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아이 어린이집 보내기

3류 부모가 만드는 우리 미래(아이)(18)

by 조작가Join

어린이집 보내기


우리나라 어린이집은 국가에서 비용을 100% 지원합니다. 관련 복지 카드를 하나 만들면 그 카드로 매달 결제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3세부터 7세까지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다닐 수 있는데, 대개는 3 – 4세까지 어린이집에 다니고 5 – 7세까지는 유치원에 다닙니다. 간혹 7세까지 다닐 수 있는 어린이집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 아이와 부모의 만족도가 좋으면, 계속 다니기도 하고, 아니면 유치원이나 다른 보육 기관으로 옮길 수 있습니다.

간혹 어린이집 폭행 사건이 보도돼 부모의 마음에 큰 걱정 보따리를 안기는 일도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많은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친절하고, 정성스럽게 보육하려고 노력합니다.

어린이집마다 차이는 있지만, 쾌적한 환경을 유지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적절한 프로그램으로 잘 보육합니다. 아울러 어린이집을 선택할 때 시설 원장님과 면담할 수 있고, 시설과 보육 현장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서 부모의 여력만 된다면, 사전 조사를 통해 아이에게 적합한 시설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안아는 3세까지 집에서 베이비시터 이모님과 지냈습니다. 오전 9시부터 6시까지 이모님이 잘 돌봐주셨고, 이후에는 장모님과 아내가 안아를 돌봤습니다. 주말부부였기에 저는 주말에 잠시 안아를 만났을 뿐이었습니다.

이전에도 말했지만, 안아가 태어난 지 3년이 다 돼 가는 시점에도 저는 안아를 잘돌 볼 수 없었습니다. 어쩔 수 없이 (2015년)12월에 대구에 내려와 안아를 이모님 대신 돌보게 됐는데, 참 어려웠습니다. 차라리 안아를 죽 돌본다고 생각했다면, 나았을 텐데 ‘한 달만 버티자!’라는 마음으로 아이를 돌보니, 안아를 돌보는 데 집중할 수 없었습니다. 정말 소중한 딸이었지만 간절한 마음만으로는 육아를 잘할 수 없었습니다. 이론으로 배운 연애가 실전에서 큰 도움이 못 되듯이 책으로만 본 육아는 당장 실전에서 큰 도움이 되지 못했습니다. 차츰 경험이 쌓이고 나니, 그 이후에 이론을 적용할 수 있었죠.


이윽고 그 해가 저물어 갈 때쯤 아내가 제안을 했습니다.


“여보, 안아 어린이집에 보내는 게 어때?”

“응?”


이모님이 봐주시는 동안에는 한 번도 생각하지 않았던 옵션이었기에 아내의 뜻밖의 제안에 놀랐습니다. 원래 보육시설을 선호하지 않았고 최대한 늦게 시설을 이용하고 싶은 게 우리 부부 마음이었기에 아내의 제안은 더 놀라웠습니다. 안아와 함께 하는 시간을 어려워하는 저를 배려한 마음에서 나온 제안이라는 것을 저는 쉽게 알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제안을 거절하지 않았습니다.


“여보 혼자 안아 보는 것도 힘들고. 이모님도 생각보다 치료가 길어지시고.”

“그래. 그렇게 하자.”


마음이야 “내가 더 잘 돌볼게. 그러니 보내지 말자!”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현실적으로 안아를 계속 혼자 육아한다는 것은 어려웠습니다. 아침에 눈 뜨기 시작해서 저녁 늦게까지 안아와 함께 한다는 게 이제 두렵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참 지루한 늪에 빠진 기분이었습니다.

아마도 처음 육아를 경험하는 부모라면 제 심정을 이해하리라 생각합니다. 비슷한 패턴으로 이뤄진 하루가 일주일이 되고 한 달이 되면, 삶 자체가 매너리즘에 빠지게 됩니다. 그러니 누가 주부가 되더라도 그 노고를 폄하해서는 안 됩니다.


결정 이후 속전속결로 어린이집을 결정했습니다. 어차피 낮잠을 거의 자지 않는 안아였기 때문에 오랜 시간 맡길 이유가 없었습니다. 오전 아홉 시에 데려다주고 오후 한 시쯤 데리고 오는 수준이면 충분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굳이 통원 차량을 이용하지 않는 곳이 낫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우리 안아가 다닐 어린이집은 아파트 내에 있는 곳, 걸어서 채 2분이 되지 않는 곳으로 결정했습니다.

4살이 되는 1월 안아는 처음으로 어린이집에 다니게 됐습니다.


어린이집에 다니면 사회성을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하는 부모가 많습니다. 아무래도 여럿이 생활하다 보니, 가정에서처럼 고집스럽게 활동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자신의 바람을 집에서처럼 요구할 수도 없죠.

그래서 처음에는 적응하지 못해서 울면서 “집에 갈래!”라고 하던 아이들도 일정 기간이 지나면, 차차 적응해서 무난하게 어린이집 차에 올라탑니다. 그 모습을 보면서 부모는 우리 아이가 적응했다고 좋아하고, 많은 칭찬을 합니다.

그러나 역으로 집에 돌아오면, 어리광이 늘어난 자녀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면, 부모들은


“아니, 어린이집에 보내면 사회성을 배워서 어리광이 줄어야 하는데, 왜 우리 애는 어리광이 더 늘어난 거지?”


라고 하면서 당황스러워합니다.


그러나 이런 퇴행 현상은 당연한 일입니다. 주변의 사랑과 관심을 혼자 독식하다가 어린이집에 처음 발을 들인 아이들은 집에서의 사랑과 비교하면 적절하게 나눠진 주변의 사랑과 관심에 만족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이런 안타까움을 아무리 선생님께 애원해도(더 사랑해 주세요!, 나만 예뻐해 주세요!) 어린이집 선생님은 그렇게 할 수 없습니다. 돌봐야 할 아이가 한둘이 아니니까요. 정확하게 N 분의 1만큼의 관심은 아니더라도 가정에서 받았던 것과 비교하면 초라한 수준이겠죠.

그러니, 집에 오면 덜 받았던 사랑과 관심을 요구하게 됩니다. 우리 둘째는 어린이집에 들어가서 잘 보내다가 집에 돌아오면, “업어줘!”, “안아줘!”라는 말을 계속했습니다.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현상이어서 처음에는 정말 당황했지만, 둘째의 상황을 이해한 다음부터는 최대한 업어주고 안아줬습니다. 그랬더니 어느 순간부터는 확실히 빈도가 줄었습니다. 역시 육아는 실천하고 공부하는 게 답입니다.


울고, 또 울고


“안아야, 내일부터는 어린이집에 갈 거야! 거기 가면, 선생님도 계시고 친구도 있어. 그리고 점심 먹고 나면, 아빠나 할머니나, 이모님이 안아를 데리러 갈 거니까 재미있게 놀고 있으면 돼. 알겠지?”

“응. 재미있겠다.”


어린이집에 한 번도 가지 않은 아이들은 새로운 경험을 한다는 생각에 선뜻 “좋겠다”라고 대답합니다. 초보 아빠는 이런 대답을 쉽게 받아들입니다. 아이의 말을 꼭 어른이 한 말처럼 여깁니다. 그러니 어린이집에 잘 가겠다고 웃으면서 나갔던 아이가 그다음 날부터 울면서 가지 않겠다고 투정 부리면 당황할 수밖에 없습니다. 어린이집의 첫날부터 아이는 집에서처럼 사랑과 귀여움을 독차지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너무나 달라진 환경에 두렵기까지 합니다. ‘혹시, 엄마, 아빠가 데리러 오지 않는 걸 아닐까?’, ‘도대체 언제 집에 가지?’ 등 많은 생각이 들 수밖에 없죠.


태어나서 처음으로 집을 떠나 적응이라는 것을 하게 되니, 얼마나 힘들까요? 남자들이 스무 살이 넘고 성인이 된 다음에 군대에 갈 때도, 하염없이 눈물이 납니다. 두렵고, 정말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 같은 기분이 듭니다. 이미 20년 동안 다양한 경험을 한 성인이지만, 새롭게 적응해야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니 아이의 어린이집 적응과정은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매일 칭찬해줘야 할 일입니다.


안아의 고사리 같은 손을 잡고 어린이집까지 걸어갔습니다. 가는 내내 안아를 안심시키기 위해서 조금 놀고 있으면 아빠가 갈 거라고 몇 번이나 이야기해줬습니다. 그래도 ‘혹시 어린이집 입구에서 울면서 들어가지 않으면 어쩌지?’라는 걱정이 계속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생각은 기우(杞憂)였습니다.

안아는 아무렇지 않게 어린이집에 신을 벗고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아빠와 인사까지 하고 헤어졌습니다.

“아빠가 이따가 데리고 올게!”

“응. 잘 가!”


너무 아무렇지도 않게 어린이집에 들어가니 오히려 당황스러웠습니다. 잠시 후 두 가지 마음이 생겨서 복잡했습니다. 하나는 ‘그래도 다행이다.’라는 생각이었고, 다른 하나는 ‘내가 내 딸을 잘 돌봤다면? 어린이집에 보낼 필요가 있었을까?’라는 생각이었습니다. 직접 안아를 잘 돌 볼 수 없는 아빠여서 미안했습니다. 그런 생각에 눈물까지 났습니다.

그리고 제 마음을 아내한테 전화해서 알렸습니다. 어린이집 가는 첫날이니 아내한테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당연히 아내도 전화를 기다리고 있었고요.


“여보, 안아를 보내고 나니까 괜히 마음이 안 좋네.”

“응. 나도 그래. 안아는 잘 갔어?”

“응.”


이 마음은 여전합니다. 시설이 나빠서가 아닙니다. 아무리 좋은 어린이집이라도 부모와 함께 있는 양육 기관은 없기 때문입니다. 현재 둘째는 고민 끝에 3살 때부터 어린이집에 보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보육 기관은 최소한으로 활용하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부모 중 한 명이라도 아이를 돌볼 수 있는데 보육 기관에 보내는 것은 조금 더 늦추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어린아이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부모의 관심과 사랑입니다. 그 이상은 세상에 없습니다.


12시가 좀 지나서 안아를 데리러 갔습니다. 나오는 안아는 크게 “으앙!”하고 울면서 나타났습니다. 아마도 아빠를 보니, 더 눈물이 났나 봅니다. 마치 “왜 나를 여기에 놓고 갔어!”라고 말하는 듯했습니다. 그 모습을 보니, 아침보다 더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얼른 신을 신겨서 나왔습니다. 안아줬습니다. 그리고 달랬습니다.


“힘들었어?”

“아니!”


대답할 게 별로 없었나 봅니다. 선생님도 친구들도 장난감도 있지만, 낯선 환경에 적응하는 데까지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다음 날, 안아는 어린이집에 가야 한다는 말만으로도 울기 시작합니다. “안 갈래!” 그래도 억지로 보냈습니다. 울면서 들어간 안아는 어린이집에서 울면서 나왔습니다. 초보 아빠는 며칠 같은 상황이 반복되니, 오히려 역정을 냈습니다.


“안아야 그렇게 떼쓰면, 아빠 혼자 나갈 거야!”


라고 하면서 잠시 나갔다가 들어오기도 했습니다.

어렵게 어린이집에 데려다주고 우는 안아를 데리고 와야 했습니다. 도대체 이 시간이 언제 끝날지 알 수 없었습니다. 아이가 우는 만큼 아빠의 자괴감도 커졌습니다.


‘내가 돌보면 되는데.’


그런데 이 마음을 실천으로 옮길 수는 없었습니다. 자신이 없었습니다.


좋은 아빠 TIP


1. 육아는 경험이 최고의 스승입니다. 이론만으로는 기저귀 하나 갈아 줄 수 없습니다. 그러니 육아의 기회가 있을 때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게 좋습니다. 아이들한테는 뭐든지 평안한 것만큼 좋은 게 없으니, 아빠도 아이들이 아빠랑 있어도 편안한 기분이 들 수 있도록 자주 관여하는 게 좋습니다.

2. 보육시설은 최소한으로 활용하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보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사전에 시설을 견학하고 원장님과 면담하기를 적극적으로 권합니다. 주변 반응도 중요하지만, 결국 우리 아이가 다니는 곳이니 부모가 먼저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3. 보육시설에서 다녀온 아이들은 평소보다 더 떼를 쓸 수도 있습니다. 당연한 일입니다. 아이들은 하루 내내 어린이집에서 놀았다기보다는 일을 한 것입니다. 그러니 당연히 수고한 아이들을 격려하고 따뜻하게 안아줄 필요가 있습니다. 아이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는 게 중요합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내 예쁜 눈에서 눈물이!