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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로는 진짜 랄프로렌의 것일까?

폴로와 라코스테의 뒷 이야기


폴로는진짜 랄프로렌의 것일까?

폴로와 라코스테의 뒷 이야기



한 제품의 이름을 명명하는 데에는 여러 과정이 있지만 대다수는 해당 아이템이 만들어진 역사 혹은 만든 이의 이름과 관계되어 형성되곤 한다. 그중에서 특이하게도 특정 브랜드의 아이콘 같은 제품은 브랜드의 이름이 제품의 대명사가 되는 경우도 있는데, 대표적인 예시가 바로 ‘폴로 셔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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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alph lauren


흔히 우리가 알고 있는 폴로 셔츠는 칼라와 단추가 달린 피케 면 소재의 반팔 티셔츠인데, 이 제품의 본 역사를 돌아보면 지금의 형태와는 굉장히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폴로 셔츠는 본래 영국의 귀족 스포츠 중 하나인 ‘폴로’라는 스포츠에서 선수들이 입던 셔츠였다. 무더운 태양을 피하기 위해 칼라를 장착하고 말을 타는 스포츠 특성상 움직임을 고정하기 위해 단추를 달았던 것에서 유래되었는데, 당시엔 꽤나 두꺼운 천으로 만든 긴팔 셔츠로 구성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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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로 셔츠가 지금의 디자인으로 변화하기 시작한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테니스로 넘어오면서부터다. 폴로 셔츠를 테니스에 접목시킨 이는 바로 ‘르네 라코스테’라는 프랑스 테니스 선수이자 지금의 브랜드 라코스테를 만든 창업자다. 그는 초기 폴로 셔츠의 디자인을 보고 테니스에 적용하기 시작했고, 활동성이 편한 소재와 반팔로 바꾼 것이 우리가 알고 있는 지금의 폴로 셔츠로 이어져 온 것이다. 르네 라코스테는 이후 브랜드 라코스테를 설립한 후 본인이 만든 셔츠의 이름을 고급화 전략을 위해 ‘폴로 셔츠’로 명명했고 테니스와 스포츠를 넘어 라이프 스타일 아이템으로 거듭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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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라코스테의 이런 고공행진이 시작되자 비슷한 제품을 만드는 브랜드들이 파생되기 시작했고 그중 하나가 바로 ‘폴로 랄프 로렌’이다. 심지어 폴로는 브랜드 이름을 영국의 스포츠 이름을 그대로 본따 ‘폴로’로 지정하며, 폴로 셔츠를 메인 아이템으로 가져가던 라코스테와 법적 공방을 피할 수 없었다. 20년이 넘는 긴 법정 싸움 끝에 결국 법원은 스포츠의 대명사인 폴로라는 이름에 제약을 둘 수 없다는 이유로 폴로의 손을 들어줬으며, 이 사건을 계기로 폴로는 말 그대로 ‘폴로 셔츠’를 만들어내며 메인 스트림으로 올라오게 된다.



이런 브랜드와 제품의 역사는 결국 아는 사람들에게만 전파되어 일반 대중들에겐 그저 가십거리로 휘발되어 버리곤 한다. 라코스테의 입장에서는 유구한 전통과 역사가 있는 브랜드의 아이덴티티 같은 제품을 폴로에 뺏긴 것 같은 억울함이 있을 수 있겠지만, 폴로가 그동안 펼쳐온 캠페인과 폴로 셔츠를 활용한 디자인의 베리에이션 도전들을 훑어보면 지금의 폴로라는 자리를 오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과 시도를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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