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의 기본에 충실해야 할 때

3류 부모가 만드는 우리 미래(아이)(16)

by 조작가Join

육아의 기본에 충실해야 할 때


주말부부 시절이 끝났습니다. 햇수로 3년, 순수 기간으로 2년 6개월 정도 됩니다. 오가면서 쓴 KTX 비용과 도시락값만 생각해도 정말 어마어마 합니다. 그렇게 열심히 오갔지만, 결과적으로 돌아온 건 아내의 불만과 아빠를 낯설어하는 안아, 그리고 나날이 지쳐가는 제 모습이었습니다.


“여보, 안아 돌봐주시는 이모님이 다리를 다치셨대. 그래서 안아를 돌봐 줄 사람이 필요해.”


어느 날 아내한테 걸려 온 전화였습니다.


“그래? 그럼 어떻게 하지?”

“일단, 내려와서 상의하자.”

“응. 알았어! 최대한 일찍 내려갈게.”


당시 이래저래 추진했던 일들도 잘되지 않았고, 대학원도 휴학하게 된 상황이었습니다. 제가 마음만 먹으면 안아를 돌볼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인간의 야망이라고 해야 할까요? 현재 일은 잘되지 않고 있어도 다음 기회를 생각하고 있었기에 선뜻 “내가 안아 볼게!”라고 말하지 못했습니다. 아내도 이런 제 상황을 알았기에 무리하게 요청하지 않고, 여러 대안을 모색하자고 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아내는 참 현명합니다. 중요한 결정을 앞둔 상태에서 아내는 항상 신중하게 여러 상황을 고려합니다. 저에게 참 부족한 부분입니다. 이런 이유로 저는 지금까지 아내를 존경하고 사랑하고 있습니다.


대구에 일찍 내려갔지만, 저녁이 돼서야 아내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안아 문제를 논의하기 시작했죠.


“일단, 몇 가지 방법이 있어. 먼저, 내가 한 달 정도 이모님 대신 안아를 돌보는 방법, 그리고 안아를 우리 본가에 데려가서 할머니께 잠시 부탁드리는 방법이 있어.”

“그렇게 되면, 내가 매주 대구에서 서울로 올라가야겠지?”

“그렇게 해야겠지.”


당시에는 제가 대구에 와서 안아를 전적으로 돌본다는 생각을 아무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아내도 당분간 시어머니께 맡긴다고 생각한 듯합니다. 그때 제가 말했습니다.


“여보의 체력을 고려하고, 안아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엄마라고 생각할 때 안아를 본가에 맡기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닌 거 같아. 안아랑 여보가 떨어져 산다고 생각하면, 안아가 너무 불쌍해.”


이 말을 하는 동안 제 눈가에는 눈물이 맺혔습니다. 할머니와 아빠가 엄마의 공백을 메워주기 힘들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아내가 매주 오가는 힘겨운 과정을 현재 하는 일과 동시에 한다는 상황을 상상해 보니, 너무나 미안했습니다. 그리고 당시에는 한 달 정도만 안아를 돌보다가 다시 서울로 올라가면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굳이 아내와 안아가 떨어져 있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할 건데?”

“기간이 길지 않으니까, 내가 안아를 볼게. 그래 봐야 한 달 정도잖아.”


뜻밖의 해답에 아내는 잠시 어리둥절했지만, 곧 다행이라는 표정을 지으며 웃었습니다.


“응. 고마워!”

“뭘. 아빠가 딸을 돌보는 게 고마울 일인가?”


12월 어느 날 그렇게 안아와의 본격적인 만남이 시작됐습니다. 그리고 진짜 가족처럼 세 가족이 모여 살 수 있었죠.

일주일에 한 번 보던 딸을 매일 보게 되니, 처음에는 참 좋았습니다. 그리고 제가 돌보더라도 장모님께서 저녁 시간에는 도와주셔서 어려울 일도 없을 듯했습니다. 그러나 며칠이 지나니 이런 행복한 기대는 산산이 부서졌습니다.

안아도 매일 아침 눈을 뜨면 옆에 누워있는 아빠를 보며, 좋아했습니다. 물론, 아빠가 더 좋았습니다. 이제 낯설지 않은 부녀지간이 됐습니다. 그것만으로도 참 성공적인 기간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느낌도 곧 사라졌습니다.


아침 시간 이후, 모두 나가고 둘만의 시간이 되면 쉽지 않았습니다. 텔레비전을 보여주는 것도 한두 번이지, 안아는 영상 보는 걸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아빠한테 안기거나 함께 노는 걸 더 좋아했습니다. 아빠를 사랑하는 딸, 그야말로 아빠 입장에서 최고인데, 돌봄이라는 역할은 쉽지 않았습니다.

원래 저는 외향적이어서 집 안에 있는 것을 굉장히 싫어하고 힘들어합니다. 혹, 집에 있더라도 뭔가를 계속 읽고 정리하는 스타일입니다. 그런데, 안아가 함께 있으니 아무것도 마음대로 할 수 없었습니다. 말도 할 줄 알고, 의사 표현도 잘하는 안아였지만, 기저귀를 갈아줘야 했고, 밥도 먹여줘야 했습니다. 육아의 기본 중에서도 기본적인 일이었지만 그 기본조차도 너무 힘들었습니다. 응가는 여전히 갈아주기 힘들었고, 밥을 먹일 때는 충분한 시간을 가져야 했음에도 그렇게 하지 못했습니다. 먹이다가 지쳐서 결국에는 “빨리 먹어!”라고 재촉하기 일쑤였죠.


지금 생각하면 요령이 너무 없었습니다. 몰랐기 때문입니다. 모르면 배워야 하고, 찾아봐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아이의 교육을 생각하면서 루소의 『에밀』을 읽고, 존 듀이의 다양한 교육 서적을 읽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거시적으로 생각한 거 같습니다. 당장 필요한 것은 세밀한 육아 요령과 스킬이었는데도 저는 그런 내용은 별거 아니라고 생각하면서 위대한 철학자의 담론과 이론들만 머릿속에 넣었습니다.


좋은 아빠 TIP


1. 기본적인 육아서 정도는 읽자

정말 중요한 부분입니다. 앞에서 저는 교육과 관련한 저서를 꽤 읽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나쁘지 않습니다. 아이가 성장하고 대화가 통할 때쯤에는 그런 저서의 내용이 도움이 되겠죠. 그러나 글씨도 모르는 아이를 돌볼 때는 소용 없습니다.

2. 아이의 일과를 기록하자

육아는 기록이 중요합니다. 엄마들은 아이들의 먹는 양부터 자는 시간까지 다 체크해서 정리합니다. 그런데 아빠들은 그렇게까지 하면서 육아를 하지 않을 거 같습니다. 일정 기간 육아를 해야 한다면, 기록은 굉장히 편리한 육아 보조자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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