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교인들 학습
학습은 중요하다. 조셉 스티글리츠의『창조적 학습사회』에서는 발전하는 사회나 국가의 중 공통점으로‘학습’을 꼽고 있다. 한국 사회는 학습보다는 주입식 교육에 익숙하다. 창의성 계발을 위한 교육을 시도하지만, 그 역시 주입식이다.
현재 교육 시스템은 현재를 기준으로 할 때 실패했다. 그 근거로 학생들의 행복지수, 선호하는 직업, 자살률, 집단 따돌림 등의 사례들을 보면 전체적으로 좋지 않다. 또한, OECD 국가 중 가장 많은 교육 시간을 할애함에도 그 시간 대비 성과는 좋지 않다. 쉽게 말해서 가성비가 떨어진다. 물론, 교육 열정이 대단하고, 그 열정이 우리나라의 성장 동력이 됐음은 인정한다. 그러나 시대가 바뀌었는데, 현상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을까?
새로운 시대가 다가온다. 그러나 국가·사회적으로는 큰 변화를 거부하고 있다. 핀란드는 1960년대부터 공교육 개혁을 시작해서 현재 그 결실을 보고 있으며, 싱가포르도 1990년대 개혁으로 현재 그 열매를 맺고 있다. 다른 국가들의 사례를 볼 때, 학습과 관련한 변화는 단기간에 이룰 수 있는 과업이 아니다. 20 – 30년은 두고 개혁해야 그 열매를 맺을 수 있다.
정부는 5년마다 정권이 바뀌기에 장기적인 전략을 세우고 실행하는 데 어렵다. 차라리 지방자치단체가 긴 호흡으로 교육을 개혁하고 개선해야 한다. 그래서 ‘지방분권 시대’가 요청된다. 모든 것이 중앙집중돼 있는 산업화 시대는 당연히 하나의 표준이 제시되는 게 바람직했을지 모른다(이런 시대에도 지방분권에 대한 논의는 꾸준히 등장했다). 그러나 분산과 민주주의가 더 중요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지금과 같은 권력 집중은 발전을 포기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렇다고 공교육을 민간 시장에 맡기자는 이야기는 아니다.
한국 교회는 국가 정치권력의 대안은 될 수 없어도 4차 산업혁명 시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대안 학습기관은 될 수 있다. 현재 교육은 한 번에 바뀌기 힘들다. 지역마다 교육감을 선출하지만, 그 임기는 4년이다. 그리고 지방일수록 지역 토호 세력과 결탁이 심해서 발전적인 미래보다는 현실 안주적인 교육 정책으로 일관할 가능성이 크다.
교회는 차세대를 준비하면서 새로운 학습 시스템을 개발할 수 있다. 그리고 당연히 혁신적으로 ‘폼’을 바꿀 수 있다.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거의 유사한 교육 부서 운영은 사회 같았으면 벌써 사라졌어야 할 시스템이다. 성경 말씀의 해석도 큰 줄기는 변화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시대에 맞게 조금씩 달라질 수밖에 없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교회의 교육은 나태했고, 폐쇄적이었다. 진화론은 물론, 유전자학, 인공지능, 로봇 등 사회적 이슈에 대해서 한마디도 못하고 있다. 한국 교회는 충분한 공간, 그리고 충분한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조금의 예산만 활용하면, 사회에서 시도하기 힘든 학습 시스템을 충분히 개발하고 보급할 수 있다. 다음은 교회에서 할 수 있는 학습과 관련한 것들을 정리한 것이다.
메이커 센터
메이커 센터(혹은 메이커 플레이스)는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 그 수가 많으며 중국에도 꽤 많은 메이커 센터가 존재한다. 중국에서 개최되는 심천 메이커 페어는 세계에서 가장 큰 메이커 페어로 손꼽힌다. 미래는 1인 기업이 90%라는 주장이 있는데. 이 말은 그만큼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되지 않는다는 말이며, 따라서 개인이 스스로 일자리를 만들어야 하는 상황임을 의미한다. 메이커 센터는 1인 창업자들에게 좋은 공간이 되고 네트 워킹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한국의 현실에서 메이커 센터는 제대로 인식되지 못하고 있다. 뭔가 거대한 공간에 풍성한 기자재를 구비하고 있어야 이뤄진다고 생각하는 느낌이다. 그러다 보니 당연히 메이커 센터 숫자도 별로 없다. 경북 혁신도시에 2015년에 국내 최초로‘다빈치메이커센터’가 개장됐다. 그러나 실제로 한 부모 가정 등의 자녀들이 대상이어서 복지 차원에서 운영되는 것처럼 보인다. 이후 조금씩 관심이 늘어서 숫자가 늘어나긴 했으나, 여전히 대부분 시민은 잘 알지 못한다.
메이커 센터는 흔히, 말하는 스템(STEM)을 학습하고, 3D 프린터 등을 활용해서 생산품을 제작하는 곳이라고 할 수 있다. 실질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메이커 센터는 선진국에서 중점적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국내도 계속 늘어날 것이다. 국내도 메이커라는 표현을 사용해서 물건을 소량 제작해서 저렴하게 판매하기도 한다(SNS 등을 살펴보면 메이커들이 만든 상품을 볼 수 있다).
기존의 메이커 센터는 새로운 공방을 연상시킬 수도 있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필수적인 학습을 진행하고, 물품을 생산하고 판매해서 수익을 창출하는 새로운 일자리로 자리매김할 수도 있다. 여기에 인문학적인 요소를 첨부해서 STEM을 STEAM으로 업그레이드하기도 한다(A는 art를 의미한다). 그렇다면 메이커 센터와 관련해서 교회의 역할은 어떤 것이 있을까?
우선, 메이커 센터를 조성하는데 교회는 공간과 물품을 제공할 수 있다. 많은 공간을 한 주에 몇 번 사용하지 못하는 수준인데, 메이커 센터를 운영해서 ‘지역 창착소’ 역할로 활용할 수 있다.
다음으로 종교 자체가 인문학적 요소가 있기에 자연스레 이공학과 인문학이 결합할 수 있는 플랫폼이 될 수도 있다. ‘STEAM’으로 업그레이드한 메이커 센터를 쉽게 조성할 수 있다. 인문학의 부재로 인해, 역으로 인문학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현시점에 교회에서 설립한 메이커 센터는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법이 된다. 이미, 교계에서 목회자를 대상으로 인문학 프로그램을 수년간 진행하고 있다. 역으로 이러한 부분은 메이커 센터를 조성하고 활용하는 가운데 이공학적인 부분을 보완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지역 공동체의 구심점이 될 수 있다. 청소년, 청년, 중장년 등 다양한 연령층이 모이고 남녀가 혼성으로 모일 수 있는 공간이어서 세대별 갈등과 격차를 해소할 수 있는 시·공간의 플랫폼의 역할도 할 수 있다. 실제로 코딩 등을 활용한 작업은 어린 세대들이 장년 세대와 비교할 때 더 유연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목조 제품을 만들고 혹, 상품의 판매처를 개척할 때는 장년층이 훨씬 유리할 것이다. 다양한 세대 역할이 조화를 이뤄서 새로운 공동체를 형성하는 데 좋은 공간이 될 수 있다.
‘문학의 밤’을 생각하며
필자가 고등학교, 아니 대학교에 다니던 시절만 하더라도 대부분 교회에서는 ‘문학의 밤’을 연례행사로 진행했다. 교회마다 문학의 밤을 준비하기 위해서 몇 개월 전부터 준비했고, 청소년들과 청년들은 문학의 밤을 1년 중 가장 큰 행사로 기념했다. 그러던 것이 어느 순간 사라졌는데,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으나 교회가 청소년들과 청년들의 문화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지원도 잘못했던 이유가 가장 크다고 생각한다.
대중가요가 진화하는 가운데, CCM이라는 장르가 등장했지만, 대중가요와 비교할 때 수준이 낮았다고 할 수 있고, 곡이나 작사에 있어서 제한이 따르다 보니, 다른 사회적인 진화와 비교할 때 변화의 수준이 작을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청소년들은 대학 입시 준비로 교회에 나오는 날과 활동하는 시간을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줄였고 청년들도 취업 준비와 혹은 대학교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함으로써 교회 활동에는 소극적으로 참여하게 됐다.
현재 교회는 여러 문화 활동을 권장한다. 음악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하고, 다양한 독서 모임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정기적인 발표회를 통해 과거 문학의 밤을 대신한다. 그러나 장르가 상당히 제한적이고, 발표회 수준이기에 과거 문학의 밤과 같은 친교의 장을 형성하지는 못한다. 문학의 밤에는 연극(성극)이 있었고, 연주회가 있었으며, 찬양, 그리고 다양한 교제 프로그램이 있었다. 단순히 보고, 듣고, 손뼉 치는 관객으로 참석하는 것이 아니라, 능동적인 참여자가 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교육 개혁』, 『최고의 교육』 등에서는 연극과 관련한 학습 효과를 긍정적으로 보여준다. 또한, 예체능의 활성화가 학습 신장과 연관됨을 보여준다. 실제로 싱가포르가 1990년대부터 예체능 활동을 크게 활성화했고, 그 결과로 현재 세계적인 교육과 학습 수준을 갖춘 국가가 됐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국가의 교육 정책은 여러 가지 이유로 유연하게 변화하기 힘들다. 최소한 몇 년은 진행하고 나서 다시 변화를 생각해야 하는 수준인데, 종종 역행한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국내 사교육 시장이 거대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국가 교육 정책을 믿을 수 없는 부모들은 그나마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사교육에라도 의지해야 마음이 편해지는 것이다.
예체능과 관련해서 교회는 다양한 장르를 실행할 수 있다. 연극, 악기, 합창, 미술, 문학 등 종합예술의 토대를 갖출 수 있다. 과거에는 ‘문학의 밤’이 그런 역할을 했다면, 21세기에는 새로운 기획으로 이 모든 것을 진행할 수 있다(단, 교회의 여건상 제한되는 부분도 있을 것이다). 예체능과 학습능력 향상의 연관성이 있음이 드러나는 시점에서 교회가 앞장서면 사교육의 과열을 막고, 지역 문화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이와 같은 다양한 장르의 문화 활동을 권장하는 데 가장 우선해야 하는 것이 ‘개방’이다. 폐쇄적인 마인드는 버려야 한다. 오직, 성경과 관련된 것만 해야 한다는 식의 시대착오적인 진행은 예산만 낭비하게 할 것이다. 물론, 모든 분야를 다 다룰 수 없고, 허용할 수 없는 수준의 것이 있겠지만, 최대한 상상과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다문화 구성원의 활용 : 작은 어학당, 오픈 코딩 강좌
외국어에 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크다. 세계화와 더불어, 그리고 한류에 힘입어 세계 곳곳에 대한민국 국민이 진출한다. 그리고 국내도 다양한 국적의 사람이 정착해 생활함으로써 다문화 국가로 나아가고 있다(다문화 구성원이 200만 명이 넘는다). 물론, 다문화 인식이 일천 해서 개선돼야 할 부분이 상당하지만, 다문화 국가로 나아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따라서 다문화를 제대로 인식하고 발전의 동력으로 삼을 수 있어야 한다.
다문화 구성원을 활용하는 방법 중에서 바로 활용 가능한 부분이 바로 어학이다.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 물론 개중에는 교육 수준이 낮은 사람들도 있지만, 국내 유학생이나, 결혼이주여성 중에는 인재들이 많다. 그러나 이들의 활용은 미비하다.
실제로 유학생들이 코리아 드림을 생각하고 유학 오더라도 이들을 제대로 활용하는 기업이나, 기관은 거의 드물다. 2% 이하 수준이 국내에 취업하고, 그나마도 차별과 편견 등으로 장기간 활동하는 유학생이 드물다. 결혼이주여성은 더 말할 것 없다. 대부분 도시보다는 촌에 거주하고, 전업주부로 정착한다. 종종 공공기관을 방문할 경우 결혼이주여성이 간단한 서류 작성을 도와주는 일을 하거나 그 외에 조선족으로 생각되는 여성들이 식당에서 일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쉽게 말해 허드렛일이나 단순 업무에만 활용하는 것이다.
안타까운 점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수준에서 이들을 보다 창의적으로 활용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도시마다 존재하지만, 복지 차원에서 지원할 뿐이지, 생산적인 인재로 개발하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 우리나라 기관은 혁신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다. 무사안일, 복지부동 등이 이를 대변하는 표현이다. 그렇다고 공무원과 관계자들만 탓하고 있을 수는 없다. 그래서 한국 교회가 나서야 한다.
규모가 큰 교회는 다문화 구성원이 예배에 출석한다. 유학생인 경우도 있고, 결혼이주여성인 경우도 있다. 대학교 부근에 있는 교회는 유학생들을 대상으로 별도 예배를 진행하기도 한다. 영어 예배, 중국어 예배 등 언어별로 예배드리는 교회도 있다. 그런데, 예배 이후에 이들과의 친교는 거의 없다. 그저 전도의 대상으로 여기거나, 선교사들의 부탁을 받은 유학생들을 지원하는 수준에 그친다. 유학생 등을 예배의 수동적 참석자나 긍휼의 대상으로 볼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교회 활동에 참여하도록 해야 한다. 그것이 더 긍정적인 전도 방법이며, 적극적으로 후원하는 것이다. 교회마다 여건은 다르겠지만, 이들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아래와 같이 제시해 본다.
작은 어학당
다양한 국적의 유학생이나 결혼이주여성들의 모국어를 일반 성도들이 배울 수 있도록 한다. 대부분 다문화 구성원 출신이 중국이지만, 다양한 언어군을 나열할 수 있을 것이다. 중국어만 하더라도 중국어에 관심이 있는 성도에게는 좋은 학습의 기회가 될 수 있다. 다양한 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 유학생은 본인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언어를 가르쳐도 될 것이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학생들이 관심 가질 수 있고, 사업하는 성도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는 플랫폼이 될 것이다. 교회 상황에 따라 유학생들을 지원할 수도 있고, 적정한 회비를 통해 보조할 수 있을 것이다. 다문화구성원은 언어 관련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기존 성도와의 교제를 통해 능동적인 교회 구성원이 될 것이다.
코딩(Coding)
한국의 이공계 석·박사학위 과정에는 유학생들이 많다. 교회에 다니는 구성원 중에 관련 전공자가 있을 것이다. 4차 산업혁명과 함께 국내 교육계에는 코딩 열풍이다. 이미 수도권에는 프랜차이즈 학원이 등장했고, 도시마다 사설 코딩 학원이 신설되고 있다.
하지만, 교육 프로그램 대비 비용도 만만치 않아서 자녀들을 학원에 무작정 보내기도 힘든 상황이다. 갑자기 적용된 코딩 교육 덕분에 강사가 부족하고, 교육의 질도 좋지 않은 상황이다. 그나마 코딩 수업을 진행하지 못하는 학교도 많다.
다문화 구성원 중 특히, 유학생 가운데 관련 전공자를 찾아서 교회에서 오픈 코딩 강좌를 열면 어떨까? 일반인들도 참여해서 필요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지역에 개방하는 프로그램이다. 물론, 필수적인 도구(노트북 등)는 개인이 지참해야 한다. 지역 동호회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교회가 지원하고, 적정한 수준의 회비를 책정해서 운영한다면, 좋은 프로그램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더욱이 메이커 센터와 연계해서 진행한다면, 일정 기간 후에는 제품을 생산하는 체험도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