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과 필연
지나치는 누군가의 향을 참 좋아한다
깊이 배어있는
그 사람과의 추억을 떠올릴 수 있는
지표가 되기 때문이다
코 끝을 스치는 부드러움에 한 없이 파묻혀
영원을 약속하고 싶다
연인이 되었던 친구가 되었던
평생을 추억할 수 있는 사람이
곁에 있었으면 한다
함께 걷던 거리의 풍경과 고소한 커피 향기
설익은 웃음
쉴 새 없이 올라가는 입꼬리
어느 한순간도 놓치고 싶지 않던 그때가 어느덧
향수가 되어 가슴 깊숙이 묻힐 때
한참이 지나 말로 형용할 수 없을 지경에 이를 때
걸려있던 슬로우 모션이 깨지고 나를
스쳐 지나간다
그렇게 또 다른 향을 좋아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