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껏 살아오면서 연예인을 만난 순간을 정리해 보려 한다. 내가 태어나서 처음 연예인을 봤을 때가 초등학교 3학년 정도였는데, 바로 탤런트 김창숙 씨였다. 경북 상주 중앙시장의 축제에 초대되어 동네사람들과 악수도 해주고 사진도 찍어주던 선녀같이 예뻤던 그 아우라가 아직도 생생하다. 그 이후 텔레비전으로 그녀를 볼 때마다 더욱 친근하고 반갑게 느껴졌었다. 그녀가 떠나고도 그때의 감동은 한참 동안 마을사람들 사이 회자되곤 하였다.
고등학교 때 방송반장을 한 적이 있었는데, 가을축제를 준비하면서 그때 한창 유행하던 연예인 축사를 담고 싶은 마음에 후배들을 데리고 무작정 카메라를 들고 여의도 KBS방송국·MBC방송국, 서초 우면동의 EBS방송국 등지를 찾은 적이 있었다. 그때 만난 연예인이 서태지와 아이들, 장동건, 설운도, 조춘, 좌회전의 김진, 엄정화, 안재욱 등이었다. 거절하면 어쩌나 덜덜덜 떨면서 쭈뼛거리던 나의 부탁에 흔쾌히 축사에 응해주었던 그 시절의 스타들 덕분에 그해 방송축제는 풍성하게 잘 치러낼 수 있었다.
그리고 최근 단골 삼겹살집에서 가수 박상민 씨를 만나게 되었다. 2019년에도 이 단골집에서 박상민 씨를 만나 사진을 찍었는데, 4년 만에 또 뵈니 더 반가웠다. 사실 서로 모르는 사이인데 무작정 “팬이에요. 싸인과 기념촬영 부탁해도 될까요?”를 MBTI 유형ㆍ INFP인 내가 설마 하겠나 싶겠냐만, 4년 전 그날처럼 난 또 심장이 녹아내릴 듯 떨리는 속마음을 진정하면서 어느 순간 기념촬영을 하고 있었다. 얼마나 감사하던지 다정하고 세심한 그의 팬서비스에 한동안 행복했더랬다.
연예인이란 직업은 참 좋은 직업 같다. 아무런 이해관계없이 마냥 반갑고 좋고, 달려가고 싶고, 마음이 활짝 열리게 되니 말이다. 이렇게 사람을 순수하게 보자마자 응원하게 되고 추앙하게 된다는 게, 이 삭막한 자본주의에서 짧게나마 숨통을 트이게 해주는 놀랍고 신비한 감동의 순간이 아닐 수 없다. 내가 누군가에게, 또 누군가가 나에게 연예인이 되는 순간이 앞으로 또 있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