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세상 읽기 : 1부 4차 산업혁명과 국가(16)

디지털 격차(Digital Divide)

by 조작가Join

‘스마트폰 혁명’

스마트폰을 떠올리면, 아이폰과 갤럭시S가 태블릿을 떠올리면 아이패드와 갤럭시 탭 시리즈가 떠오를 것이다.


2G폰의 끝 무렵에 터치폰이 인기몰이했으나 그 기간은 그리 길지 않았고, 3G폰이 등장했다. 2007년에 등장한 스마트폰의 지구 상륙의 위력은 가히,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떨어진 원자폭탄 수준 이상이었다.

우리나라에는 2009년에 아이폰이 들어왔는데 국내 기업을 보호하고자 국가가 장벽을 세워줬기 때문이다. 2G폰 시대에 압도적인 점유율을 자랑하던 노키아(Nokia)도 변화의 흐름에 잘 대응하지 못해서 고작 3년 만에 운명했다. 그리고 검은색 터틀넥 셔츠에 청바지를 입은, 그다지 상냥해 보이지 않았던 스티브 잡스(Steve Paul Jobs)의 애플 시대가 시작됐다. 동시에 삼성이 시대적 분위기와 국가의 조력으로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3G폰의(음성, 데이터 전송, 화성 전화 등) 핵심은 이동 중 인터넷 사용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2G폰의 여가 도구로써 활용 수준은 그저 소설을 다운로드해서 읽거나 메시지를 확인하는 수준이었는지만, 이제는 언제, 어디서든 인터넷 검색은 물론, SNS를 마음껏 즐길 수 있는 환경이 갖춰졌다.

실제로 3G폰의 보급은 ‘스마트폰 혁명’이라고 할 만큼 파격적이었다. 수많은 콘텐츠가 등장해서 관심 있는 분야를 손안의 작은 컴퓨터로 즐길 수 있었다. 또한, 간단한 업무(e-mail) 처리가 가능했고, 꽤 많은 메시지 비용을 들였던 연인들은 무료 메신저 – 카카오톡 등 – 로 일상을 무한정 공유할 수 있었다.


스마트폰 한 번 가져보겠다고 부모님과 다툰 사람도 있었고, 지금은 중·고등학생은 물론, 초등학생까지도 소유하고 있지만, 대학교에 들어가면 사주겠다는 부모님의 이야기를 맹목적으로 믿으면서 열심히 학업에 매진했던 사람들도 꽤 있었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땐 그랬지.’라고 하면서 빙그레 웃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현재 30대 이상인 독자들에게는 ‘추억 돋는’ 이야기일 것이다.


그러나 모든 기술의 혁신에는 긍정적인 측면만 있는 게 아니다.


스마트 맹(盲)

* 스마트폰 등과 같은 스마트기기를 잘 사용하지 못하는 어르신들의 상황을 일컫는다.


사례 1

스마트폰이 한창 보급될 때쯤, 한 대 기업에서 어르신들을 모시고 스마트폰 사용과 관련한 실험을 실행했다.


질문 : 본인은 스마트폰을 사용할 줄 아는가?

대답 : 어르신들 대부분이 스마트폰을 사용할 줄 안다고 대답함


그리고 대답을 검증하기 위해서 아래와 같은 스마트폰 기초 사용법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 1. 스마트폰의 벨 소리를 진동이나 무음으로 설정하시오.

결과 1. 10명 중 8명이 실패했음.


실험 2. 현재 가지고 있는 스마트폰의 애플리케이션을 지우시오

결과 2. 10명 중 9명이 실패했음


실험으로 알 수 있는 결과는 어르신들의 스마트폰 사용은 ‘실제로 스마트폰을 소유하고 있다.’, ‘음성통화와 문자 메시지를 송수신 할 수 있다.’라는 의미였다.

위 실험은 스마트폰을 보편화한 시점에 진행한 것이어서 어르신들의 스마트폰은 4G가 아니라 2G 수준이었음을 알 수 있다.


사례 2

필자 어머니와 관련한 이야기다. 3년 전쯤, 업무 중에 어머니로부터 전화가 왔다.


필자 : 여보세요? 어머니, 왜요?

어머니 : 휴대폰이 너무 어두워서 보이지 않아서.


(순간 필자는 휴대폰 액정이 깨졌다고 생각해서 어머니께 여쭤보았다.)


필자 : 혹시, 핸드폰 액정이 깨졌어요?

어머니 : 아니.

필자 : 그런데, 왜 화면이 잘 안 보여요?

어머니 : 글쎄다.

필자 : 일단, 다른 분께 부탁해보세요.

어머니 : 그러지 않아도 다른 사람들한테 물어봤는데, 다들 이유를 모르네.

필자 : 알았어요. 집에 들어가서 확인해 볼게요. 저녁에 봬요.


원인은 스마트폰 밝기 조절 문제였다. 원래는 적당한 밝기로 설정돼 있었을 텐데, 실수로 어둡게 설정됐고, 이후에 원상태로 돌려놓지 못하신 것이다. 그리고 주변에 계신 어머니 지인분들도 비슷한 수준이셔서 밝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셨다. 굳이 대기업의 실험 결과를 볼 필요도 없이 60대 이상의 부모님을 모시고 사는 세대라면, 다들 공감하리라 생각한다.


100세를 살아야 하는 시대에 어르신들은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등을 원활하게 다루지 못하신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준비하는 지금 위와 같은 상황을 그대로 방치해도 될까? 아니면, 자녀들이 효자(녀) 코스프레를 하면서 상황이 발생할 때마다 조치해 드리면 될까?


빠른 속도로 고령화 국가에 진입하는 - 2026년이 되면, 국민 5명 중 1명이 65세 이상인 초고령 사회에 진입한다. 일본이 36년 걸려 진입한 초고령 사회를 우리나라는 10년이나 앞당긴 26년 만에 도달한 - 상황을 생각하면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과학 기술이 상상 이상으로 발전한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편리해질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 오히려 어르신들은 새로운 시대의 발전에 답답함을 느낄 수도 있다. 이러한 답답함 – 스마트 맹 - 을 아랫세대가 온전히 감당할 수 있을까?


‘스몸비(smombie)족’

2000년대 초반 아침 일찍 버스나 전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사람들의 피곤한 표정을 자주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요즘은 사람들의 얼굴 자체를 보기 쉽지 않다. 왜냐하면, 다들 무언가에 몰입하고 있기 때문인데, 당연히 그 대상은 스마트폰이다.


스마트폰으로 다양한 SNS를 확인하고 기사를 검색하고, 영화도 보고, 노래도 듣고, 드라마도 보고, 예능도 시청하고, 유튜브로 동영상을 검색하는 등 각기 자신의 취향에 맞는 콘텐츠를 경험한다.


스마트폰에 열중하다가 목적지에 도착하면 열린 문으로 내려서 잠시 걸어서 환승하고 다시 몰입한다. 이렇게 스마트폰에 몰입하는 사람들을 지칭해 ‘스몸비(smombie)족’이라고 한다. 스몸비족은 스마트폰(smartphone)과 좀비(zombie)의 합성어로 스마트폰에 몰입하여 걷는 사람들을 일컫는다. 영어권에서는 스마트폰 좀비(smartphone zombie)라고 부르기도 한다. 스몸비족은 눈에서 스마트폰을 떼지 못해 걸음이 느리고 주위를 살피지 않는 게 특징이다. 그래서 다가오는 사람이나 자동차를 보지 못해서 일반 보행자보다 사고율이 70% 이상 높다고 한다.


청소년들의 이런 모습을 지켜보시는 부모님들은 ‘공부를 저렇게 한다면’이라고 하시면서 혀를 찰 노릇이지만, 우리의 청소년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스마트폰을 사용한다. 아래는 한 스몸비족의 생활을 요약해 본 것이다.


마주 앉은 커플이 보인다. 그들은 커피를 주문했고, 테이블에 가져다 놓았다. 그런데 서로 사랑스러운 눈짓을 주고받거나 달콤한 밀어를 속삭이지 않는다. 그리고 둘 다 시선을 어딘가에 고정하고 몰입하고 있는데, 바로 스마트폰이다. 대화도 많이 하지 않고, 과한 애정 표현도 없다. 시간이 꽤 흐르니 둘은 만족스러운 듯이 일어서서 컵이 담긴 쟁반을 셀프 리턴테이블에 올려놓고 서로 마주 보며, 웃고는 팔짱을 끼고 카페를 나선다.


이제 헤어진 뒤 각자 어떻게 시간을 보내는지 따라가 보자. 헤어진 커플은 각자 집으로 향한다. 집으로 가는 버스나 전철 속에도 스마트폰에 몰입한다. 승객으로 가득 찬 공간에 어쩔 수 없이 생성된 이산화탄소의 불쾌함과 답답함을 스마트폰으로 이겨낸다. ‘집으로 가는 만원 버스 안에서는, 역시 스마트폰이 최고야!’라고 생각한다.


성냥갑 같던, 답답한 버스에서 내려 이제 시원한 공기를 만끽하면서 걷는다. 이제 시선은 정면을 향하지만(혹 스몸비족이라면 아직도 사랑스러운 시선으로 스마트폰을 쳐다볼 것이다), 스마트폰과 연결된 이어폰은 아직 귀에서 빼지 않았다. 주변의 시선이나, 자동차의 클랙슨 소리 등에서 벗어나 자신이 듣고 싶은 음악에 빠진 상태로 만족스럽게 집으로 들어간다.


집에 들어서서는 인사를 하는 둥 만 둥 하고, 바로 방으로 들어간다. 이제 오랜만에 손에서 스마트폰을 떼어내고, 이어폰을 귀에서 뺀다. 그러나 잠시뿐, 곧 씻고 들어와서는 다시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린다. SNS도 확인하고, 오늘은 더 보지 못할 애인에게 온 카톡도 확인하고, 답장도 보낸다.


식사 시간이다. 가족이 다 같이 앉아 밥 먹는 일이 거의 없어서, 주로 혼자 먹는데, 음식 맛은 입으로 느끼지만, 시각은 스마트폰에 몰입해 있다. 수시로 수신되는 메시지들에 답장해야 하고, 동영상도 시청해야 한다. 가끔 어머니께서 “밥 먹을 때는 핸드폰 좀 하지 마!”라고 잔소리를 하시지만,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 그러면서 속으로는 ‘핸드폰이 아니라, 스마트폰인데.’라고 말한다.


밥을 다 먹고 나서 과제가 있어서 컴퓨터 모니터 앞에 앉는다. PC에도 카카오톡 계정이 연결돼 있어서 수시로 메시지를 보내고 확인할 수 있다. 과제 이야기도 하고, 여러 일상적인 이야기도 한다. 과제를 하는 것인지, 채팅하는 것인지 알 수 없다. 대충 마무리하고 제대로 스마트폰에 몰입할 시간이다. 게임, 검색 질, SNS 탐방 등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활동을 스마트폰으로 한다.


자야 할 시간이다. ‘뭐 더 할 것 없을까?’라고 잠시 생각하면서 스마트폰을 훑어보지만, 오늘 해야 할 일은 정말 다 한 것 같다. 마지막으로 ‘내일 몇 시에 일어날까?’라고 생각하면서 알람을 맞춘다.


위의 이야기는 절대 과장된 이야기가 아니다. 청소년들에게만 해당하는 이야기도 아니다. 웃픈 현실은 스마트폰과 친구(혹은 스몸비족)인데, 수익은 없다!

작가 : 조연호, 편집 : 안대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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