을 관찰하는 능력일 것이다. 그리고 관찰한 내용을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으로 바꾸는 것이 마케터의 능력 아닐까 싶다. 세상에 하찮은 것은 하나도 없다. 하찮다고 바라보는 태도만 있을 뿐. 뭉툭함을 다듬어 뽀족하게 만드는 것은 태도에서 시작된다 믿는다. 사소한 것을 위대하게 바라보는 힘이 곧 집요한 관찰 아닐까.


3. 콘텐츠

"모든 콘텐츠는 광고와 정보 그 중간에 있어요. 고객은 굳이 구분하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로 방향을 잡아야 해요. 소비자가 보기에 유용하다고 느끼는 게 핵심이지. 광고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아요." 카테고리에 종속되지 않고 생활 속에 스며드는 브랜드를 좋아한다. '초콜릿이니까 초콜릿으로 살아야지'하고 안주하는 방식은 지루하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사람들에게 많이 알리는 것. 그로써 사람들이 더 행복해지도록 돕는 것이 마케터의 역할일 테니.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 마케팅이고,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것은 결국 '사람의 이야기'일 테니.

4. 예민함

진짜 예민한 사람은 '예민하지 않은 척'하는 사람이라 생각한다. 예민하기에 분위기를 잘 읽고, 상대방을 배려할 줄 아는 사람. 그런 사람들이 진짜 예민한 사람이라 생각한다. 일은 예민하게 잘 하지만, 예민한 사람으로 보이지 않는 것. 말 걸기 어려운 가시 돋친 사람이 아니라, 생각이 기대되는 날카로운 사람이 되는 것. 그것이 무례하지 않은, 진정 예민한 사람이 되는 길이다.


5. 자존감

"자존감이 진짜 중요한 것 같아요. 김밥 한 줄을 말아도 내가 이 동네에서 제일 잘 만들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 저는 고민 같은 거 안 해요. 내가 해결할 수 있는 것과 못하는 것 중에서 해결할 수 있는 고민만 해요. 해결할 수 없는 건 붙들고 있어 봐야 힘만 들거든." '직업적 이름'을 고집하거나 불안해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도구나 장비에 연연하기보다 무엇이든 자유롭게 받아들이는 사람, 껍데기에 의존하지 않고 자신만의 관점이나 이야기를 잘 펼쳐 보이는 사람이 되고 싶다.


6. 브랜드

모두에게 나를 인식시킬 수 있는 시대는 끝났다. 그저 나와 핏이 맞는 사람들에게 메시지가 닿으면 되는 것이다. 브랜드 철학이나 메시지가 전하는 자기다움이 확고하기에 '소수만 알고 싶은 브랜드'로 생명력 있게 움직이는 것이다. 내가 고민해야 할 지점은 '대중적으로 타기팅 할 것인가, 마니아적으로 할 것인가'가 아니었다. 결국 어떤 메시지를 뾰족하게 전달할 것인가의 문제였다. 기술이나 제품력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메시지를 담고 있느냐 아닐까. 이야기는 생명력을 만든다. 메시지가 뚜렷한 브랜드는 무엇을 만들든 크게 구애받지 않는다. 제품은 이야기를 전하는 매개체일 뿐이다. 이야기가 탄탄하면 어떤 그릇에든 잘 담길 것이다.

브랜딩은 구찌처럼. 분명 전광판 오류인데 처음엔 구찌의 크리에이티브인 줄 알았다. (사진=류뷰) 

7. 모방

나만의 것을 찾고 싶을 때, 미친 듯이 좋아하는 것을 발견하고 싶다면 좋아 보이는 대상, 멋져 보이는 대상을 똑같이 따라 해 보라는 것이다. '왜 이렇게 했을까' 계속 나에게 묻고 탐구하며 나만의 것을 찾아가는 것이다. 그렇게 하다 보면 모방으로 시작한 행동이 어느새 나만의 것으로 발전하게 될 거라는 얘기다. 1) 잘하는 것을 모방하기 2) 그 안에서 나만의 것 발견하기 3) 관찰 그리고 생각 더하기, 나만의 관점으로 만들기 4) 나만의 언어, 색깔 입히기 5) 그리고 거침없이 표현하기


8. 아티스트

아티스트가 돼라. 아티스트란 기존 질서에 도전하는 용기와 통찰력, 창조성과 결단력을 갖춘 사람이다. 아트는 결과물이 아니라 여정이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혼신을 바칠 그 여정을 발견하는 것이다. 우리는 모두 아티스트다. 수없이 충돌하는 이중적인 감정을 깊이 들여다보고 끊임없이 질문하는 것이 진짜 나를 찾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형식이나 고정관념에 얽매이지 않고 스스로에게 질문할 것이다. 나답게 하라는 건 특별하거나 특이하게 하라는 게 아니다. 스스로 기준을 정하고 그걸 잃지 말라는 뜻이다.


9. 관심

평소에는 아무 의미 없던 것도 내 관심사에 따라 전혀 다른 존재감으로 다가온다. 가만히 있는 사람에게 친절하게 내려오는 영감은 없다. 소비할 때 나를 움직이게 했던 그 '순간'을 잘 기억해두자. 마케터라면, 내가 그걸 써먹어야 하니까. 사랑에 빠지는 순간은 때로는 이렇게 싱겁다. 어쩌면 마케터가 하는 일도 이런 순간을 만드는 것 아닐까. 음식 사진 위에 영화 자막처럼 상대방의 '한마디'를 넣는 것만으로도 새로운 느낌의 기록이 되었다. '의미'가 될지 아닐지는 나의 태도에 달렸다. 얼핏 쓸데없어 보이는 것도 쓸모 있게 만드는 사람이 마케터인 것처럼. 사소한 것을 잘 파는 사람이 되려면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볼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10. 그리고 행복

이 시대를 산다는 것이 매우 흥미로운 일임을 잊지 말 것. 나이를 경험과 지혜가 더해지는 기쁨으로 여기며 즐길 줄 아는 사람으로 살고 싶다. 행복은 일회용 같아서 뜯었을 때 바로 써야 해. 그래서 뜯었을 때 바로 쓰는 연습을 해야 한다. 충분히 그 행복을 느끼고 누려야 한다. 미래의 행복을 위해 지금을 포기하지 않아야 한다. 다른 사람의 생각이나 언어에 지배되지 않고, 꾸준히 자신의 생각을 기록하고 다듬어간다면 '나다움'에도 좀 더 가까워지지 않을까. 나만의 언어를 가지려면 기록이라는 형태를 간과할 수 없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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