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공유경제(2)
교회가 공유경제 플랫폼을 구축했다고 가정하자. 이제 콘텐츠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도대체 어떤 것들을 공유경제로 사용할 수 있을까?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교회 자체가 보유한 콘텐츠이며, 다른 하나는 출석 교인들 개인이 가지고 달란트이다. 먼저, 교회의 콘텐츠를 살펴보자.
잉여 공간
교회의 대표적인 콘텐츠는 공간이다. 작은 교회도 예배실이 있으며, 큰 교회는 말할 것 없다. 그 공간은 특별한 시간을 제외하고는 사용되지 않는 공간으로 잉여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실내뿐만 아니라 주차장을 포함한다면, 사용하지 않는 공간은 더 늘어난다. 최근에 많은 교회가 공간을 개방하고 있지만, 개방 정도는 크지 않다. 대부분 주차장 공간만 예배 시간을 제외한 날에 개방하는 수준이다. 교회 내부를 외부 단체에 개방하지는 않는다. 아울러 내부 공간을 빌려준다고 하더라도 종교적인 모임이 아니면 대여해 주지 않는다.
이미, 사회에서는 공간을 공유하는 플랫폼 기업들이 즐비하다. 에어비앤비는 집을 공유하고 있으며, 우버는 자동차를 공유한다. 그리고 자신의 주차장을 공유하기도 한다. 교회는 많은 내외부 잉여 공간, 운행을 거의 하지 않는 자동차, 그리고 주차장이 있는데 활용 정도가 상당히 낮다. 초기에 외부인들에게 개방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교인들을 대상으로 개방하고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최근에 필자가 다니는 교회 증축이 결정돼 공간이 더 늘어날 텐데, 아무도 평소 운영과 관련한 의견을 제시하지 않았다. 현재도 평일에는 공간이 쓸데없이 넓은 상태이다. 단, 하루 일요일을 위해 교회는 증축을 계획한 셈이다).
물론, 공간 사용은 무료가 아니다. 기준을 세워서 적정 사용료를 책정하면 된다. 많은 공간은 스타트업을 준비하는 청년 등의 사무실로 사용될 수도 있고, 학습을 위한 독서실로도 사용될 수 있다. 그리고 거룩하게 여겨질 수 있는 대예배실은 규모에 따라 콘서트나 연극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잉여 공간을 홍보하고 활용하고 수익을 관리하는 구성원은 별도로 선정해야 한다. 현재 교회를 관리하는 사찰 집사 수준으로는 힘들다. 교회에 출석하는 청장년층으로 구성된 팀이 관리하고 적정 수준의 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하면 된다. 청년 실업이 문제인데, 이런 방식으로 새로운 직업을 창출할 수 있다. 교회 규모에 따라 청년들을 포용할 수 있는 수준은 다를 것이다.
유휴 기자재
교회에는 예배실마다 피아노가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악기 일체를 보유하기도 한다(드럼, 전자 기타 등). 그런데, 악기 활용은 1주일에 많아야 2회 정도이다. 음향시설을 포함한다면, 평상시 방치되고 있는 물품은 더 많아진다. 도시에는 음향시설과 연주공간을 제공하는 사업도 있다. 교회는 모든 자재와 공간이 방치돼 있는데, 활용 방안을 모색하지 않는다. 규모가 조금 있는 교회는 파이프 오르간도 소유하고 있는데, 오르간은 전공자들이 아니면 사용하기도 힘들다. 파이프 오르간 전공자도 오르간으로 실제 연습할 시간은 충분하지 않다고 한다. 왜냐하면, 대학교에도 전공자들을 위한 오르간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교회에 있는 오르간은 전공자들이 사용하는 고가의 오르간과 비교할 때 레벨이 떨어지겠지만, 연습하는 데 큰 문제가 될 것 같지는 않다. 전공자들에게 대여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
또한, 교회에는 악기만 있는 것이 아니다. 프린터도 있고, 복사기도 있다. 그리고 다양한 편의시설이 존재한다. 이러한 기자재와 편의시설을 활용한 공유경제를 활성화한다면, 경쟁력 있는 시설이 되지 않을까?
교인들의 콘텐츠
교회의 공유경제는 물리적인 공간과 물품들이 기본적인 대상이다. 그리고 더 큰 가치는 교인이다.
중고물품들
가장 먼저, 상품화할 수 있는 것들은 중고물품들이다. 헌 옷, 헌 신발, 헌 가전제품 등 종류만 해도 엄청나고 교회 규모에 따라 다르겠지만, 상당한 물건들이 상품으로 나올 수 있다.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중고물품은 판매자의 입장에 따라, 무료와 유료로 구분해야 한다. 유료가 있다고 한다면, 교인들이 모든 물품을 유료로 내어놓을 것이다.
그러나 시행착오를 거치게 되면, 유료 상품의 기준이 정해질 것이다. 물론, 이 부분은 교회마다 다를 수밖에 없다. 혹, 지역교회가 연결돼서 공유경제 범위가 확장된다면, 유료 상품이 더 많아질 것이다. 물론, 무료라 하더라도 기증자가 무료로 기부한 것이지, 판매 수익금은 근로자들의 급여와 사회적 약자를 위해 사용하면 된다.
유료로 받은 상품들은 판매자가 원하는 가격을 받아야 하겠지만 시간이 지나도 구매자가 없다면, 판매가를 낮추거나 경매를 통해 판매할 수 있다. 이런 경우 판매액의 10% 이상을 플랫폼 수익으로 책정하면 된다. 중고물품들은 매주 교인들로부터 받을 수 있으며, 운송 수단이 필요한 경우 직접 상품을 가져와야 할 수도 있다. 이런 경우 판매액에서 적정한 수준의 운임 비를 책정하면 된다.
정기적으로 바자 회를 개최하는 경우가 있는데, 바자 회를 상설화한다는 개념으로 더 좋은 물품을 기부받아 좋은 일에 쓰겠다는 취지로 교인들을 설득하면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더 좋은 품질의 상품을 기부받기 위해서 유료화는 반드시 필요하다. 판매액의 10% 이상은 기준이며, 그 이상을 책정해도 된다. 교회에 기부한 물품은 기부의 의미도 크기에 판매자들이 큰 수익을 기대하지 않을 수도 있다. 물론, 교회 내에서 활성화하고 지역적인 수준으로 보편화된 플랫폼으로 발전한다면, 수익을 위해서 물건을 판매하는 셀러들도 존재할 텐데 그런 경우를 대비해서 합리적 수준의 수수료를 책정해야 한다.
물품대여
중고물품은 판매가 목적인 경우도 있지만, 대여도 가능하다. 예를 들어 드릴과 같은 공구는 모든 가정에서 소유한 물품이 아니다. 그리고 자주 사용하지도 않는다. 그런데, 종종 드릴이 필요할 때가 있다(글루건, 육각렌치 등도 마찬가지다. 주민센터에서 이미 실행하는 지역도 있다. 그러나 주민센터는 자주 방문하는 곳이 아니어서 혹 운영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교회만큼 활발히 활용되기 힘들다고 생각한다). 1년에 한 번 이상 사용하지 않을 물건을 구매하는 것은 낭비이다. 이러한 공구 등을 구매하고 카테고리를 만들어서 대여하면 된다. 단, 적정 수준의 사용료를 책정해야 한다. 예를 들어 천 원 정도면 크게 부담 갖지 않고 사용할 수 있다. 사용 빈도가 높지는 않지만, ‘티끌 모아 태산’이라서 다양한 대여 물품이 모이면 꽤 많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사용자는 부담되지 않는 액수로 대여할 수 있고, 사용료는 개인의 수익이 아니라 플랫폼 운영에 따른 활동가들의 급여나 사회적으로 사용된다.
즉, 물건을 사용하면서 기부하는 일석이조(一石二鳥)의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 물론, 물품의 주인들도 자신의 물품으로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다는 보람을 느낄 수 있다(단, 고가의 물품은 제공자에게 적정 수수료를 지급할 수 있으며, 사용자 원칙을 만들어서 파손과 훼손의 경우 변상의 책임을 물을 수 있다).
교회의 규모에 따라 다르겠지만, 수많은 물품이 활발하게 사용될 수 있을 것이다. 궁극적으로 환경에도 좋은 영향을 끼치고, 제공자와 사용자들에게 보람을 느끼게 해 줄 수 있는 구조여서 현재 승자독식 구조로 이뤄진 플랫폼과는 성격이 다를 것이다.
인적 자원
교회에는 다양한 직업군의 사람들이 모여있다. 다시 말해서, 다양한 유형의 노동력을 매칭해 주는 인력 매칭 플랫폼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아이들의 학습지도나 유아 돌보미를 구하고자 할 때 교회는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을 찾을 수 있다.
규모가 있는 교회는 청년부가 존재하고, 청년부에는 대학생들이 주를 이룬다. 아이들의 학습지도를 위한 교사를 충분히 구할 수 있다. 유아 돌보미 같은 경우도 40대 이후에서 60대까지 여성을 대상으로(남녀차별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대부분 여성 도우미를 원하기 때문이다) 모집한다면 좋은 매칭 플랫폼 역할을 할 수 있다.
물론, 이런 경우도 적정 수수료를 책정해야 한다. 대부분 인력 시장 경우 소개비로 10%를 뗀다(필자가 인력사무소를 통해서 일을 해봐서 잘 알고 있다. 과거 과외 알선 사무소에서는 첫 달 100% 과외비를 받아갔다). 교회는 매칭 플랫폼으로서 1회에 5% 수준의 수수료를 받으면 된다. 모든 거래는 플랫폼을 통해서 이뤄져야 플랫폼이 활성화되고 일반인들한테도 신뢰를 줄 수 있다.
일반 사회에서의 플랫폼은 많은 수수료를 개인의 소득으로 가져가지만, 교회는 그 성격상 실제로 일하는 근로자의 급여를 제외하고는 사회적으로 사용하기에 수익의 사회 환원이 가능하다. 인간을 일하게 하는 동기는 인센티브에서만 발생하는 게 아니라고 한다. 오히려 일의 보람, 가치 등과 같은 추상적인 의미가 더 중요하다고 전한다. 교회의 매칭 플랫폼의 성과는 사용자도, 일하는 사람도 보람을 느끼게 하는 적절한 구심점이 될 수 있다.
특히, 인력을 대상으로 한 교회 플랫폼은 사회의 플랫폼(링크드인 등)과 비교할 때 그 성격이 다를 수밖에 없는데, 사용자들이 다른 플랫폼보다 교회를 더 신뢰할 수 있다. 왜냐하면, 대부분 사용자가 본인이 다니는 교회의 교인들을 채용하기 때문이다. 혹, 지역적인 수준으로 확대되더라도 같은 기독교인을 고용할 수 있기에 심리적 안정감이 크다.
다음은 자신의 노동력을 제공할 때도 사회적 플랫폼은 인터넷, 모바일 등을 활용할 줄 모르는 사람은 능력과 별개로 접근조차 힘든 경우가 많다. 혹, 접근이 가능하다 하더라도 경쟁이 심하다. 예를 들어 베이비시터를 찾는다고 할 때, 경험이 많은 사람이 인터넷을 원활하게 활용하지 못하면 실제로 일 잘할 수 있는 인력보다는 인터넷이 능숙한 사람이 채용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교회 플랫폼은(단, 일자리 수는 적을 수 있다) 인터넷과 모바일을 잘 활용하지 못해도 교회의 다른 교인들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유아 돌보는 일을 잘하는 50대 후반의 여성 교인들은 인터넷이나 모바일을 활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사회적 플랫폼에서는 이런 사람들은 일자리를 얻기 힘들다. 그러나 교회에서는 구직자로 등록시켜서 매칭해 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