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예쁜 눈에서 눈물이!

3류 부모가 만드는 우리 미래(아이)(17)

by 조작가Join

내 예쁜 눈에서 눈물이!


본격적인 육아가 시작됐습니다. 돌이 지난 안아였고, 의사소통이 잘 되는 안아여서 처음에는‘어려울 게 얼마나 있겠어?’라는 마음으로 시작했습니다. 다만, 원래 활동적인 성격을 지녔기 때문에 아이하고 집 안에 주로 있어야 한다는 게 걸렸습니다.

아침마다 눈을 뜨면, 서로 반갑게 인사했습니다.


“우리 안아 잘 잤어?”

“응. 아빠도 있네.”


안아는 아빠가 있는 게 너무 좋았나 봅니다. 저도 몇 년 만에 아내와 딸과 지내니 좋았습니다. 정말 남편이 된 기분이었고, 예쁜 딸의 아빠라는 뿌듯함도 생겼습니다.

그러나 며칠이 지나니 똑같은 패턴에 지루해졌습니다. 반갑게 인사를 나누는 시간은 오직 몇 분이었고, 다음부터는 안아와의 전투를 시작됐죠.


“안아야, 아빠가 잠시 뭘 해야 하니까, 뽀로로 좀 보고 있어.”

“응. 그럴게.”


한 30분이나 지났을까? 안아가 아빠를 찾습니다. 아이들한테 뽀통령이라고 불리는 뽀로로지만, 안아한테는 큰 관심을 끌지 않았습니다. 이제 아빠한테 매달려서 놀아야 할 시간이었습니다. 한번은 하도 매달려 있어서 화장실도 못 가게 했습니다. 혹, 강제로 떼어놓고 화장실에 가면, 여지없이 안아의 울음소리를 들려왔습니다.

‘도대체, 왜 그러지? 화장실도 못 가게 하니.’


마침 아내한테 전화가 왔는데, 퉁명스럽게 받았습니다. 그러지 않아도 초보 아빠한테 육아를 맡기고 직장에 나갔으니 그 마음이 오죽했을까요. 그래서 아내는 종종 저의 안부를 물었습니다.


“응. 왜?”

“그런데, 목소리가 왜 그래?”

“지금 안아가 매달려서 나 화장실도 못 가게 해!”

“에고. 힘들겠네.”


전화를 끊고 나서 아내한테 메시지가 왔습니다. 아무것도 모르고 열정만 앞섰을 때 했던 말을 그대로 상기시켜 줍니다.


“여보가 그랬잖아. 다른 아빠는 자녀들과 함께 할 시간이 턱없이 부족한데, 나는 아이와 종일 같이 있을 수 있는 특권이 부여돼서 고맙다고.”


더 할 말이 없었습니다. 제가 한 말이었으니까요. 그리고 그런 고마움은 사실이었습니다. 인간은 가까운 미래도 예측할 수 없는 무지의 동물입니다. 그러나 자녀를 사랑하는 마음이 거짓일 리가 있을까요? 예상보다 힘들고, 지루하고, 답답했어도 안아를 사랑하는 마음은 진심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딸과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게 당장은 힘들어도 나중에는 정말 행복한 추억으로 남을 거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미래는 미래고 현재는 현재였습니다. 당장 아이는 아빠한테 매달려 잠시도 가만두지 않았습니다. 화장실도 못 가게 하는 판국에 생산적인 일을 한다는 것은 불가능했습니다. 저는 원래 가만히 있지 못해서 뭐라도 하고 있어야 안정이 되는 성격입니다. 쉬는 날보다 일하는 날을 더 좋아하는 유형의 사람이죠.

물론, 육아가 아주 힘든 일이라는 걸 지금은 알지만, 당시에는 일이라고 생각하기보다는 어쩔 수 없는 상황에 잠시 아이와 함께 있는 거로만 생각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무작정 흘러가는 시간이 아까웠고, 책이라도 읽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렇게 보내는 거보다는 생산적인 일을 하자. 그동안 읽지 못한 책을 읽자.’


특별한 활동이 없다 보니, 잠도 잘 오지 않았습니다. 체력이 남아돈 거죠. 그 체력으로 안아를 더 잘 돌봐줬어야 했는데, 당시는 그럴 생각이 없었습니다. 최소한의 에너지로 아이를 돌보고 나머지는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하려고 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참 어이없는 생각인데 “모르면 용감하다”라는 말처럼 두 가지를 병행했습니다.


우선순위는 분명 육아인데, 어찌하다 보니 책을 읽는 시간이 주가 되고, 육아가 객이 된 ‘주객전도(主客顚倒)’가 됐습니다.

하루는 평소처럼 안아한테 영상을 틀어주고 방에 들어가서 책을 읽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날따라 영상이 재미없었는지, 아니면 아빠랑 놀고 싶었는지 귀찮게 했습니다.


“아빠, 조금만 책 읽으면 되니까, 안아 혼자 뿡뿡이나 뽀로로 보고 있으면 안 될까?”

“응. 알았어!”


대답은 했지만, 채 5분이 안 돼서 똑같은 상황이 됐습니다. 그래서 몇 번을 되풀이하다가 제 방문을 잠갔습니다. 그렇게 하면, 안아가 아빠를 포기하고 자연스럽게 영상을 볼 거로 생각했습니다. 정말 좋은 생각이라고 여겼습니다.

잠시 후, 어김없이 안아가 방문을 열고 들어오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잠긴 문은 열리지 않았지요. 문이 열리지 않자, “아빠! 아빠!”를 찾습니다.


“응. 아빠 방 안에 있어 조금 있다가 나갈 테니까 보고 싶은 거 보고 있어.”

“문 좀 열어줘!”

“잠시만 혼자 있으라니까!”


이제 남은 건 안아의 포기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육아 경험이 있는 부모는 알 거예요. 그 다음은 아이의 울음소리입니다.


“엉엉!!”


우는 소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버텨 보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안아의 말에 저는 문을 열고 말았습니다.


“내 예쁜 눈에 눈물이!”


정확하게 들렸습니다. 그렇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예쁘고 사랑스러운 제 딸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습니다. 지금은 훈육하면서 자주 보는 눈물이지만, 당시에는 웃음만 짓게 해주고 그 웃음만 지켜주고 싶은 마음이었습니다.

문을 열고 나가서 안아를 안아주었습니다.


“아빠가 미안해! 우리 예쁜 안아 눈에서 눈물이 나게 하다니. 정말 미안해!”


육아하면서 처음으로 미안하다고 말한 날이었습니다. 잠시 안아를 달래주고, 같이 놀았습니다. 낮잠이 없는 안아였지만, 아빠랑 하루 내내 지내는 날에는 잠시 낮잠을 자는 배려를 베풀어주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12월 한 달이 지났습니다. 초보 아빠에게는 답답하고 지루하고, 그런 아빠의 딸은 어쩔 수 없이 낮잠을 자는 배려를 베풀어야 하는 쉽지 않은 동거 기간이 한 해가 저물어가는 것과 동시에 종료됐습니다.


좋은 아빠 TIP


1. 육아할 때는 아이에게만 집중하자.

육아를 다른 일과 병행 해서 할 수 있다는 생각을 잠시 접어둬야 합니다. 제가 처음에 가장 힘들었던 부분이었습니다. 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하게 해주면, 일정 시간 제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죠. 물론, 완전히 틀린 생각은 아닙니다. 다만, 아이가 생각하는 일정 시간과 아빠가 생각하는 일정 시간이 다른 게 문제입니다.

돌봄의 시간과 무관하게 보호자는 아이에게만 집중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육아를 하는 사람도 아이도 행복할 수 있습니다.

가 아닙니다.

2. 육아는 가족의 총행복을 크게 한다

‘마인든 콘트롤’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육아는 행복의 총합을 크게 합니다. 일반적으로 육아와 관련해서 설명한 책은 육아의 곤욕스러움을 많이 써놓습니다. 그리고 독자들은 대부분 동감합니다. 육아는 절대로 쉽지 않기 때문이죠. 어떤 설문조사에서는 부모를 대상으로 행복지수를 따져봤습니다. 한 아이만 있을 때 부모의 행복지수는 이전과 비교했을 때 거의 같았습니다. 그러나 아이가 둘 이상이 될 때 행복지수는 낮아졌습니다.

아이의 웃음과 사랑스러움은 금세 지나갑니다. 하지만 아이의 용변을 갈아주고, 우는 걸 달래주고, 밤잠을 설쳐야 하는 일상 등은 계속 이어집니다. 그러니 아이의 웃음으로 이 모든 것을 상쇄할 수는 없습니다. 당연히 부모의 행복지수는 떨어지는 게 당연합니다.

그러나 가족 행복의 총합은 커집니다. 부모의 행복지수는 떨어질지 몰라도 세상에 태어난 아이들은 부모의 돌봄으로 안정감과 행복함을 느끼게 됩니다. 아무리 부모의 행복지수가 마이너스가 되더라도 아이의 행복지수가 더해지면, 가족 전체의 행복지수는 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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