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문장을 이끄는 음악

by 미쉘 송

'오늘 엄마가 죽었다. 아니, 어쩌면 어제.'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의 첫 문장이다.

읽는 이로 하여금 충격을 안겨준 문장으로 유명하다.

이 첫 문장의 충격으로 인해 적지 않은 사람들이 소설 속으로 빠져들었을 것이다.

오래전에 읽은 이야기라 정확한 기억은 아니지만, 김 훈 작가가 칼의 노래를 집필할 때도

첫 문장을 두고 많은 고민을 했다는 기억이 있다.

조사를 뭘 쓰느냐에 따라 느낌과 의미 전달이 달라지는 탓이라 했다.

'버려진 섬마다 꽃이 피었다' 칼의 노래 첫 문장이다.

이처럼 글에서 첫 문장이 갖는 의미는 크고, 또 글을 이끄는 방향도 제시하는 역할을 한다.

소설을 쓰는 작가는 첫 문장을 통해 '이제부터 이런 이야기를 하겠다'라고 전체 스토리를 맛보게 한다.

에세이도 마찬가지지만 소설같이 짜인 스토리는 아니라 다소 편하게 시작되기도 한다.


보통 나는 주제를 따라 큰 틀을 먼저 구상해 본다.

그러다 보니 첫 문장들은 주제를 끌어내기 위한 글이나 기억, 상황들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오래전 읽었던 책들에서 인용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

첫 문장은 읽는 이를 글 속으로 끌어들이는 힘이 있어야 한다. 카뮈의 저 문장처럼.

지금 쓰는 에세이는 잔잔한 리듬을 가진 글들이 대부분이라 저토록 강렬한 문장을 도출하기란 쉽지 않다.

강렬함보다는 간결하고 담백하면서 마음으로 스며드는 문장이 읽는 이를 편안함으로 이끌지 않을까 한다.

때론 같은 기억과 상황을 떠올리며 '나도 저런 적이 있었지'하는,

공감을 만드는 문장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이다.

첫 문장은 글의 전체를 이끌고 자연스럽게 연결 짓게 하는 역할을 하면 된다.

먼 길을 떠나는 철새의 무리 중 앞서서 나는 새처럼.


이런 첫 문장을 글로 이끌어내게 하는 것엔 음악의 도움이 있다.

언제나 글을 쓰기 전이면 으레 하는 행동이 있다. 음악을 켜는 것이다.

나의 오래된 습관은 많은 순간에 BGM을 흐르게 하는 것이다.

음악이 없는 공간은 웬지 허전하고 불안하다.

글쓰기에 적합한 음악은 클래식이고, 그중에서도 피아노 연주가 집중엔 최상이다.

내 글의 첫 문장은 피아노 연주가 만들어내는 것이라해도 과언은 아니지 싶다.

선율에 따라 글의 주제에 따른 구상이 떠오르고, 거기에 맞는 첫 문장이 다다다닥 소리를 내며 자판을 두드리게 한다.

음악의 도움을 받은 글쓰기가 성장하여 명연주를 닮은 글이 될 날을 기대해 본다.

귀로만 듣고 끝내는 연주가 아니고, 그 연주를 위해 노력한 연주자의 열정과 노력을

글쓰기에 대입시켜도 본다.

첫 문장을 이끄는 음악의 도움이 있어 오늘도 이렇게 글을 쓴다.

누군가 첫 문장이나 글쓰기가 힘든 이가 있다면 좋아하는 음악과 함께 해 보길 권해본다.

그렇게 쓰여진 글들이 누군가에게 도움으로 닿을 날이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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