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모르는 남편, '좋은 아빠'가 될 수 있을까?

3류 부모가 만드는 우리 미래(아이)(7)

by 조작가Join

‘아곤(태명)’이가 된 이유


태명이 ‘아곤’이 된 이유는 아내의 꿈 때문이었습니다. 어느 날 아내가 잠에서 깨자마자 지난 밤 꿈 이야기를 했습니다.


“내가 어젯밤 꿈에서 다이아몬드를 봤어.”

“그래? 태몽인가?”
“귀한 보석이니까 귀한 아이가 태어날 거야!”


당시에는 꿈만 꾸면 태몽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좋은 꿈일수록 기분이 좋았습니다. 꿈만큼 귀하고 소중한 아이가 아내의 배 안에 있다고 생각했으니까요. 이런 마음은 비단 우리 부부만의 생각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2세를 바라는 모든 부부의 공통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세상의 모든 아이가 소중하고 귀하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적어도 엄마보다 모르는 아빠한테는 첫 아이가 생겨나는 과정이 신기함, 그 자체였습니다.

“다이아몬드는 값진 보석이니까, 아이가 정말 아름답게 성장할 거야”

“응. 그렇겠지. 다이아몬드처럼 고귀하게 클 거야!”


보석이니 당연히 여아를 생각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고 나서, 며칠 후 아내가 또 다른 꿈을 전했습니다.

“여보, 어제는 글쎄 내가 날아가는 작은 청룡을 잡았지 뭐야.”

“용? 용은 당연히 태몽인데, 세종대왕 태몽이 큰 황룡이었다고 읽은 거 같은데.”

“그래? 지난번에는 다이아몬드고, 이번에는 청룡이네.”

“아들인가? 용은 대체로 아들인 것 같은데, 태몽 중에서는 용 꿈이 최고라고 하던데, 다음이 호랑이고, 그다음이 돼지고.”

“그러면, 우리 아기 생기면, ‘아곤’이라고 지을까?”

“아곤?”

“응. 다이아몬드의 ‘아’랑 용을 영어로 바꾸면 드래곤이니까 거기서 ‘곤’을 따서 ‘아곤’이. 어때?”

“좋다. 실제로 아들이 태어나면 그대로 이름으로 해도 좋을 거 같아. 얼른 아곤이가 여보 뱃속에 생겼으면 좋겠다.”


이런 과정이 있었기에 우리 부부는‘아곤’이가 엄마 뱃속에 생기자마자, 바로 ‘아곤’이라 부르게 됐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남편


아이가 생기면 여성은 입덧을 합니다. 당연히 아내도 입덧을 시작했습니다. 다행히 심하지 않았고, 기간도 길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아내는 그 짧은 기간도 제대로 누려보지 못했습니다. 문제는 남편에게 있었죠.

“여보 나 시원한 사이다가 마시고 싶어.”

“음. 그래? 그런데, 사이다는 아곤이한테 안 좋을 거 같은데. 다른 거 마시면 안 될까?”

“알았어요.”


혹은


“여보, 나 저 과자 먹고 싶은데.”

“음. 과일이나, 좋은 음식을 먹으면 안 될까?”


이런 입덧 기간을 보내다가 진료를 위해서 함께 병원에 갔습니다. 저는 검사하는 중에 당당하게 담당 선생님께 이야기했습니다.


“저는 아내가 사이다나 과자 같은 게 먹고 싶다고 하면, 아이를 생각해서 더 좋은 음식을 먹으라고 권했습니다.”


당연히 흐뭇한 미소와 함께 “잘하셨습니다.”라는 답을 기다렸습니다. 초보 아빠지만, ‘잘하고 있구나’라는 자화자찬으로 머릿속이 가득한 상태였습니다. 그러나 의사 선생님의 말씀은 그게 아니었습니다.


“네? 그러시면 안 됩니다. 지금 기간에는 아내가 먹고 싶다고 한 음식은 뭐든지 먹게 해줘야 합니다. 그러지 않아도 힘들고 입맛도 없을 텐데, 못 먹게 하시면 어떡합니까?”

“네. 죄송합니다. 제가 잘 몰랐습니다.”


저는 순간 당황해서 얼굴을 붉혔고, 옆에 있던 아내는 그제야 자기 편을 만났다는 듯이


“남편이 먹지 말라는 게 많아서 힘들었어요.”


라고 한마디 거들었습니다. 그 말을 들은 선생님의 표정이 아직도 눈앞에 선합니다. 저한테 “무식하면 참 용감해!”라는 말을 하고 싶었는지도 모릅니다.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임신한 아내를 위해서 한밤중일지라도 자다가 일어나서 음식을 사러 나가는 남편이 등장합니다. 이 기간이 그런 시절이었다는 것을 무지한 남편은 잘 몰랐습니다. 모든 게 다 처음이었으니까요.

사실, 좋은 음식을 먹겠다고 하면, 뭐든 구해다 줄 생각이 있었지만 사이다 같은 음식은 그 리스트에서 제외되는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우리 ‘아곤’이는 8살이 된 지금도 탄산음료를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이후로 아내는 많이 먹지는 못했지만, 먹고 싶은 음식을 편하게 먹을 수 있는 특권이 생겼습니다. 그런 특권이 생겼음에도 저한테는 다행스럽게도 구하기 어려운 음식을 바라지 않았습니다. 한밤중에 설렁탕이 먹고 싶다든지, 평소에 잘 먹지 않는 순대, 족발 등을 찾으면서 저를 놀라게 하는 일이 한 번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딱 ‘두 번’ 먹고 싶은 음식이 있다고 하면서 부탁했습니다.


임신 기간에 아내한테 잘하는 건 ‘좋은 남편’, ‘좋은 아빠’가 되는 길입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초보 아빠는 잘 모르기 때문입니다. 물론, 아내도 초보 엄마니, 남편이 막아서면 무리해서 주장하지 않습니다. 연애 시절 아무리 잘했다고 하더라도 이 시절 잘못해서 섭섭함을 마음에 남게 하면, 두고두고 원망을 사게 됩니다.

이런 실수를 미리 막기 위해서는 ‘아빠가 되는 공부’를 해야 합니다. 그러나 이런 공부를 잘 하는 남편은 거의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 않는 이유는 참 많습니다. 바쁘고, 피곤하고, 잘 모르고, 아내가 남편보다 더 잘 알고.


대체로 일반적인 남편 혹은 아빠는 모르는 상황을 그냥 그대로 받아들입니다. 특별한 노력을 하지 않습니다. 물론, 특별한 노력이 없어도 평소보다 많이 신경 쓸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아빠라고 할 수 없죠. 그러나 ‘좋은 아빠’라면 모르는 부분을, 특히 임신 중 아내와 아이의 상태에 대해서 열심히 공부할 것입니다. 사실, 이 기간에 아내와 아이와 관련한 일보다 더 소중한 일이 있을까요?

후에 안아가 태어나고 나서 조금 시간이 지났을 때, 아내가 지나가는 말로 한마디 했던 게 기억에 남습니다.

“나는 여보가 안아 가졌을 때, 계속 이야기도 해주고, 책도 많이 읽어 줄 거로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그렇지 않았어.”

이후로 아내는 같은 말을 하지 않았지만, 저의 자격지심(自激之心)일까요? 당시에는 웃으면서 넘겼지만, 가끔 그 당시를 떠올리면 아내와 안아한테 미안할따름입니다.

좋은 아빠 TIP


1. 여성만큼은 아니더라도 임신과 관련해서 공부해야 합니다. 그래야 태아를 위한 태교도 잘 할 수 있습니다.

2. 임신 중에 ‘좋은 아빠’가 되는 길은 아내한테 좋은 남편이 되는 방법이 최고입니다. 엄마가 편해야 아이도 편하게 지낼 수 있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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